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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2〉금감원은 무엇을 바꿀 것인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함께 꾸린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출범했다. 이후 조직은 확대됐다. 기존 37명이었던 인력 규모를 62명으로 늘렸다. 1팀 체제는 2팀 체제로 개편됐다.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2〉금감원은 무엇을 바꿀 것인가?

박철성 기자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2〉금감원은 무엇을 바꿀 것인가

■ 조직 늘렸다, 인력 보탰다, 그런데 시장은 왜 또 달렸나

▲금감원과 거래소는 대응 조직을 키웠다고 했지만, 이상급등 종목은 그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경고 이후에도 주가는 달렸고, 외국인과 기관은 팔았고, 개인은 받았다. ‘발표는 많았지만 시장은 바뀌었는가’라는 질문을 압축한 이미지. 일러스트=AI 생성.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어야 했다.

■ 정부는 움직였다

대통령이 말한 뒤 금융당국은 움직였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함께 꾸린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 출범했다. 이후 조직은 확대됐다. 기존 37명이었던 인력 규모를 62명으로 늘렸다. 1팀 체제는 2팀 체제로 개편됐다.

금융위의 강제조사반과 금감원의 일반조사반이 각각 추가됐다. 한국거래소의 신속심리반은 두 팀을 공통 지원하는 구조가 됐다.

숫자도 나왔다. 금감원은 2팀 일반조사반에 우선 14명을 배치한 뒤 순차적으로 모두 20명 규모로 운용하겠다고 했다. 합동대응단 추가 배치로 줄어드는 본원 조사역량을 보강하기 위해 2026년 상반기 안에 30명을 증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디지털 포렌식 실무 경험이 있는 조사원 2명도 추가 배치한다고 했다.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했다.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과 임원 선임 제한도 예고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거듭 강조했다.

발표는 많았다. 숫자도 있었다. 제도도 예고됐다.

그렇다면 시장은 바뀌었는가.

■ 진원생명과학은 그 뒤에도 달렸다

▲ 진원생명과학(011000) 일봉 차트. 2024년 7월 최고 4,735원 1차 급등과 2026년 5월 2차 급등이 같은 패턴으로 반복됐다. 최저 618원 기록 후 급등했으나 경고 → 재지정 → 위험예고 → 거래정지 예고 → 감자 관련 공시까지 이어졌다. 하단 수급 차트에서는 개인보유수량이 급증하고 외국인이 꾸준히 빠져나간 흐름이 선명하다. / 차트=키움증권 HTS

진원생명과학(011000·대표이사 고광연·한우근)을 보자.

1편에서 이미 이름을 올렸다. 투자경고 지정예고 종목 명단에 들어갔다. 그러나 경고는 멈추지 않았다.

2025년 4분기 영업손실 131억 원. 순손실 161억 원. EPS는 마이너스 629원. 부채비율 191.5%. 이자보상배율은 산출조차 되지 않는다. 종업원 52명. 의약품 제조업체다.

저점 618원에서 최고 4,270원까지 치솟았다. 저점 대비 약 591% 급등이었다. 실적이 바뀐 게 아니었다.

거래소는 경보를 쏟아냈다. 투자경고 지정. 재지정. 5월 19일 전후 투자위험종목 지정예고와 매매거래정지 예고가 이어졌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그 직후 감자결정 관련 공시가 나왔다. 자기전환사채 매도 결정과 정정 공시도 이어졌다.

경고 → 재지정 → 위험예고 → 거래정지 예고 → 감자 관련 공시. 이 흐름이 한 종목 안에서 이어졌다.

수급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120일 누적 기준 개인은 657만 주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612만 주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35만 주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꾸준히 팔았다. 개인이 받았다.

5월 18일 하루 수급은 더 노골적이었다. 개인은 892만 주를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854만 주를 순매도했다. 같은 날 같은 종목에서 물량의 방향은 정반대였다.

합동대응단은 출범했다. 그러나 시장의 장면은 바뀌지 않았다.

경고는 붙었다. 외국인은 팔았다. 기관도 팔았다. 개인은 받았다.

■ 조직이 늘면 적발도 빨라져야 한다

묻는다.

합동대응단 인원이 37명에서 62명으로 늘었다. 조사 인력을 우선 14명, 순차적으로 20명 규모로 배치한다고 했다. 본원 조사역량 보강을 위해 30명을 더 증원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상급등 종목에 대한 적발은 빨라졌는가. 고발·통보·제재는 늘었는가. 실제로 시장이 체감할 만큼 빠른 차단이 있었는가.

합동대응단의 성과 발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이미 대형 작전세력 적발과 압수수색, 재산동결 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의 질문은 따로 있다.

지금 눈앞에서 달리는 종목들은 누가 보고 있는가. 경고 이후 더 달린 종목들은 누가 들여다보고 있는가. 외국인과 기관이 빠져나가고 개인이 마지막에 받는 구조는 누가 막고 있는가.

인력 확충은 수단이다. 목적은 적발이다. 적발은 고발과 제재로 이어져야 한다. 고발은 수사로 이어져야 한다. 수사는 처벌로 이어져야 한다. 처벌이 패가망신이다.

