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ㅍㅍㅅㅅ 오미정 기자) 중국 기술 기업들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을 강타했다. 현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주도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TCL은 초대형 부스를 통해 슈퍼 QLED·미니 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선보였고, 레노버는 로컬 기반 개인용 AI 에이전트 솔루션을 공개했다. 샤오펑(XPeng)은 세계 최초 양산형 플라잉카 모델을 소개했으며, 유니트리(Unitree)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AI·로봇·모빌리티 등 핵심 기술 영역에서 중국 기업들이 ‘콘셉트'가 아닌 ‘상용화 단계’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판도가 중국의 부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EY한영 산업연구원(원장 권영대)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기술 패권 전쟁 속 차이나테크의 실체’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소개하며, 중국이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한국과 동일 시장에서 경쟁하는 ‘동급 플레이어’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 제조국에서 기술국으로…수출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변화는 단순한 성장 수준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의 전환에서 나타난다. 과거 섬유·철강·가전 등 저가 제품 중심이었던 수출 구조는 전기차(EV), 배터리, 스마트기기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이 변화의 방향이 한국과 정확히 겹친다는 점이다. 전자,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과 중국의 전략 산업이 거의 동일해지면서, 양국은 더 이상 보완 관계가 아닌 직접 경쟁 관계로 전환되고 있다.
EY한영의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1%에서 2024년 67%까지 상승했고, 조선 시장에서도 202년 44%였던 점유율이 2024년 75% 수준까지 확대되며 한국과의 격차를 넓혔다. 중국의 OLED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3%에서 2024년 34%까지 치고 올라왔다. 같은 기간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86%에서 67%로 하락했다. 2024년 중국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9%를 기록해 한국의 7%를 넘어섰다.
◈ ‘국가 시스템’이 만든 경쟁력…돈·인력·정책의 결합
보고서는 중국의 기술 굴기가 국가 차원의 전략적 설계에 기반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5개년 계획을 중심으로 AI, 반도체, 배터리, 로보틱스, 바이오 등 핵심 기술을 선정하고 장기적인 재정 지원과 정책을 결합해 기술 자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R&D 투자와 정부 주도 펀드,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STEM 인력(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전문 인력) 양성과 고급 기술 인재에 대한 높은 보상 체계까지 더해지면서 기술 경쟁력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 일부 분야는 이미 ‘세계 1위’…배터리·로봇 앞섰다
EY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일부 핵심 기술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선도 수준에 도달했다.
AI 분야에서는 미국을 추격하는 수준까지 올라섰고, 반도체 분야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술 자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 분야에서는 글로벌 셀 제조 시장의 약 85%를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고,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휴머노이드 상용화를 선도하고 있다.
◈ “보완에서 경쟁으로”…한국 산업 구조 흔들린다
보고서는 한중 산업 관계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보완적 관계였지만, 현재는 동일한 첨단 산업에서 경쟁하는 구도로 전환됐으며, 한국의 주력 산업이 중국에 의해 대체되거나 잠식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EY한영 산업연구원은 한국이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수출 중심 국가인 만큼, 차이나테크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진행 중인 기술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산업 경쟁력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이미 현실화된 중국의 기술 성장에 대응하는 한국의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사진=‘기술 패권 전쟁 속 차이나테크의 실체’ 보고서 발췌
(ㅍㅍㅅㅅ / PPSS ) 오미정 기자 press@pp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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