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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참성단] 비인기 종목 금메달

“앞으로 근대5종 많이 많이 중계 부탁드리겠습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지난 20일 대한민국에 1호 금메달을 안긴 성승민 선수가 인터뷰 끝에 남긴 말이다. 정중하지만 서운함이 역력하다. 한국 여자 근대5종 선수가 아시안게임 개인전 정상에 선 것은 처음이다.

[참성단] 비인기 종목 금메달

“앞으로 근대5종 많이 많이 중계 부탁드리겠습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지난 20일 대한민국에 1호 금메달을 안긴 성승민 선수가 인터뷰 끝에 남긴 말이다. 정중하지만 서운함이 역력하다. 한국 여자 근대5종 선수가 아시안게임 개인전 정상에 선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생중계는 없었다. 근대5종이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조직위원회의 중계 제작 종목에서 빠진 탓이다. 성승민은 2024 파리올림픽 동메달로 아시아 여자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승마가 장애물 경기로 바뀐 뒤에도 규칙을 탓하지 않았다. 지난해 월드컵 파이널 준우승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성승민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유력 후보였지만, 중계 카메라는 외면했다.

카메라 앞에 서기 전까지 연습장부터 걱정했던 선수도 있다. 같은 날 남자 테크볼 단식 결승에서 이라크를 꺾은 이준석이다. 곡선형 테이블 위에서 축구공을 주고받는 테크볼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됐다. 이준석은 초대 챔피언이자 한국 선수단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이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가 아니라 진천선수촌에는 훈련할 자리가 없었다. 아파트 관리실의 허락을 받아 공원에 테이블을 펴야 했다. 실업팀이 없으니 선수들은 생계를 내려놓고 출전했다. 이준석은 대기업 정규직 계약을 포기하고, 사비를 들여 헝가리 전지훈련을 했다.

비인기 종목의 지원은 후불제에 가깝다. 메달을 따야 이름이 불리고, 이름이 알려져야 후원과 실업팀 창단의 희망이 보인다. 그 전까지의 비용은 선수 몫이다. 개인이 종목을 개척하고 실력을 연마하는 고행을 감수해야 한다. 어머니가 사준 200만원짜리 테이블로 테크볼을 시작했다는 입문 동기는 미담보다는 고독한 입지전에 가깝다. 대한체육회가 이준석의 금메달 획득 하루 만에 진천선수촌 훈련 지원 방안에 나선 대목이 씁쓸한 이유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마다 태극전사들은 놀라운 분투로 국격을 빛내지만, 눈물겨운 헌신과 희생을 갈아 넣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 앞에서는 묘한 부채감을 떨치기 힘들다. 선수들의 피, 땀, 눈물을 일회성 감동 드라마로 소모하고 외면하길 반복해선 안 된다. 메달을 향한 환호가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 지원으로 연결되어야 종목이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사표까지 던지고 따낸 테크볼 첫 금메달이 마지막 금메달이면 안 될 일이다.

/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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