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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간좌담회]"스마트 조명 잠재력에 주목…정책이 디딤돌 되면 시장 열...

스마트 조명은 AI 등 기술과 연계는 물론 IT나 소프트웨어 산업을 함께 이끌어가는 촉매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 시장만 활성화된다면 해외 판로도 자연스럽게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 상황을 보면 큰...

[창간좌담회]"스마트 조명 잠재력에 주목…정책이 디딤돌 되면 시장 열...

‘최안섭’ 스마트 조명은 어렵다는 생각이 정책적인 지연·부재 초래…쉽고 간단한 것부터 하나씩 바꿔야

‘김진수’ 스마트 조명은 LED 연장 아니다…건물 내 에너지 관리 핵심이자 기후위기 극복 필수설비로 접근해야

‘심정우’ 스마트 조명은 도시의 데이터 인프라로 확장 가능한 테마…정책 선행돼야 시장 물줄기 열릴 것

‘백영호’ 스마트 조명 정부 정책과 산업 정교하게 맞물리지 못해…글로벌 호재 잡으려면 판로 개척 서둘러야

‘임도연’ 표준화 등 스마트 조명 산업 활성화 위한 논의 필요…중·장기적 관점 보급계획 필요성도 공감

최안섭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회장, 김진수 엔트리연구원 부사장, 심정우 한국스마트빌리지협회 이사회 의장, 백영호 에코란트 본부장, 임도연 한국에너지공단 효율기술처장. [사진=최현정 기자]

2010년대 초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의 상징이자 에너지 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LED’을 지목했다. 형광등 중심의 등기구 시장은 LED로 빠르게 재편됐고, 조명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15년여가 흐른 지금 국내 LED 시장에서 ‘성장’은 과거의 일이 됐다. 출혈경쟁이 반복된 시장은 이미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중국산 제품이 평정했고, 내수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영세 조명기업들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기에 조명업계를 구할 구원투수로 주목을 받는 것이 ‘스마트 조명’이다. 하지만 불펜에서 몸을 보인 구원투수가 좀처럼 등판의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자칫 경기를 내주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본지는 창간 62주년을 맞아 학계와 연구계, 협·단체, 산업계, 공공기관 등에서 참여한 5명의 패널들과 함께 스마트 조명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들과 넘어서야 할 과제들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일시: 2026년 5월 19일 14시

*패널

-최안섭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회장

-김진수 엔트리연구원 부사장

-심정우 한국스마트빌리지협회 이사회 의장

-백영호 에코란트 본부장

-임도연 한국에너지공단 효율기술처장

*사회 및 정리: 조정훈 산업1팀 수석기자

▶우리나라 ‘스마트 조명’ 기술과 산업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최안섭 한국조명·전기설비학회 회장(이하 ‘최’)=

“15~20년 전까지는 건물 내 전체 에너지 가운데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30% 수준이었다. 최근 데이터를 수치화한 자료는 없지만 현재는 8~9% 수준까지 내려간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도 조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러한 시기에 ‘스마트 조명’은 산업의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다. 아직 산업이나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을 봤을 때 일단은 법·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건축물에 대한 제로에너지 인증 등이 강화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명 제어를 통한 추가적인 에너지 절약,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건물 에너지 평가 프로그램(ECO 2)에는 조명제어가 반영돼 있지 않다.

반면 독일의 경우 디밍제어와 재실감지 센서 등을 평가에 포함한다. 같은 건물을 놓고 이 두 가지를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굉장히 많은 경우에서 등급이 바뀌는 것으로 연구가 된다. 산업 전체를 디자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고, 오래걸린다면 디밍 제어와 재실감지 정도만 반영이 되더라도 스마트 조명 시장이 빠르게 열리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불어 스마트 조명은 기술적으로는 이미 ‘완성 단계’에 도달했다고 본다. 다만, 스마트 조명은 직접 사용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고, 많은 레퍼런스를 쌓아가며 고도화를 해야 하는데 현재는 이러한 누적된 데이터도, 실증할 공간도 없다.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쌓을 시간,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좋은 빛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전환, 홍보 등도 병행돼야 한다.”

