이정권 DH그룹 회장
DH그룹이 전북 부안에 피지컬 AI·방산·수소 산업을 결합한 첨단 제조 거점을 조성한다. 2032년까지 총 1천5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새만금 산업단지와 연계해 전북 서부권 산업벨트 구축의 핵심축으로 평가된다.
생산과 연구 기능이 결합된 미래형 제조 생태계 조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이정권 회장을 만나 구상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부안 1500억원 투자와 관련해, 전북을 핵심 거점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전북 부안군 상서면 출신으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2016년부터 매년 부안군에 장학금을 기탁해온 것도 그런 마음의 표현입니다. 이번 투자 역시 지역 발전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다만, 대규모 투자는 감정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부안은 입지적으로도 매우 전략적인 곳입니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해 있어 현대차그룹 부품 공급망은 물론,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기지와의 에너지·물류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한 판단 요소였습니다.
향후 글로벌 완성차와의 공급망 확장 측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결국 고향에 대한 애정과 사업적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전과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축적한 정밀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AI와 수소 산업의 새로운 제조 모델을 부안에서 구현해 나가겠습니다.
이정권 DH그룹 회장
● 새만금 등 전북 서부권 산업벨트와의 시너지, 그리고 DH그룹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새만금은 대규모 인프라와 에너지 기반을 갖춘 공간이고, 저희는 그 위에서 실제 제품과 기술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현대차그룹 투자에 따른 부품 공급망, 수소 생산기지와의 에너지 연계, AI·수소 클러스터 효과까지 더해지면 전북 서부권 전반의 산업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봅니다.
기존 산업과 신산업을 연결하는 구조가 점차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DH그룹은 부안 거점에서 세 가지 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을 계획입니다.
1단계로 피지컬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산업용 로봇과 자율주행 이동로봇(AMR) 중심의 무인 생산·물류 시스템을 만들고, 2단계로 수소 모빌리티 부품 생산 공장을 조성합니다.
이어 3단계에서는 연구단지를 구축해 수소·로봇·AI 융합 기술의 연구개발 허브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전북 서부권 산업 구조 속에서 ‘생산과 기술을 연결하는 거점’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 DH그룹이 그리고 있는 다음 성장 축은 무엇입니까?
저는 늘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고민해 왔습니다. 과거 완제품 제조 시장에 도전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현재 DH그룹은 가전 OEM·ODM에서 출발해 자동차 부품과 전장 사업으로 확장했고, 이제는 피지컬 AI·수소·방산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기존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로봇, 수소, 드론·무인항공 등 미래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제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또 하나의 가전’으로 진화하는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멕시코 거점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갖춘 ‘100년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 약 900명 규모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는데, 지역 인재 채용과 산학협력 구상은 어떻게 갖고 계십니까?
일자리 창출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직접고용 310명, 간접고용을 포함해 최대 900명 규모의 일자리가 예상되는데, 이 자리를 지역 인재들이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산학협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250억원 규모의 연구단지는 전북 지역 대학과 연계한 인재 양성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전북대학교와는 첨단 전략기술 분야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도 추진해왔고, 발전기금 기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실무형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역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정권 DH그룹 회장
● 지금의 회장님을 만든 가장 결정적인 전환점은 무엇이었다고 보십니까?
제 이야기를 흔히 ‘신데렐라 스토리’라고 하지만, 저는 그보다는 생존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IMF 외환위기 시기 광주에 정착한 뒤 지인의 권유로 가전제품 임가공 업체를 운영하여 제조업에 조금씩 눈을 떴고, 2011년 ‘두현정공(현 DH글로벌)’을 세워 가전제품 완제품 생산에 뛰어든 뒤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전환점은 삼성전자와의 납품 계약이었습니다. 준비된 상태에서 기회를 잡았고, 이를 계기로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이 경험이 이후 사업 확장의 기반이 됐습니다.
또 하나는 남들이 주저할 때 과감히 선택했던 순간들입니다. 해외 진출이나 이번 부안 투자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확신이 설 때는 주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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