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용일 기자] ‘체코전 영웅’ 오현규의 선제 결승포와 ‘캡틴’ 손흥민, 이동경의 연속포가 터진 축구대표팀 ‘모레노호’가 출범 첫 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오현규~손흥민~이동경의 릴레이 포로 3-0 완승했다.
최근 공개 채용을 거쳐 한국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취임한 모레노 감독은 에콰도르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러 첫 승리까지 챙겼다.
오는 11월27일까지 단기 계약, A매치 6경기를 지휘하는 모레노 감독은 향후 평가를 통해 내년 1월 사우디아라바이에서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데 동의한 적이 있다. 매 경기 내용과 결과를 잡아야 하는데 첫판에 승리를 거머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모레노 감독은 첫선을 보이는 에콰도르전에서 주장 손흥민과 오현규를 최전방 투톱으로 내세웠다. 좌우 윙포워드엔 송민규와 정승원을 뒀고, 허리는 이재성과 박진섭에게 맡겼다.
포백은 조현택, 김민재, 이한범, 설영우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소속팀 일정으로 합류가 늦어진 유럽파 이강인과 황인범, 조규성은 골키퍼 구성윤과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다.
국제축구연맹 랭킹 25위인 에콰도르는 남미 전통의 강호다. 지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같은 조에 묶였던 개최국 멕시코와 32강에서 겨뤄 패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했다. 손흥민과 오현규는 물론 송민규, 이재성, 정승원이 2선에서 촘촘한 간격을 두며 맞섰다. 박진섭이 3선에서 조율했다.
전반 2분 정승원이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에콰도르도 경기 리듬에 조금씩 녹아들며 특유의 힘과 유연한 동작으로 한국을 제어했다. 전반 5분 페드로 비테가 왼발 슛으로 응수했다.
모레노 감독은 킥오프 10분도 채 되지 않아 재킷을 벗은 뒤 기술지역에서 열정적으로 선수 위치를 잡았다.
전반 9분 한국은 손흥민이 정승원과 원투 패스 이후 페널티박스 정면을 파고들어 프리킥을 얻었다. 그가 키커로 나섰는데 오른발 슛이 수비 벽에 걸렸다. 전반 21분엔 중원에서 에콰도르 공을 가로챈 걸 손흥민이 이어받아 왼발 슛했는데 골문을 벗어났다.
에콰도르는 지속해서 물러나지 않고 역습으로 받아쳤다. 전반 29분 케니 아로요가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달려들어 강하게 왼발 슛을 시도했다.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은 8분 뒤 송민규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다가 상대 수비수 안젤로 프레시아도에게 걸려 넘어졌다. 중국인 선인하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실과 페널티킥 여부를 두고 소통했는데, 반칙을 선언하지 않았다.
에콰도르는 전반에만 경고 4장을 안을 정도로 수비 지역에서 한국의 공격을 거칠게 다뤘다. 수비수 이한범은 막판 상대 닐슨 앙굴로와 신경전을 벌이다가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전반 모레노 감독이 지향하는 정통 4-4-2를 기반으로 전방 압박과 일정한 수비 간격이 돋보였지만 끝내 득점엔 실패했다. 소집 기간이 짧았던 만큼 공격 부분 전술에서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후반 들어 한국은 공격 템포를 늦추지 않고 지속해서 에콰도르를 두드렸다. 에콰도르 역시 거친 몸싸움을 지속하며 압박했다. 후반 5분 송민규 돌파를 저지하던 프레시아도가 발목을 밟았다가 VAR를 거쳐 옐로카드를 받았다.
한국은 0의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8분 마침내 선제골에 성공했다. 송민규가 공을 따내 뒷공간으로 침투한 오현규에게 내줬다. 그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때렸는데 상대 수비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에콰도르의 수비벽이 무너진 순간이다.
지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이 체코를 2-1로 꺾을 때 결승골을 넣은 그는 프로 데뷔 팀인 수원 삼성의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모레노호 1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4분 뒤 추가골의 기점 노릇도 했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상대 수비 반칙을 끌어냈다. 손흥민이 프리킥 키커로 나섰는데, 상대 골대 오른쪽 구석을 가르는 정교한 오른발 킥으로 득점했다.
A매치 통산 148경기에서 57호 골을 넣은 그는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한국인 A매치 최다 득점 58골(136경기)을 1골 차로 좁혔다. 이번 A매치 4연전 기간 2골 이상을 더 넣으면 이 부문 단독 1위가 된다.
모레노 감독은 두 골 차로 앞선 뒤 황희찬, 김태현, 김봉수, 이태석에 이어 막판 조위제, 김민수, 오세훈, 이동경을 투입하는 등 변화를 줬다.
에콰도르도 대거 선수를 교체하며 맞대응했는데, 기세가 오른 한국은 이렇다 할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후반 41분 이동경이 세 번째 골까지 터뜨렸다. 오세훈의 패스를 받은 김봉수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송곳 같은 침투 패스를 넣었다. 수비 사이를 가로 지르는 공을 이어받은 이동경은 골대 오른쪽에서 침착하게 왼발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사실상 KO펀치였다. 후반 들어 더욱더 역동적인 공격력을 뽐내며 에콰도르 수비를 흔든 한국은 세 골 차 리드를 지켜내며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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