○김진수 엔트리연구원 부사장(이하 ‘김’)=

“우리가 조명 시장의 큰 흐름을 크게 3세대로 나눈다. 백열등·형광등 중심의 1세대와 일반 LED가 주도하는 2세대를 지나 현재는 ‘스마트 조명’이 선도하는 3세대를 지나는 중이다. 1, 2세대에서 조명은 ‘빛의 기능’에만 초점을 맞췄다. ‘빛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가 아니라 광원으로서의 기능과 원하는 곳을 밝히는 것 자체에 집중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광원의 효율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밝은’ 수준에 도달했다.

스마트 조명 시대에 대비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법·제도를 완비했다. 일례로 미국은 전통 조명을 LED로 바꾸는 것에 대한 지원을 없앴다. 대신에 스마트 조명을 설치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동기를 부여하는’ 체계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 조명 산업을 위해서는 정책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공급자, 사용자 모두에게 이득이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하는 정말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백영호 에코란트 본부장(이하 ‘백’)=

“‘스마트 조명’이라는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대두된 것이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지금도 법·제도권에서 논의되는 내용은 거의 없다. 제도적인 기반이 없으니 수요가 있을 수가 없고, 수요가 없으니 제조사들도 스마트 조명으로는 먹고 살 수가 없는 상황이다.

또 한가지 LED의 역설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전국에서 가로등을 LED로 대부분 교체한 상황에서 전력 판매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LED로 교체를 했는데도 외려 사용량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보통 LED는 교체할 시기가 되면 형광등처럼 불이 꺼지는 게 아니라 빛이 약해진다. 이걸 한두 번 경험해 본 지자체가 처음에 설치할 때부터 밝기 등급을 기준보다 올려서 발주를 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고, 빛공해도 심화되는 등 에너지 절감이라는 당초의 목표, 기대 효과를 달성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최근에 중동 사태 등의 여파로 에너지 절약이 화두가 되면서 정부 측에서 ‘가로등 격등’이 가능한 지를 자문한 적이 있다. 이는 시만의 안전 등과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하면 안된다고 회신을 했다. 정부가 이런 부분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스마트 조명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이 산업과 정교하게 맞물리지 못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부가 AI나 에너지 등 부문에서 큰 방향을 설정했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그것과 전혀 관계없는 것들이 많다. 특히 민간과 밀접한 실내등의 경우 초기부터 연구개발에 착수한 기업들은 고사 상태에 몰려 있다. 수요처가 구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무엇보다 새로운 판로가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우리나라의 스마트 조명 기술은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저변은 넓고, 충분히 글로벌 레벨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기술력이 사장되지 않으려면 현재로서는 정책으로 리딩하지 않는 한 뾰족한 해법이 없어 보인다.”

○심정우 한국스마트빌리지협회 이사회 의장(이하 ‘심’)=

“조달시장에 스마트 조명 품목이 개설된 것이 지난해 4월인데 1년 가까이 등록이 지연되고 있다. 스마트 조명을 쓰고 싶어도 구매할 경로가 없다는 게 문제다. 대통령께서 에너지를 많이 말씀하고, 고유가 등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상반기 조기집행의 중요성이 큰 상황인데 스마트 조명은 조달 시장에서 구매조차 쉽지 않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사실 우리나라 스마트 조명 기술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인데 기술적 성과를 정책적인 인프라가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지난해 발표된 제7차 에너지 이용합리화 계획을 보면 오는 2029년까지 LED 교체 비율을 95%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업의 트렌드는 이미 스마트 조명으로 넘어간 지 오래인데 여전히 정책은 LED에 머물러 있다는 방증이다.

스마트 조명은 단순한 조명 기구가 아니라 도시의 데이터 인프라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분야다. 그럼에도 정부 정책 거버넌스가 에너지 효율, LED 교체 정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시장의 물줄기는 이런 정책을 먼저 바꿀 때 새롭게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임도연 한국에너지공단 효율기술처장(이하 ‘임’)=

“여러 현장의 말씀을 아프게 듣고 있다. 우리나라는 하드웨어 측면, LED 제조라든지 ICT 인프라 등 부분에서는 굉장히 높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시장 자체의 성숙도나 시스템 통합 능력 등은 아직 보완할 점이 남아있지 않느냐 하고 판단하고 있다.

