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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방자치 30년] 경계를 넘는 도시들…협업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다

지방자치단체 간 협렵사업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는 화성 함백산추모공원 전경. 박명호기자.

지방자치단체 간 협렵사업의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는 화성 함백산추모공원 전경. 박명호기자.

-일본·미국 광역협력에서 찾는 지방자치의 다음 30년

지방자치 30년을 거치면서 지방정부의 행정 범위와 주민의 생활권 사이에 간극이 커지고 있다. 출퇴근 교통과 수자원, 대기오염, 폐기물 처리, 재난 대응 등은 행정구역만으로 나눠 해결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분야다.

이에 따라 인접 지방정부가 행정구역은 유지하면서도 광역 단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사례가 국내외에서 나타나고 있다. 개별 지자체 간 경쟁을 넘어 공동 대응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2010년 출범한 일본 간사이 광역연합이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간사이 광역연합은 인접 지방자치단체가 광역적으로 연계·협력하는 조직으로, 광역방재를 비롯해 관광·문화·스포츠, 산업, 의료, 환경 등 7개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재난에 대비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물자를 공동 지원하는 한편, 광역 의료체계 구축 등 개별 지자체의 행정구역을 넘어서는 업무도 공동으로 처리한다.

미국에선 광역 단위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광역권에서는 7개 카운티를 관할하는 메트로폴리탄 카운슬이 광역 교통망을 계획하고 대중교통을 운영한다. 하수처리와 수자원 관리, 지역공원, 주택정책 등도 광역권 차원에서 다룬다.

이 광역기구는 교통과 폐수처리, 난개발, 지역 간 재정격차 등 개별 도시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지난 1967년 설립됐다.

국내에서도 지자체 간 협력 사례가 나오고 있다.

화성 함백산추모공원은 여러 지방정부가 하나의 시설을 공동 이용하는 방식으로 주민 기피시설 문제에 대응한 사례다. 광명·군포의 자원회수시설 협력도 지자체별로 시설을 따로 설치하는 대신 시설과 기능을 연계해 자원순환 문제에 공동 대응하는 방식이다.

지자체 간 협력의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다. 지방자치법 제164조는 지방자치단체가 다른 지자체로부터 사무의 공동처리나 협의·조정·지원 등을 요청받으면 법령의 범위에서 협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지자체 간 협력 활성화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실제 협력사업은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인 수원대 행정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23년 지방자치단체의 신규 협력사업은 103건으로, 지자체당 평균 1.45건이었다. 신규 협력사업이 없었던 지자체는 33.7%, 1건만 추진한 지자체는 27.2%로 나타났다. 전체 지자체의 60.9%가 신규 협력사업을 1건 이하로 추진한 셈이다.

연구에서는 광역단체일수록, 인구 규모가 클수록 협력사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2023년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신규 협력사업은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기초단체의 경우 협업 초기 비용과 협상력, 자원 등에 한계가 있는 만큼 광역단체가 협업 허브 역할을 맡아 협업 모델을 개발하고 확산·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수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원은 “협력은 비단 지방자치단체의 생존을 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현대 행정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개별 지자체가 정보를 공유하고 행정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처리하는 방식만으로는 복잡해지는 행정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지방자치의 다음 30년으로 지자체 간 경쟁과 함께 행정구역을 넘어선 협력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동 예산 확보와 생활SOC 공동 운영, 광역 교통·환경 문제 해결 등 협업 성과를 지방정부 평가에 반영하는 ‘지자체 협업지수’ 등 새로운 평가체계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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