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정
오늘은 지루해도 내일은
눈물 나게 좋을 거야
방금 하품을 마친 내게
당신이 말했지
잠깐의 무료함을 달래느라
손톱을 깎던 나는
그거 눈물 나게 좋은데
라고 말했지
눈물을 훔치며
◇신혜정= 200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라면의 정치학>, <여전히 음악처럼 흐르는>, 산문집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 <흐드러지다>가 있다.
<해설> 하품이라는 일상적인 행위 하나를 두고 눈물을 연결하는 상상력은, 무료함과 눈물이라는 관계 사이에 동적인 하품을 끼워 넣음으로 무료-하품-눈물이 한 편의 시가 되고 있다. “잠깐의 무료함을 달래느라/손톱을 깎던 나는” 에서는 무료함이 왜 손톱을 깎게 하는지, 동물에서 진일보 진화한 인간이 스스로 손톱을 깎는 행위는 심리적인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인지? 여러 각도로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하는 그런 시이다. 한때 손톱이 조금만 자라도 물어뜯던 버릇이 있었던 나는 생각이 막히면 초초함을 느끼곤 했는데, 시인에게 당신이란 사람은 하품하는 자신을 두고 “오늘은 지루해도 내일은/눈물 나게 좋을 거야”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걸로 봐서, 다정한 좋은 사람인 건 맞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오랜 무료가 아닌 “잠깐의 무료”라는 말과 “눈물을 훔치며”는 역발상의 모호한 여운으로 읽힌다. -박윤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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