스마트 조명이 과거 LED 사례하고 많이 비교가 되는데, 당시 LED는 교체 대상인 백열등, 형광등과 견주어 보면 절감량 측면에서 차이가 뚜렷했고, 국가적인 지원도 많았다. 이처럼 정부가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표준화’ 문제가 가장 화두가 된다. 여기에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담론 등도 해소해야 하는 과제다.

스마트 조명 기술이 산업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우려들이 정리될 필요가 있다. 또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스마트 조명 보급 계획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필요성도 공감하고 있다.”

본지는 창간 62주년을 맞아 지난 19일 스마트 조명 산업 활성화를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백영호 에코란트 본부장, 심정우 스마트빌리지협회 의장, 임도연 에너지공단 처장, 김진수 엔트리연구원 부사장, 최안섭 조명·전기설비학회 회장, 조정훈 전기신문 수석기자 등 참석자들이 좌담회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최현정 기자]

▶스마트 조명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있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부분과 해법을 제안한다면.

○‘최’=

“앞서 패널 발언에서 크게 와 닿는 부분이 있어서 먼저 말씀을 드리겠다.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의 약간 모순되는 부분이랄까. 평소에는 조명을 등한시하다가 이렇게 에너지 위기가 발생하면 ‘무조건 끄자’는 식으로 접근하게 된다. ‘조명은 꺼도 된다’는 인식은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스마트 조명이라는 개념을 정부나 소비자가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게 정책적인 지연, 부재를 초래하는 요인이라고 본다. 사실 센서를 달고, 네트워크를 연결하지 않아도 스마트 조명을 도입할 수 있는데 너무 처음부터 다 갖춰놓고 하려다보니 접근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일례로 조명 설계는 광손실률 때문에 30% 정도 높여서 계획을 한다. 특히 신축 건물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해외에서는 처음에 스펙을 올려서 설치하더라도 기준만큼 낮춰서 사용하고, 수명이 다할 때까지 조금씩 밝기를 올려가며 원하는 레벨을 유지하는 형태로 이용한다. 이런 부분은 굳이 센서가 아니더라도 간단히 조절이 가능한데 국내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센서나 통신 등도 중요하지만,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바꿔가는 게 중요하다. 특히 사용자와 소비자의 인식 저변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김’=

“시장은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정부,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제조사, 이를 구매하는 사용자로 크게 구성된다. 우리나라 스마트 조명이 산업으로서 열리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해 보면 각 주체별로 페인 포인트(어려움)가 뚜렷하다.

먼저 정부 입장에서는 실효성 있는 정책의 집행이 어렵다. 특히 스마트 조명은 에너지 사용량을 조절하는 게 핵심인데 이를 위해서는 센서, 컨트롤러 등 여러 부속 장비와 이를 연결하는 프로토콜이 필요한 데 현재는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없다. 실제 어느 정도로 에너지 소비가 줄었는지를 수치적으로 데이터화 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통합적인 관제 체계가 없다는 게 큰 어려움이다.

또 구매자(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스마트 조명으로 교체하는 데에 필요한 초기 투자 비용이 너무 비싸다. 일반 LED 조명 대비 3배 정도 높은 시스템 구축 비용은 구매자 입장에서 투자수익률(ROI)을 회수하기 어렵게 만든다.

공급자(제조사) 입장에서도 비용이 걸림돌이다. 스마트 조명 연구를 위한 인력, 기술 등에 투자한 비용이 있는데 입찰은 모두 ‘최저가’로만 진행된다. 열심히 기술을 개발하고, 사람에 투자한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 있어야 하는데 ‘낮은 가격’으로만 낙찰자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누가 연구개발에 나서겠나. 계약 부분은 정부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이를 해소하는 데에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미국, 유럽처럼 통신 프로토콜을 통일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네트워크 기술에 침투하는 사이버 보안 이슈에 대책도 필요하다.

또 미국처럼 스마트조명 전용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지금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 조명 전환률 얼마나 되겠나. 0.1%도 안된다. 강력한 현금성 유인책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바꿔나가는 게 어렵다. 미국이 왜 보조금을 지원하겠나. 지금 지원하지 않으면 앞으로 AI나 데이터센터 등 더 많은 전력수요가 필요할 때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지금 스마트 조명으로의 전환을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득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도 긴 호흡에서 국가 에너지 정책 전체를 관통하는 이슈로 접근해야 한다.”

