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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금 속초는 ③〉 속초아이는 왜 세워졌고, 왜 법정에 섰나

속초아이(Sokcho Eye) 대관람차는 지금도 속초해수욕장 앞 하늘을 돌고 있다.

〈지금 속초는 ③〉 속초아이는 왜 세워졌고, 왜 법정에 섰나

속초=박철성 기자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지금 속초는 ③〉 속초아이는 왜 세워졌고, 왜 법정에 섰나

■ 관광 랜드마크에서 행정 책임의 증거물로 — 감사원·행정소송 1심·형사재판 1심이 남긴 엇갈린 판단

▲속초 리센오션파크 B동 루프탑에서 바라본 속초아이(Sokcho Eye) 대관람차. 건물 외벽에 ‘정상운영중’ 안내가 붙어 있다. 한때 관광 랜드마크로 불렸던 이 대형 회전 관람시설은 허가 취소 명령과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항소심 집행정지 결정으로 현재 운항 중이다. 2026년 6월 27일 촬영. 사진=박철성 기자

속초아이(Sokcho Eye) 대관람차는 지금도 속초해수욕장 앞 하늘을 돌고 있다.

건물 외벽에는 ‘정상운영중’ 안내가 붙어 있다. 행정처분과 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대관람차는 여전히 관광객을 태우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바퀴가 던지는 질문은 가볍지 않다.

처음에는 관광 랜드마크였다.

지금은 행정 책임의 상징이 됐다.

속초아이(Sokcho Eye)라는 이름은 영국 런던의 대관람차 ‘런던아이(London Eye)’를 떠올리게 한다.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IPARK)와는 무관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두 이름은 닮아 있다. 이 사진 한 장에 속초의 현실이 압축됐다. 아이파크는 높아지고, 속초아이는 돌고, 속초 인구는 준다.

속초아이(Sokcho Eye)는 이제 관광시설 하나로만 볼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속초 행정의 민낯을 보여주는 65m짜리 증거물이다.

■ 처음에는 랜드마크였다

2022년 3월, 속초해수욕장 인근에 대관람차가 들어섰다.

총사업비 92억 원. 아파트 20층 높이인 65m. 속초시가 민자유치 방식으로 추진한 관광 테마시설 사업이었다. 운영업체는 쥬간도였다.

바다 앞 대관람차. 해변 관광지. 가족 관광객. 야간 조명.

속초시는 새로운 볼거리를 말했고, 사업자는 관광 효과를 강조했다.

한동안 그 말은 통하는 듯 보였다. 바다와 설악산을 배경으로 한 인생 사진 명소로 입소문을 탔고, 연간 100만 명이 방문하며 단기간에 속초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관광객이 몰린다고 해서 행정 절차의 질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관광 효과가 있다고 해서 인허가 책임이 면제되는 것도 아니다.

도시의 랜드마크는 높이로만 서는 것이 아니다.

절차와 신뢰 위에 서야 한다.

■ 허가 취소와 해체 명령이 내려졌다

그런데 이상한 냄새가 났다.

업체 선정 과정이었다.

감사원은 2024년 공익 감사를 통해 속초시가 공모지침서를 위반 공고하고, 평가 방법을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변경했으며, 지침과 다른 방식으로 평가점수를 산정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수사가 의뢰됐다.

속초시는 2024년 6월 25일 쥬간도에 허가 취소, 해체 명령, 원상회복 명령 등 11건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한때 속초 관광의 상징으로 불리던 시설에 대해, 같은 행정이 뒤늦게 취소와 원상회복을 명령한 것이다.

여기서 첫 번째 질문이 나온다.

처음 허가는 무엇이었는가.

뒤늦은 취소는 무엇이었는가.

허가가 정당했다면 왜 취소했는가.

취소가 정당했다면 처음 허가는 누가 책임지는가.

■ 세 기관, 세 개의 판단

같은 사건이다.

그런데 감사, 행정소송, 형사재판의 결론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감사원은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했다.

공모지침서 위반, 특정 업체에 유리한 평가 방법 변경, 지침과 다른 점수 산정.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행정소송 1심에서는 속초시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2026년 1월 21일 쥬간도가 제기한 10건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대관람차와 탑승동은 위법 상태를 해소할 다른 대안이 없으며, 공익 목적 달성을 위해 해체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형사재판 1심은 전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당시 사업을 허가한 김철수 전 속초시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하고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2026년 2월,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행정 절차상 문제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직권남용 범죄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정리하면 이렇다.

