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폭격한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거점 라스라판.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전세계 헬륨(He) 생산 3분의 1이 중단되면서 전세계 반도체 제조산업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중동에서 주로 헬륨을 수급하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타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동 전쟁으로 인한 헬륨 품귀 현상이 전세계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상온에서 무색무취의 기체인 헬륨은 산업과 과학기술 전반에 널리 쓰이며 특히 반도체 칩 제조에 필수적인 물질로 꼽힌다.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에서 웨이퍼를 냉각하거나 웨이퍼에 남은 유독성 잔여물을 제거하는 데도 쓰인다.
헬륨은 천연가스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미국과 카타르에서 주로 생산한다.
카타르는 라스라판 산업단지의 정제설비를 통해 전세계 공급량의 약 3분의 1을 생산한다. 이란이 카타르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공격해 헬륨 생산 설비를 파괴하면서 복구에만 약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 발발 전에 운송된 헬륨이 있지만 저장 온도에 민감한 액체 헬륨은 약 한 달 반 정도의 공급량만 비치할 수 있다. 빠르면 수주 내로 실질적인 헬륨 부족이 체감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 주요 반도체 칩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연쇄적으로 휴대폰 제조와 인공지능(AI) 서버 구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TSMC는 헬륨 부족 현상에 대해 NYT에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헬륨의 약 3분의 2가 카타르에서 들어왔다. 한국 기업에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 헬륨 부족 사태에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반도체 제조사들이 헬륨 가격을 가장 높게 제시해 우선 확보하면서 제약과 의료영상 등 헬륨이 필요한 다른 산업 분야가 공급 부족에 시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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