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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짜를 찾아내라"···생산적 금융 '대세', 은행권 변별력 강화 '총력...

특히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같은 산업은 전통적인 재무제표만으로는 경쟁력을 온전히... KB국민은행은 첨단전략산업을 전담 심사하는 '첨단전략산업심사 유닛(Unit)'을 운영하고, AI 기반 기업대출...

"진짜를 찾아내라"···생산적 금융 '대세', 은행권 변별력 강화 '총력...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은행권이 올해를 '생산적 금융 원년'으로 규정하고 기업금융 확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인 '심사 체계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담보 중심의 가계대출이나 부동산 금융과 달리 생산적 금융은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성, 산업 전망, 현금흐름을 종합 평가해야 하는 만큼, 결국 중요한 것은 양적 확대보다 우량 기업을 가려내는 정교한 선별 역량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2030년까지 총 5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 공급 계획을 제시한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생산적 금융 확대에 발 맞춰 심사 체계 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생산적 금융은 담보 위주의 여신에서 벗어나 첨단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을 뜻한다.

자금 공급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정책 효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업계에서는 '누구에게 빌려줄 것인가'를 가려내는 심사 체계가 생산적 금융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생산적 금융은 기존 담보대출과 전혀 다른 평가 방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이나 가계대출은 담보가치와 상환능력이 핵심 기준이지만, 첨단산업 기업금융은 특허, 연구개발(R&D), 공급망 내 지위, 매출 성장 가능성, 산업 사이클 등 비재무 요소까지 함께 봐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같은 산업은 전통적인 재무제표만으로는 경쟁력을 온전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사 전문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생산적 금융의 핵심으로 은행의 '선별 능력(screening)'을 꼽았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은행이 우량 대출처를 구별할 수 있는 선별 능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는 자금을 공급하되,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기업까지 무차별적으로 지원할 경우 자원 배분 왜곡과 부실 확대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대상 기업에 대한 선별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은행권도 산업별 특화 조직 및 전담 심사조직 신설, 전문 인력 육성, 평가모형 고도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무제표뿐 아니라 특허와 연구개발(R&D), 고용, 거래정보 등 대안 데이터를 활용·분석하는 신용평가 체계 고도화도 병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첨단전략산업을 전담 심사하는 '첨단전략산업심사 유닛(Unit)'을 운영하고, AI 기반 기업대출 자동심사 시스템 '빅스(Bics)'를 고도화해 평가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또 '실질적인 부가가치 창출 가능 여부'를 바탕으로 대상 업종 1000여개를 꼽아 4개 부문으로 세분화한 산업별 분류 기준을 신설해 생산적 금융 적용 범위도 다시 짰다.

신한은행은 기업여신심사부 내 '초혁신경제지원팀'을 신설하고 첨단산업 전문 심사 인력과 산업 리서치 인력을 별도 배치했다.

기술신용평가(TCB) 활용을 확대하고 산업별 심사 체크포인트 체계를 구축하는 등 평가 기준도 세분화하고 있다.

또 여신그룹 내 '생산·포용금융부'도 별도로 두고 공급 실행과 심사 체계를 함께 정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첨단산업 여신 취급 관련 전담 심사팀을 신설하고 기업금융전문역(RM) 역량 강화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투자전담 심사조직을 신설하고 그룹 신용평가모형을 강화했다. 기업여신 영역에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서류 등록, 지원 대상 선정, 심사 지원, 서류 진위 검수, 사후관리 등 여신 프로세스 전반의 효율화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전략산업심사국을 신설해 생산적 금융 심사 기반을 보강했다.

은행들의 채용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110명 규모 신입 행원 채용을 진행하는 국민은행과 이달 중 공채 예정인 신한은행은 변리사, 엔지니어 등 외부 전문가 영입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110명 규모 신입 행원 채용을 진행하는 국민은행과 이달 중 공채 예정인 신한은행은 변리사, 엔지니어 등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공인회계사(CPA) 30명 규모 특별채용과 산업분석 인력 확보를 병행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이 확대될수록 기술과 산업을 이해하는 심사 인력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은행 기업심사가 재무 중심 인력에 기대왔다면, 이제는 기술·산업 분석 역량을 함께 갖춘 복합형 인재 확보 경쟁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관건은 심사 고도화가 실제 건전성 관리와 연결되느냐다. 중소기업과 비담보 사업성 대출 비중이 커질수록 연체율 상승과 자본 부담 우려도 커질 수 있어서다.

목표액 달성 경쟁에 치우쳐 심사 문턱이 느슨해질 경우 생산적 금융이 한계기업 연명 수단으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우 은행의 건전성과 자원 배분 효율성이 동시에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국 생산적 금융은 '위험을 무작정 떠안는 금융'이 아니라 '감수할 만한 위험을 정교하게 골라내는 금융이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중동 정세에 따른 환율과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도 기업 투자 심리와 자금 집행 속도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른 만큼 수요 기업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리스크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서면서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면서 "같은 은행에서도 심사자의 역량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은행들은 생산적 금융에 대한 전문성 및 심사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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