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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동전쟁, 공장까지 멈춰세운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영하 269도의 극저온 상태로 운송할 때 주로 쓰이며 반도체 웨이퍼를 식각하는 공정에서... 브롬은 지하염수나 해수에서 추출되는 원소로 중간재인 브롬화수소가스로 전환돼 반도체 식각 공정에...

중동전쟁, 공장까지 멈춰세운다

CG/연합뉴스

중동전쟁의 여파가 에너지·원자재를 넘어 중간재 위기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돼 장기적으로는 국내 중심의 조달 전략 변화와 재활용 기술 확보 등 대응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중동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유·액화석유가스(LPG) 등 단순한 에너지 원료의 가격 상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원료와 소재까지 충격을 받는 '공정 중단형 공급망 리스크'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것이 헬륨과 브롬이다. 헬륨은 천연가스 덩어리 속에 소량으로 전재하는 원소로 처리 과정에서 부산물로 추출된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영하 269도의 극저온 상태로 운송할 때 주로 쓰이며 반도체 웨이퍼를 식각하는 공정에서 정밀한 온도를 유지하고 세척 후 유독성 잔류물을 제거하는 데도 사용한다. 하지만 지난 3월18일 카타르 세계최대 생산거점인 '라스라판' 산업단지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파괴되면서 헬륨은 사실상 생산불능 상태에 빠졌다.  한국의 카타르 헬륨 의존도가 64%에 달하고 헬륨 생산국이 극소수에 불과다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입선 다변화가 쉽지 않다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브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브롬은 지하염수나 해수에서 추출되는 원소로 중간재인 브롬화수소가스로 전환돼 반도체 식각 공정에 소독용으로 투입되거나 브롬화수소산의 형태로 의약품, 난연 등으로 활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에 대한 원재료 브롬 의존도가 97.5%에 달한다. 물론 중국과 미국이 액화브롬을 생산하고 있고 중간재인 브롬화수소 는 일본에서 절반(47.1%) 가까이 수입하고 있기에 이론적으로는 대체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쟁이 장기화할 경우 원재료인 액화브롬의 수입 자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중간제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중간재 공급 차질로 반도체는 물론 의약품 공장이 멈출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공급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원유의 경우)현재 확보된 물량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보유한 재고까지 더해져 4~5월은 비축유 방출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는 수급 불안은 대체물량 확보와 수요 관리로 단기 처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중간재에 대한 대응책도 수립하고 있다. 김 장관은 "공장을 멈추는 것보다 수입을 우지할 수 있도록 유인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장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공급선 다변화 같은 방안도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공정 유지를 위한 공급망 대응 체계로 정책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가 석유화학·원료·산업소재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조달 전략을 수입선 다변화에서 실물 확보형 조달체계로 전환하고 에너지 자립 관련 기술을 국가 안보 필수 기술로 지정해 지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진실 무역협회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처럼 우리 정부도 원유나 LNG·나프타·브롬·헬륨 등에 대한 민간의 사전 물량 확보를 유도하고 위기시 국내 공급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달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에너지 저효율 구조에서 탈피해 공급망 단절시에도 공장을 멈추지 않는 구조적 체질 개선도 이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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