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 정준호 의원실 제공
청년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문화 인프라 격차를 오히려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관람이 허용된 올해 비수도권 청년들의 패스 이용은 영화에 집중된 반면, 수도권은 콘서트와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예술 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비수도권 영화 쏠림 현상 뚜렷
19일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전남광주 북구갑)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년문화예술패스 사용현황 자료 분석 결과, 비수도권 지역의 영화 결제 건수 비중은 71.7~78.5%로 집계됐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영화 결제 건수 비중이 64%대인 것과 비교하면 지방 청년들의 영화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영화 관람 허용 전 지역 격차 미미
영화 관람이 제외됐던 2024년 사업 첫해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공연·전시 소비 비중에 큰 차이가 없었다. 뮤지컬은 수도권 40.9%, 비수도권 41.1%였고, 클래식·무용·국악은 각각 12.2%, 12.7%로 비슷했다. 연극과 전시 역시 지역별 비중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영화 관람이 허용되면서 전체 이용 금액 187억5000만원 가운데 영화가 73억7000여만원으로 39.3%를 차지했다. 콘서트에도 66억2000여만원(35.3%)이 사용돼 두 장르에 전체 이용액의 약 75%가 집중됐다.
반면 국악 지출은 427만원으로 전체 이용액의 0.02%에 그쳤다. 발레·무용은 0.4%, 전시는 1.9%, 클래식·오페라는 2.6%, 연극은 3.7%로 순수예술 분야의 지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상업영화에 예산 집중…정책 취지 퇴색
영화 관람 지원이 대형 상업영화에 집중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패스로 관람한 영화 상위 10편은 모두 흥행작과 상업 블록버스터였으며, 이들 작품의 결제액은 약 42억원으로 전체 영화 결제액의 56.9%를 차지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별도로 추진한 ‘국민 영화관람 활성화 지원사업’에 최근 2년간 약 537억원의 국비를 투입한 점도 논란이다. 영화 할인 지원에 이어 청년문화예술패스 예산까지 상업영화 소비에 집중되면서 당초 순수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려던 정책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다.
정준호 “지역 맞춤 지원·인프라 확충해야”
정 의원은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청년들에게 순수예술 진입 문턱을 낮춰주겠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대형 콘서트 관람과 상업영화 소비 수단이 되고 있다”며 “지방 청년들의 영화 쏠림은 국가 정책이 지역 격차를 오히려 고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문체부가 내년부터 패스 사용처에 체육 분야까지 추가할 계획인 만큼, 순수예술이 소외되지 않고 비수도권 청년들도 양질의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지원책을 세워야 한다”며 “비수도권 공연 인프라 확충과 함께 순수예술 관람 시 추가 마일리지나 할인 혜택을 주는 인센티브 제도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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