조직은 커졌는데 현장의 체감이 바뀌지 않았다면, 합동대응단은 무엇을 더 바꿔야 하는가.

■ 제도는 예고됐다, 집행은 언제인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예고됐다. 부당이득 최대 2배 과징금이 예고됐다.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이 예고됐다. 임원 선임 제한이 예고됐다.

예고는 발표다. 집행은 결과다.

대한광통신(010170)은 3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이었다. 저점 대비 1,005% 급등했다. 합동대응단은 이 종목을 들여다봤는가.

형지글로벌(308100)은 2020년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 하나로 최고 7,949원까지 뛰었다가 600원대로 붕괴됐다. 합동대응단은 이 흐름을 정상으로 보는가.

오리엔트정공(065500)은 넉 달 만에 1,650% 급등했다. 이후 내부자 매도가 속출했다. 합동대응단은 내부자 매도 경위를 확인했는가.

우리로(046970)는 6거래일 만에 1,419% 폭등했다. 거래소 경보 여덟 번에도 멈추지 않았다. 동일 창구에서 천만 주 단위 매도와 매수가 동시에 발생했다. 합동대응단은 이 수급을 분석했는가.

진원생명과학(011000)은 경고 → 재지정 → 위험예고 → 거래정지 예고 → 감자 관련 공시까지 이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고 개인이 받는 수급이 120일간 반복됐다. 합동대응단은 이 흐름 어디에 있었는가.

■ 임시 조직인가, 상설 기구인가

합동대응단은 1년 정도 운영한 뒤 성과를 종합 검토해 연장 또는 상설화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조직이었다. 2026년 7월 말이면 출범 1년이 된다.

묻는다.

임시 조직이 1년 가까이 운영됐다. 그 사이 이상급등 종목은 계속 나왔다. 경고는 반복됐다. 피해는 쌓였다.

상설화를 논의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아직 상설화가 안 됐다는 뜻이다. 주가조작 세력은 1년짜리 임시 조직을 상대로 시장을 흔들고 있는가.

■ 이찬진 금감원장에게 다시 묻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다시 묻는다.

합동대응단 인원이 늘었다. 조사 인력이 보강됐다. 디지털 포렌식 인력도 추가됐다. 그 기간 동안 대한광통신, 형지글로벌, 오리엔트정공, 우리로, 진원생명과학에서 벌어진 일을 감독 당국은 정상으로 보는가. 비정상으로 보는가.

비정상이라면 합동대응단은 무엇을 했는가.

이상급등 종목의 급등 구간, 경고 이후 거래량 폭증, 외국인·기관 이탈, 개인 순매수 집중, 내부자 매도, 감자 관련 공시 흐름은 각각 따로 볼 일이 아니다. 하나의 구조로 봐야 한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언제 집행되는가. 예고가 아니라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가.

■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에게 다시 묻는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다시 묻는다.

신속심리반이 합동대응단에 배치됐다. 진원생명과학은 경고 이후에도 달렸다. 감자 관련 공시까지 나왔다. 신속심리반은 무엇을 심리했는가.

거래소 경보 시스템은 경고를 울렸다. 시장은 그 경고를 흥행 신호로 읽었다. 이 역설을 거래소는 인지하고 있는가. 인지한다면 무엇을 바꿀 것인가.

경고를 붙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경고 이후 거래량이 더 터지고, 개인 매수가 더 몰리고, 물량이 빠져나가는 구조라면 경고는 제동장치가 아니다. 경고는 광고가 된다.

거래소는 이 모순을 설명해야 한다.

■ 발표와 집행 사이

정부는 발표했다. 조직을 키웠다. 인력을 보탰다. 제도를 예고했다.

시장은 달렸다. 경고장은 붙었다. 개인은 들어갔다. 물량은 빠져나갔다.

발표와 집행 사이에 간격이 있다. 그 간격만큼 피해가 쌓인다.

패가망신은 구호가 아니다. 집행이다. 발언이 아니다. 결과다.

조직이 늘어난 것은 알겠다. 인력이 보강된 것도 알겠다. 1호 사건 성과가 있었다는 것도 안다.

그렇다면 지금 시장에서 반복되는 이상급등 종목들은 누가 막고 있는가.

적발과 제재 성과가 있다면 금융당국은 구체적 사건명과 처분 결과를 시장 앞에 더 자주, 더 빠르게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이 안다. 주가조작은 걸린다는 것. 경고 뒤에는 조사가 온다는 것. 조사 뒤에는 제재가 온다는 것. 제재 뒤에는 패가망신이 온다는 것.

그렇다면 묻는다.

패가망신한 세력이 있는가.

지금 달리는 종목 앞에서, 시장이 두려워할 만큼의 결과가 있는가.

※ 이 기사는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다음 회에서는

■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3〉누가 팔았고, 누가 받았나

■ 외국인은 떠났고 개인은 남았다

경고가 붙은 종목에서 반복된 수급 구조를 추적합니다. 주가는 혼자 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 팔아야 누군가 삽니다. 문제는 누가 먼저 빠져나갔고, 누가 마지막에 남았느냐입니다.

3편의 질문은 단순합니다. 누가 먼저 빠져나갔고, 누가 마지막에 남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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