○‘백’=

“제조사 입장에서 좀 더 말씀드리면 일단 판로가 형성되지 않았다. 그나마 실외조명 분야는 국산이 선전하고 있지만 실내조명은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수익이 안나니 기업은 연구를 안하게 되고, 저렴한 중국산 제품들이 더 많아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또 학교에서도 조명을 전공하는 자원들이 줄어들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연구의 동력이 사라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 묘안이 필요하다.

조명이 에너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상당히 큰 영역이고, 에너지 절감에서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산업인데 이런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지난해에 실내 LED를 7년 이상 쓰면 교체하도록 조달청이 공시한 적이 있다. 내용연수를 정해 놓은 건데, 당시 실내 스마트 조명 업계에서 굉장히 환영을 했었다. 제도적으로 LED를 스마트 조명으로 바꾸는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에 관련 규정이나 가이드가 마련되는 등 달라지는 부분이 없어서 기업들이 실망도 많이 하고, 지금은 발을 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임’=

“여러 현안이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것 중 하나가 오픈 API를 통해 표준화시키는 노력이다. 과거 형광등은 꺼지면 마트에서 사다가 갈면 되는데 스마트 조명은 고장이 나면 업체를 불러야 하고, 그나마도 업체가 도산하면 전체를 뜯어서 고쳐야 하는 등 유지관리 차원에서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다보면 시장 활성화의 가장 큰 장벽이 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조달청에서 나온 공고는 권고나 참고 사항 정도의 내용이라 강제성은 없다. 아시다시피 LED는 빛이 약해지기는 해도 꺼지지는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쉽게 교체를 하지 않는다. 광효율과 관련해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비자의 눈 건강을 위해 교체토록 하는 등 강제성이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한다.

그리고 전기요금만으로 스마트 조명과 LED의 경제성을 비교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도 있다. 가격 외에 건강이나 소상공인 지원, 에너지 효율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관련 부서들과 논의하겠다.”

▶스마트 조명 시장의 잠재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진단은. 아울러 장기 플랜이나 로드맵 수립 과정에서 포함해야 하는 내용이 있다면.

○‘김’=

“지금까지는 우리가 조명을 단순한 ‘광원’으로만 바라봤다. 그리고 그 빛이 에너지를 얼마나 절약하느냐, 효율이 높은가에만 집중했다. 이제 조명 산업은 단순히 켜고, 끄는 수준을 넘어 사용량을 어떻게 컨트롤 할 것인가의 문제로 넘어가는 단계다. 이를 위해서는 센서가 필요하고, 컨트롤러와 통신 등이 있어야 한다. 건물 내 에너지관리 시스템(BEMS) 등과의 연계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조명을 개별 등기구의 하나로 분리해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미국은 2019년에 LED에서 에너지 라벨(효율 등급)을 없앴다. W당 200루멘을 넘어가는 시대에 광원의 스펙으로 시장을 제한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KS나 KC, 고효율 인증 등 세분화된 인증 체계를 과감하게 줄일 필요가 있다. 국내외 인증 간 호환성의 범위도 넓힐 필요가 있다.

조명 업계도 스마트 조명을 단순히 LED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틀을 깨야 한다. 스마트 조명은 건물 내 에너지 관리의 핵심이자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필수설비다.”

○‘심’=

“저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좋겠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미국에 직접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고, 실제로 많은 계획이 발표됐다. 일례로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주에 58억 달러 규모를 투자하고, 미국 내 관련 기업들도 크고작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게 되면서 그 지역에 도시 인프라가 형성되고 있다.

당장에 국내 정책이나 기준, 표준을 바꿀 수가 없다면 새로운 기술이나 표준화가 필요한 영역들을 이 곳처럼 우리 기업이 상당한 비용을 투자하는 사이트에서 실증해보고, 필요한 데이터나 레퍼런스를 쌓는 기회로 삼는 것은 어떨지 제안한다. 정부가 조금만 신경을 써서 업계와 보폭을 맞춰 나가면 국내에 어려운 여건들도 자연스럽게 바뀌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백’=

“조명은 ‘초저관여 상품’이다. LED의 브랜드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우리가 새로 바꾼 스마트폰의 브랜드와 기능은 이야기해도 교체한 LED의 효율과 밝기를 가지고 대화하는 경우는 없지 않나. 이렇게 초저관여 제품들은 정부에서 시장 초기 단계에서 관여를 하지 않으면 시장 자체가 살아날 수 없다.”

