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CI 등 외형 통합 가속
임금·서열 갈등 여전히 변수
마일리지 심사 통과가 관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에도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향후 10년간 별도 관리하며 기존 사용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앞두고 양사 간 시스템과 브랜드를 하나로 묶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좌석 번호 체계 개편부터 기업 이미지 통합까지 외형 정비는 빠르게 진행되지만 임금과 마일리지 등 핵심 과제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2월 14~16일 운항하는 국내선과 국제선 전 노선의 좌석 번호 체계를 대한항공 기준에 맞춰 조정한다. 승객 혼선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A380(495석)을 제외한 대부분 기종에서 비즈니스 클래스 시작 열은 1열에서 7열로, 이코노미 클래스는 10열에서 28열로 변경된다. A380은 상층 비즈니스석과 2층 이코노미석을 유지하고 1층 이코노미 시작 열만 30열에서 28열로 조정된다. 좌석 위치나 배열에는 변화가 없다.
이번 조치는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한 사전 정비 성격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연내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6년 통합 항공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2월 17일 전후 출범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해당 시점을 언급하며 합병 추진 상황을 공유한 바 있다.
외형 통합 작업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984년부터 사용해 온 태극 마크를 현대적으로 바꾼 새 CI(Corporate Identity)를 도입하고 짙은 파란색 계열을 강조한 항공기 도장을 공개했다. 현재 일부 항공기에 적용됐으며 전체 240여 대 기체에 반영하는 작업은 정기 정비 일정에 맞춰 진행돼 2028~2029년 마무리될 전망이다.
공항 인프라와 서비스도 통합 수순을 밟고 있다. 탑승수속 카운터와 라운지 간판을 교체하고 탑승권·수하물 태그·기내 식기와 담요 등 비품 디자인을 일원화하고 있다.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개편도 병행 중이다. 지난 1월부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로 이전해 대한항공과 같은 거점을 기반으로 운영 중이다.
다만 내부 결합 과정은 순탄치 않다. 양사 간 임금 격차와 직급 체계 조정이 대표적인 갈등 요인이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직원 평균 연봉은 약 1억1300만원, 아시아나항공은 9070만원 수준으로 차이가 크다. 이로 인해 조직 내 불안감도 적지 않다.
특히 조종사 노조 간 근속 서열인 시니어리티 통합 문제는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동일 경력 조종사의 승급 순서와 역할 배분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통합안도 최종 변수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탑승 마일리지는 1대1, 제휴 마일리지는 1대0.82 비율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마일리지 혜택을 보장해야 한다며 통합안을 지난해 6월과 12월 두차례 반려했으며, 현재 수정안을 다시 제출해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항공업계는 외형 통합과 달리 임금 체계 개편과 마일리지 조정은 노조와 정부, 소비자를 동시에 설득해야 하는 과제라고 보고 있다. 핵심 쟁점 해결 시점에 따라 통합 항공사 출범 일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한항공은 오는 6월 1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로부터 기내식·기내면세품 사업 자회사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지분 80%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약 7500억원으로, 거래가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해당 회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0년 코로나19 당시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당 사업을 매각했으며, 이번 재인수는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기내식 공급 안정성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한진그룹 5개 항공사의 통합에 대비해 기내식 수요와 서비스 운영 체계를 일원화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시니어리티=조직 내 근속 연수와 경력을 기준으로 정하는 서열 체계다. 항공업계에서는 승진과 기장 전환 순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노조 간 갈등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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