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재테크 동상이몽]
청년은 한 달 만에 손 떼고 60대는 1년째 버틴다
자영업 이어 플랫폼도 ‘양극화’
플랫폼 배달·새벽배송 시장에서 20대는 단가 하락에 미련 없이 발을 빼고, 60대는 연금 공백을 메우려 같은 시장으로 밀려들고 있다. 같은 배달 앱, 두 세대의 동기는 정반대다.
21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16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8000명 늘었다. 2016년 이후 10년 연속 증가세다. 반면 같은 기간 15~29세 청년 자영업자는 3만3000명 줄어든 15만4000명에 그쳤다. 3년 연속 감소다.
국가데이터처는 청년층이 숙박·음식점업과 함께 배달 라이더·택배 기사 등이 포함된 운수·창고업에서 가장 많이 줄었고, 30대도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에서 감소 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운수·창고업으로 좁히면 세대 간 격차는 더 뚜렷하다. 60세 이상 운수·창고업 자영업자는 2018년 19만500명에서 2023년 30만5800명으로 5년 새 약 11만 명 늘었다.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개인택시·화물차·택배 운송으로 은퇴자들이 유입된 결과다. 청년층이 줄어든 자리를 60세 이상이 채워가는 구조다.
2030 청년층에게 배달과 새벽배송은 필요할 때만 켜는 단기 부업이다. 출퇴근이나 상사 지시 없이 자기 시간에 맞춰 일할 수 있다는 점에 끌린다. 취업 준비 기간이나 주말에 바짝 벌어 주식·코인 투자 자금이나 생활비에 보탠다. 다만 지속성은 짧다. 플랫폼이 라이더 모시기 경쟁을 줄이고 건당 단가나 보너스를 깎으면 청년층은 곧장 앱을 지운다.
서울의 한 IT 기업에 다니며 주말 배달 부업을 했던 김모(28) 씨는 “처음엔 시간당 2만~3만 원까지 벌며 꿀 알바라고 생각했는데, 기본 단가가 떨어지고 기름값을 빼니 남는 게 없어 한 달 만에 앱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굳이 몸을 갈아가며 박한 단가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60대 이상에게 플랫폼 노동은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 주된 직장에서 은퇴한 뒤 국민연금 본격 수령 전까지 2~5년간 발생하는 소득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도보 배달과 실버 택배, 대리운전 전선으로 내몰린다.
이들은 청년층에 비해 내비게이션과 배달 앱의 호출 방식에 적응하기 힘들어한다. 도보나 자전거를 쓰는 탓에 배차 속도가 느리고, 건당 수익도 낮다. 하루 3~4시간을 걸어 손에 쥐는 돈은 2만~3만 원 안팎이다. 그래도 일을 놓지 못한다.
지난해 퇴직 후 도보 배달을 시작한 이모(64) 씨는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손주 용돈이라도 주려면 하루 3만 원이라도 간절하다”며 “무릎이 쑤시고 배차가 잘 안 잡힐 때마다 속상하지만, 30대 청년들과 경쟁하며 버티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플랫폼을 자율적이고 단기적인 소득 다변화 수단으로 활용하는 반면, 시니어층은 열악한 노후 소득 보장 체계 때문에 저임금·고위험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단순한 투자 개념의 재테크를 넘어, 은퇴 세대의 실질적인 현금 흐름을 받쳐줄 사회적 일자리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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