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토큰'을 새로운 성장 지표이자 수출 분야로 지목했다. AI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통해 중국 디지털 경제를 재편하겠다는 의도다.
중국 국가데이터관리국은 지난 24일 토큰 일일 소비량이 3월 기준으로 140조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2024년 초에 기록된 1000억개보다 1000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해 말 100조개보다도 40% 이상 높은 수치다.
류례훙 국가데이터관리국 국장은 "이러한 급증세는 중국의 AI 산업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며, 기본적인 채팅 기능에서 의사 결정 및 작업 실행이 가능한 더욱 정교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런 급증세는 최근 중국을 휩쓸고 있는 '오픈클로' 열풍과 오픈소스 모델의 성능 향상에 따른 바이브 코딩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중국의 주요 AI 기업들은 최근 일제히 오픈클로를 자체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자체 모델의 활용도를 끌어올리려는 것이다. 또 오픈클로와 같은 에이전트는 기존의 단답형 AI 챗봇보다 훨씬 많은 토큰을 생성한다.
또 중국의 AI 기업들이 최근 출시한 주요 모델은 미국의 모델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성능을 크게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춰 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달에는 모델 서비스 전문 플랫폼 오픈라우터(OpenRouter)의 AI 토큰 주간 사용 순위에서는 미니맥스가 1위에 오른 것을 포함, 딥시크와 문샷 AI 등의 모델이 상위에 올랐다. 이는 이 플랫폼에서 중국 모델이 미국을 앞선 첫 사례가 됐다.
코딩도 토큰 사용량이 AI 챗봇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요약하는 데 챗봇은 약 3만개의 토큰이 필요하지만, AI 에이전트는 간단한 코딩 작업에도 최대 2000만개의 토큰을 요구할 정도다.
중국 정부의 발표는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것이다. 류 국장은 "정부는 데이터 재산권 등록을 위한 통일된 국가 시스템 구축과 통합된 국가 데이터 시장 조성 및 데이터 인프라 개발 촉진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업계에서 주목받는 용어인 '토큰 수출'이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가시적인 지표"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추세의 핵심에는 새로운 경제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막대한 전력 생산량을 통한 컴퓨터 용량 구축으로, 저렴한 토큰을 전 세계에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수출하는 전력은 킬로와트시당 약 0.5위안(0.07달러)에 거래되지만, 에너지를 AI 토큰으로 전환하면 가치가 최대 22배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토큰의 공식 명칭으로 '츠위안(楊元)'이라는 이름을 붙일 것까지 제안, 새로운 경제 단위로 브랜드화를 시도하고 있다.
왕펑 베이징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러한 방식은 전 세계 사용자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라며 "경쟁력 있는 가격의 토큰을 통해 중소기업, 독립 개발자, 그리고 신흥 시장의 사용자들이 이전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AI 도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서부 지역은 저렴한 재생에너지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또 중국은 초고압 송전 설비, 액체 냉각 데이터 센터 및 서버 조립에 이르는 수직 통합 공급망을 구축했는데, 이는 경쟁국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독보적인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시위샤 중국정보통신기술연구원 선임 엔지니어는 "중국 토큰이 해외 경쟁사 대비 비용 우위를 점하는 것은 단순히 전기 요금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에너지 비용 우위, 향상된 AI 역량, 그리고 공급망 장악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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