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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흰우유의 쇠락사

어렸을 적 기억으로는 분명 하얀색이었다. 굳이 하얗다고 표현할 필요도 없었다. 흰우유 이야기다. 우유 빛깔은 당연히 흰색이라는 명제가 성립됐던 논리의 교집합이기도 했다. 사실 원유를 살균 처리하고 색소는 첨가하지 않은 상태로 가공한 우유를 일반적으로 이렇게 불렀다.

[지지대] 흰우유의 쇠락사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어렸을 적 기억으로는 분명 하얀색이었다. 굳이 하얗다고 표현할 필요도 없었다. 흰우유 이야기다. 우유 빛깔은 당연히 흰색이라는 명제가 성립됐던 논리의 교집합이기도 했다. 사실 원유를 살균 처리하고 색소는 첨가하지 않은 상태로 가공한 우유를 일반적으로 이렇게 불렀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초콜릿 우유가 나왔다. 우유에 코코아나 초콜릿 등을 첨가해 제조했다. 색깔은 고동색 또는 어두운 갈색이었다. 1680년대 영국의 의사 한스 슬론이 처음 고안했다. 그는 영국 해군 군함을 타고 자메이카로 연구를 떠났다. 그곳에서 원주민들이 카카오를 마시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카카오 음료의 맛이 매우 이색적이었다고 적었다. 우유에 섞으면 더욱 먹을 만하다는 점도 발견했다. 영국으로 돌아오면서 초콜릿 우유 제조법을 전파했다. 국내에는 1970년대 중반 처음 출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비슷한 시기에 옅은 노란색 우유도 나왔다. 바나나 우유다. 우유에 바나나 또는 바나나 향료를 넣었다. 바나나향을 넣으면 바나나향 우유로, 바나나를 넣으면 바나나 우유나 바나나맛 우유 등으로 팔 수 있다. 출시 당시 바나나는 국내에선 수입 규제로 귀한 식품이어서 바나나를 넣지 않고 그 대신 바나나향을 넣었다. 디저트로 많이 먹고 목욕탕 및 찜질방 등의 단골 음료다.

색깔로 본 우유의 변천사다. 흰우유의 국민 1인당 소비량이 최저치로 줄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소비량은 22.9㎏으로 전년(25.3㎏)보다 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흰우유 소비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1980년대 후반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소비량은 2021년 26.6㎏에서 2024년 25.3㎏으로 꾸준히 줄어들다가 지난해는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전체 우유 소비량은 425만t으로 전년(389만t)보다 늘었다. 하지만 이는 흰우유와 떠먹는 요구르트 등 발효유, 치즈 소비량 등까지 합친 수치다.

그런데 궁금하다. 이 같은 소비량 감소가 꼭 흰우유에만 적용되는 위기일까. 아날로그시대 소중했던 것들의 쇠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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