○‘임’=

“국제적으로 기술 기준들이 계속 공개되고, 바뀌어 가는 과정이다. 우리도 이러한 기준을 적극 반영하려고 살펴보는 중인데 그 적용 범위 등을 고민하고 있다. 이런 정책적 부분을 바꾸러면 현장의 목소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공단은 지난 2018년부터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스마트조명발전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협의체를 통해 기반 구축이나 기술 개발 보급 활성화 등 5개 분과로 나눠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중요한 건 이러한 목소리를 혼자서만 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분들이 의견을 조율하고, 목소리를 합해야 정부 정책이든 산업에 반영하고, 개선하는 동력이 된다.”

▶끝으로 스마트 조명 산업의 미래에 대한 고견이나 제안이 있다면.

○‘최’=

“앞에서 좋은 말씀은 많이 나와서 중복하지는 않겠다. AI가 일상에 처음 등장한 게 10여년 전이다. 그 때 말로 전등을 끄는 스피커를 보면서 ‘발상의 전환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스마트 조명은 오피스, 홈, 가전을 통합하는 허브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김’=

“이제 조명은 단순히 빛의 기능을 넘어 건물 전체의 범위에서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스마트 조명 연구에서 사업화로 과는 과정에서 정부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관리하는 산업 육성의 체인을 만들어야 한다. 해외는 산업 규제나 기준을 만들 때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바텀업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사결정이 대부분 톱다운방식으로 이뤄지다보니 정부 담당자가 바뀌면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발생한다.”

○‘심’=

“저는 전국의 가로등을 대부분 LED로 교체했음에도 전력사용량이 외려 증가했다는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었다.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해도 얼마간 줄어들기라도 했어야 하는데 이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지표가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또 AI 시대에 도시의 공공데이터를 수집하는 포인트 가운데 가로등 인프라 보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 이러한 가로등 인프라와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수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스마트 조명이다. 사실 좌담회에 패널로 참여해 달라는 연락을 받고, 신문사에 제안하고 싶었던 게 있다. ‘명명백백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스마트 조명을 100개 설치해서 특정 구역의 도시 데이터를 수집하고, 에너지 세이빙과 주민 생활 편의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실증해 보는 프로젝트를 생각해 봤다. 국민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의 무한한 확장도 가능하다.”

○‘백’=

“조명을 더 이상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자는 의견에 공감한다. 국내에 여러 학교와 연구기관에서 정부 기금 등을 활용해 열심히 연구는 하는데 많은 프로젝트가 사업화 단계로 나아가지 못한다. 연구가 연구로만 그치게 되면 연구자도, 기관도, 업계도 모두에게 남는 것이 없다.

스마트 조명은 AI 등 기술과 연계는 물론 IT나 소프트웨어 산업을 함께 이끌어가는 촉매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 시장만 활성화된다면 해외 판로도 자연스럽게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 상황을 보면 큰 흐름이 우리 기업들에게 악재보다 호재로 볼 여지가 많다. 다만, 하드웨어에 편중된 관심과 조명에 대한 낮은 이해도 등은 넘어서야 하는 과제다. 영세 기업이 대부분인 조명업계가 현실적으로 넘어설 수 없는 문턱을 정부의 정책을 디딤돌 삼아 넘어설 수 있다면 시장을 여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임’=

“오는 2028년도에 형광등은 퇴출된다. 내년말 기준으로 고효율 인증 대상이던 LED도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시제도로 전환된다. 스마트 조명에 어떤 차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고 있다. 그리고 AI에 관련해서 스마트 조명은 도시 전체의 신경계 역할을 하게 될 가장 유력한 후보임에 틀림이 없다. 빛 뿐 아니라 여러 정보를 모으고, 신호를 전달하는 복합적인 역할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스마트 조명은 제로에너지빌딩의 에너지 관리에서 중요한 기술 중 하나다. 이를 건축 설계 관계자들에게 어떤 설계 가이드라든지 이런 내용을 좀 제공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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