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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하 1.6km에 초소형 원자로(MMR)…"원전 건설비 80% 절감, 안전은 극대...

원자로 스타트업이 잇따라 설립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다양한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초소형 원자로(MMR)... 원자력 발전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딥 피션에는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조...

지하 1.6km에 초소형 원자로(MMR)…"원전 건설비 80% 절감, 안전은 극대...

캔자스주 파슨스에서 시작된 지하 원자로 건설 공사. 사진=딥 피션

[아이티데일리]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급증과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을 배경으로, 미국에서 차세대 원자로 스타트업이 잇따라 설립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다양한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초소형 원자로(MMR) 역시 그중 하나다. MMR은 20메가와트(MW) 이하의 매우 작은 출력으로, 300메가와트(MW) 이하 출력의 SMR(소형모듈원전) 보다 훨씬 작다. 운전인력이 최소화된 분산형 원자로다.

MMR로 특히 이목을 끄는 기업이 있다. 2022년에 설립된 딥 피션(Deep Fission)이 주인공이다. 이 회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MMR을 지하 1마일(1.6km)의 암반층에 매설한다는 독특한 구상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포브스지가 딥 피션을 심층 분석해 전했다.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딥 피션이 내세우는 기술 차별성을 묶어 소개한다.

딥 피션에 따르면 회사의 핵심 기술은 ‘지하 초심도(超深度) 보어홀 기반 원자로’이며, 이는 지금까지의 원자로와는 전혀 다른 설계다. SMR을 포함한 기존의 원자로는 지상에 건설되며, 두꺼운 콘크리트 격납 건물과 강철 압력 용기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대형 펌프와 전력이 소요되는 냉각 시스템도 필요하다. 방사능의 외부 방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필수다.

그런데 딥 피션은 이런 필요 시설과 조치를 한꺼번에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지하’에서 찾았다. 지하 깊숙한 곳에 MMR을 수직 배치함으로써 다수의 난제를 극복했음은 물론, 비용도 대폭 절감하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MMR이 설치되는 1.6km 지하는 150기압 이상의 환경이기 때문에 기존의 고가 압력 용기가 필요 없다. 또 전력 공급 없이도 냉각 유지가 가능하다. 지하에 격리되기 때문에 자연적인 안전성도 뛰어나다.

회사는 지하 깊은 곳의 수압과 암반의 무게를 활용하면, 기존 원자력발전소 건설 비용의 약 80%를 차지하는 콘크리트 건물과 두꺼운 강철 압력 용기를 생략할 수 있다고 밝힌다. 발전 단가는 1kWh당 약 6센트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또한 지하 깊은 암반이 압력과 열을 가두기 때문에 안전성에서도 기존 방식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한다.

딥 피션의 MMR 발전 구조는 단순하다. 직경 약 76cm의 수직 구멍을 지하로 뚫고 물을 채운 뒤, 그 안에 MMR을 넣는다. 원자로는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 이를 지상으로 보내 터빈을 돌린다. 물을 증기로 바꾸어 터빈을 돌린 후 다시 물로 되돌림으로써 외부의 물 사용을 최소화한 폐쇄형 순환 시스템이다.

구멍 하나당 15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하나의 MMR로 약 1만 2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런 구멍을 70개 설치하면 1GW(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도 운영할 수 있다. 사용된 연료봉은 지상으로 꺼내지 않고, 시멘트와 암석을 혼합한 재료로 봉인해 지하에 그대로 저장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구조차 연료봉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라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3월 캔자스주 파슨스에서 첫 번째 데이터 수집 시추공 굴착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시추공은 1.8km 깊이까지 굴착될 예정이며 직경은 약 20cm이다. 시추공은 세 개를 계획하고 있다. 시추가 끝나면 이를 통해 부지 특성을 파악하고, 지질학 및 수문학, 그리고 열적인 데이터를 수집해 엔지니어링 가능성을 검증한다.

사진=딥 피션

회사 설립은 미국 UC 버클리에서 40년간 교수로 재직한 현재 82세의 물리학자 리처드 뮐러와 그의 딸이자 기업가인 47세의 리즈 뮐러다. 포브스에 따르면 교수직에서 은퇴한 아버지를 딸이 설득해 다시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2022년에 출범한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이미 10억 달러에 이르렀다. 원자력 발전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딥 피션에는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조 론즈데일이 이끄는 벤처캐피털 8VC도 투자에 참여했다.

리처드는 33세 이전에 탄소 연대 측정법의 새로운 기법을 고안했으며, 38세에는 ‘천재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한 인물이다. 버클리에서 교수로 재직해 온 그는 현재, 사업가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딸과의 교류를 통해 인생 최대의 상업적 성과를 노리고 있다. 그것도 원전에 대한 반대 분위기가 강한 버클리에서다.

리즈는 원래 반원전 성향이었지만 프랑스에서의 경험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파리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국제금융 분야에서 일하면서, 프랑스 사회가 원자력을 ‘청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고 인식이 달라진 것이다. 이후 그녀는 아버지의 재능을 사업에 활용하기로 결심하고 버클리로 돌아왔다.

홈페이지에 실린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지난해 8월 딥 피션을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회사는 지금까지 약 1억 2200만 달러를 조달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월 10일 발표한 8000만 달러 투자 유치다. 시포트 글로벌 시큐리티즈와 벤치마크 컴퍼니를 주관사로 하여 Ed 이슬러와 몬트로즈 캐피털의 마크 탐킨스가 포함됐다. 회사는 또 자산운용사 블루 아울 캐피털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자금 조달을 통해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10억 달러에 달한다. 리즈는 지분 19%, 리처드는 10%를 보유하고 있다.

딥 피션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신속한 승인을 받아 2027년 상업용 전력 판매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브스는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민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결국 우리”라며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지역 정가에서는 “세대를 바꿀 기회”라며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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