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동 리스크에 ‘또 美관세 직격 (AI 생성)
중동 전쟁 리스크로 시름을 앓고 있는 충청지역에 관세 악재가 겹쳤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15%를 넘는 파생제품에 완제품 기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철강·알루미늄·구리 원재료에 대한 품목 관세는 기존과 동일하게 50%가 유지된다. 또 주력 수출품인 초고압 변압기와 일부 공작기계는 2027년 12월 31일까지 25%에서 15%로 인하된 관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해외업체가 철강 생산비를 낮게 신고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미국 내 최종 구매가격으로 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이번 조치는 6일 오전 0시 1분(미 동부시간)부터 시행된다. 대전의 한 무역학 교수는 “지난해 6월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로 인상했고 같은 해 7월부턴 구리에도 동일한 관세를 적용했다”며 “이번 조치는 금속 자체를 넘어 가전·부품 등 파생제품까지 규제를 확대한 것으로 우회 수출을 차단하고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일부 품목에 부담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산정 방식이 단순화되면서 중소·중견기업의 행정 부담이 줄고 한미 FTA에 따른 0% 기본 관세 효과로 경쟁국 대비 가격 경쟁력도 유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대전의 전자제품 납품업계 관계자는 “금속 함량 기준 과세에서 완제품 과세로 바뀌면서 부담이 제품 전체로 확대된 만큼 결국 납품단가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세탁기 등 일부 가전은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게 사실이나 그 외 품목은 여전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2월 기준 충청권 10대 수출 품목 중 대전은 펌프(3위), 의료용 전자기기(7위), 세종은 무선통신기기 부품(1위), 펌프(9위)가 포함된다. 충남의 한 자동차부품업체 대표는 “자동차부품은 상당수가 기존 자동차 232조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돼 있어 이번 개편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는 리쇼어링 압박 성격이 강해 향후 관세 확대 가능성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허 의약품 및 원료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관세 협상에 따라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한 우리나라엔 15%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력 대미 수출 품목인 제네릭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원료에 대해서는 1년간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유예 조치를 뒀다. 지역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주요 수출 품목이 유예 대상에 포함돼 단기적으로는 다행이지만 향후 품목이 확대될 경우 가격 경쟁력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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