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250만원 초과수익에 22% 과세
6·3지방선거 앞두고 과세 제도 존폐 논란
투자자 "주식만 편애, 코인도 혜택 주길"
비트코인 로고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정치권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로 촉발된 주식 시장과의 '조세 형평성' 논란에 징수 체계의 한계까지 겹치면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서다.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은 '전면 폐지'와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깜깜이' 징수망에 자금 이탈 우려도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과세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갈등의 핵심 뇌관은 자산군 간 과세 기준의 불균형이다. 정부와 국회가 증시 부양을 명목으로 2024년 금투세를 전격 폐지하면서, 국내 상장 주식의 경우 대주주가 아닌 이상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부담이 사실상 사라졌다. 반면 가상자산은 상금이나 복권 당첨금 같은 일회성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연 25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 22%(기타소득세 20%·지방세 2%)의 세금을 내야 한다.
과세를 뒷받침할 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24시간 장이 열리는 가상자산의 특성상 투자금은 다수 거래소와 개인 지갑을 수시로 오간다. 그러나 현재 구축된 국제 거래 내역 공유 시스템은 '총량' 위주로 설계돼 있어, 개별 투자자의 정확한 취득가액이나 거래 내역을 당국이 촘촘히 파악하기 어렵다.
결국 투자자가 모든 거래를 일일이 합산해 자진 신고해야 하는 구조 탓에, 세금을 피하려는 자본이 해외 거래소로 대거 이탈하는 '풍선효과'와 시장 음성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뜩이나 가상자산 산업은 뚜렷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금융당국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8% 줄었다. 일평균 거래 대금(5조4000억원)과 거래소 영업이익(3807억원)도 각각 15%, 38% 급감한 상황에서 무리한 제도 시행이 산업 위축을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선거 앞두고 행보 상반된 정치권
상황이 이런 가운데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 행보는 선명하게 갈린다.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과세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하며 1300만 코인 민심 공략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현행법상 가상자산 과세 규정을 삭제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을 방문해 업계 및 투자자들의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송 의원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정의하는 글로벌 동향을 언급하며, 증권과 동일한 과세체계를 적용하는 대신 금투세와 마찬가지로 가상자산 소득세를 폐지해 과세제도를 정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제출한 법안에 신중한 입장이다. 기존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당의 방침이라며 아직까지는 과세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수 확충의 필요성과 더불어 미국·일본·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이 이미 코인 과세를 시행 중이라는 점이 이유로 지목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 박모 씨(34)는 본지에 "주식 세금은 없애면서 코인만 강행하는 것은 정책적 신뢰의 문제"라며 "이번 정부가 주식은 정책적으로 많은 부양책을 펼치며 특히 편애하는 듯하다. 가상자산에도 주식 같은 다양한 혜택을 주면 좋겠다"고 했다.
가상자산 구매 예정자 김모 씨(27)는 본지에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어 투자를 생각 중인데, 솔직히 주식보단 코인이 현실적으로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정치권이) 집값을 잡든지 가상자산 관련 세금을 조정해 주든지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