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개발연구원
우리 경제 전반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국제 유가 급등과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면서 물가, 소비, 투자, 수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7일 내놓은 ‘경제동향 4월호’를 통해 “우리 경제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여왔는데 중동전쟁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우선 현재까진 내수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가운데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1∼2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6% 증가해 지난해 12월(2.1%)보다 소폭 늘었고 특히 서비스업생산도 3.3% 증가해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했다. 건설업생산은 3% 감소했지만 지난해 12월(-6.4%)과 비교해선 감소폭이 축소됐다. 소매판매 역시 2.7% 증가율을 기록, 지난해 12월(1.2%)보다 개선된 흐름을 보였다. 또 설비투자는 반도체 투자 호조세에 힘입어 1∼2월 평균 9.3%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감소세가 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 등 ICT(정보통신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AI(인공지능) 관련 수요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일평균 기준 반도체(140.5%)와 컴퓨터(176.6%) 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48.3%(일평균 기준 41.9%)나 증가했다. 고용 부진도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DI는 다만 3월 들어 중동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급등과 맞물려 전월(2%)보다 높은 2.2%를 기록했다. 아직까진 물가안정목표 수준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비용 상승은 향후 가파른 물가 상승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KDI 분석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1월 배럴당 62달러에서 지난달 128.5달러까지 치솟았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107.0)는 여전히 기준치(100)를 웃돌지만 전월(112.1)에 비해선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고 기업심리지수 역시 악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와 수출 여건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설비투자는 불확실성 확대로 회복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전망했고 건설투자 역시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수출도 중동전쟁에 따른 대외 수요 축소로 향후 여건이 다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3월 말 국고채금리(3년물)는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전월 말(3.04%)보다 높은 3.55%를 기록했다. 주가(코스피)는 월말 기준 1월 5224.4에서 2월 6244.1까지 급등했다가 3월엔 5052.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을 나타내는 KOSPI200 변동성지수(VKOSPI)도 2월 47.1에서 3월엔 62.5로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안전자산 선호 및 중동 원유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반영되면서 1500원 대로 상승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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