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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천자칼럼] 앙숙 된 캐나다와 미국

이웃 나라 간에 사이가 좋은 경우는 드물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마찰은 커지기 마련이다. 영국인은 프랑스인을 비하할 때 ‘개구리’라거나 ‘달팽이를 먹는 놈’이라고 부른다.

[천자칼럼] 앙숙 된 캐나다와 미국

이웃 나라 간에 사이가 좋은 경우는 드물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마찰은 커지기 마련이다. 영국인은 프랑스인을 비하할 때 ‘개구리’라거나 ‘달팽이를 먹는 놈’이라고 부른다. 프랑스인은 속어로 콘돔을 ‘영국 외투’로, 전장에서 몰래 이탈하는 것을 ‘영국식 도망’이라고 지칭하며 비아냥댄다.

이런 인접국 간 관계에서 미국과 캐나다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1867년 영국령이던 북미 식민지가 캐나다로 정식 출범한 이후 두 나라 간에는 분쟁 경험을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도 불렸다. 1·2차 대전과 6·25전쟁에선 함께 피를 흘렸고,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제통화기금(IMF) 창설에 호흡을 맞췄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미국프로농구(NBA),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캐나다 연고팀이 미국 팀과 뒤섞여 경쟁한다.

국경 분쟁도 거의 생기지 않았다. 1846년 북위 49도를 기준으로 자로 대고 그은 것처럼 경계를 정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캐나다)와 워싱턴·오리건주(미국)를 나눈 뒤엔 알래스카 경계(1903년)도 별 탈 없이 확정됐다. 양국 국경의 최서단점 ‘평화의 아치’에 새겨진 ‘같은 어머니의 자식들’(미국 쪽)과 ‘통합해 함께 사는 형제들’(캐나다 쪽)이라는 문구는 양국 선린 관계를 상징했다.

흔들리지 않을 것만 같던 양국 관계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입문 때부터 “미국 근로자에게 재앙”이라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불편해했다. 캐나다를 향해서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는 직설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살얼음판을 걷던 양국 관계는 지난주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미국이 200억달러 규모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보복 관세로 맞섰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산 자동차와 철강에 내년부터 관세율을 50%로 올렸다. 나빠지긴 쉬워도 좋아지기 어려운 게 이웃 관계다. 오랜 친구가 원수가 되는 모습이 무척 안타깝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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