감사원 — 위법·부당 사항 확인, 수사 의뢰

행정소송 1심 — 속초시 처분 적법, 해체 불가피

형사재판 1심 — 전 시장 무죄

같은 사건. 세 개의 판단. 서로 다른 결론이다.

판단의 기준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이 묻는 질문은 하나다.

누가 허가했는가.

누가 검증했는가.

누가 책임졌는가.

■ 무죄 다음 날의 선언

2026년 2월, 형사재판 1심 무죄 선고가 나왔다.

김철수 전 시장은 기자들 앞에 섰다.

“감사원이나 행안부 감사가 잘못됐다고 하는 부분이 법원 판결에 나왔다.”

“바로잡아야 할 기회가 올 것이다.”

그리고 6·3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속초시장 선거는 이병선 현 시장과 김철수 전 시장의 재대결이 됐다. 속초아이(Sokcho Eye)를 허가한 시장과 취소한 시장이 다시 한번 맞붙었다.

결과는 이병선 50.80%, 김철수 43.87%. 표차 3005표였다.

속초시장 선거 투표자 10명 중 4명 이상이 무죄 선고를 받은 전 시장에게 표를 줬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속초는 아직 답을 찾는 중이다.

■ 지금도 돌고 있다

행정소송 1심에서 속초시가 이겼다.

그러나 속초아이(Sokcho Eye)는 멈추지 않았다.

쥬간도는 1심 판결 직후 항소장을 제출하고 집행정지 가처분을 재신청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행정1부는 2026년 2월 19일 이를 인용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이랬다.

“속초시의 행정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하고, 처분을 집행정지하더라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이 없다.”

이 결정으로 쥬간도는 2심 본안 판결 선고 이후 30일까지 대관람차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항소심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동안 대관람차는 돈다.

그동안 영업은 이어진다.

그 영업의 이익과 책임이 어떻게 정리될지, 위법 논란이 계속되는 동안 누가 어떤 책임을 질지, 아직 선명하지 않다.

■ 영랑호가 속초아이를 봐야 하는 이유

▲속초아이 대관람차 논란을 한눈에 정리한 일러스트. 감사원 공익감사, 행정소송 1심, 형사재판 1심 판단이 엇갈린 가운데, 허가 취소·해체 명령을 받은 시설은 항소심 집행정지 결정으로 현재도 운항 중이다. 일러스트=AI 생성

속초아이(Sokcho Eye)는 끝난 사건이 아니다.

영랑호가 지금 속초아이를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랑호 관광단지는 이미 고시됐다.

속초시는 북부권 관광거점을 말한다.

개발 측은 숙원사업을 말한다.

그러나 시민은 묻는다.

속초아이는 처음부터 충분히 검증됐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영랑호는 충분히 검증되고 있는가.

속초아이는 허가 뒤에 논란이 왔다.

영랑호에서는 논란이 이미 시작됐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

홍보보다 검증이 먼저여야 한다.

고시보다 공론화가 먼저여야 한다.

개발보다 책임 구조가 먼저여야 한다.

■ 65m짜리 증거물

속초아이(Sokcho Eye)는 오늘도 바다 앞에서 돈다.

바다가 보이고, 설악산이 보이고, 속초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관광객은 줄을 선다.

그러나 그 아래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도시는 관광객에게 보여주는 얼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도시를 살아가는 시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감사원은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했다.

행정소송 1심 법원은 해체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형사재판 1심 법원은 전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은 아직이다.

속초아이(Sokcho Eye)는 세 개의 판단이 충돌하는 한가운데서, 지금 이 여름에도 돌고 있다.

속초아이 논란이 아픈 이유는 대관람차가 운항 중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한 번 세워진 개발사업이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책임을 누가 어떻게 질 것인지 아직도 선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허가 먼저, 검증 나중.

홍보 먼저, 책임 나중.

영랑호에서 그 패턴이 반복돼선 안 된다.

속초에서, 지금 묻는다.

■ 〈지금 속초는〉 시리즈는 계속된다.

다음 편에서는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와 KTX 역세권 개발을 정면으로 짚는다.

1987년 대선 공약에서 시작된 철도, 39년의 기다림 끝에 공정률 11%가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현장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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