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외국인 4.4조원 순매수 중
정부, 미 뉴욕서 투자설명회도 개최
금리인하 불투명, ‘강달러’ 지속될 수도
“코스피 전체 멀티플 확장은 아직 일러”
코스피 지수가 다시 전고점 근처까지 상승한 가운데, 외국인 수급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등을 비롯한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홍기원 기자] 코스피 지수가 다시 전고점 근처까지 상승한 가운데, 외국인 수급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지난 1분기 동안 63조원 어치의 주식을 팔았지만 중동 정세가 차츰 안정을 찾는다면 다시 국내시장으로 돌아오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6191.92로 지난 2월 27일 기록한 장중 최고가 6347.41에 근접한 상황이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에만 1139.46포인트(22.55%) 상승하며 중동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외국인들도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4090억원 매수 우위(17일 현재)를 보이고 있다.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다소 완화되며 외국인들의 ‘셀코리아’ 흐름이 약간 달라진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이 16일 발표한 ‘2026년 3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다. 외국인 주식 순매도 물량 규모는 지난 1월 980억원, 2월 19조5580억원, 3월 43조5050억으로 계속 불어났다.
3월말 현재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1576조2000억원(시가총액의 30.7%)을 보유하며 시총 비중으로 본다면 지난해 12월(30.8%)과 비교해 주식 보유 비중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이 코리아’를 내걸고 자본시장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정부로서는 아쉬운 결과다.
정부는 지난 14일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주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직접 이날 설명회에 참석해 한국정부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여러 분야에 걸쳐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지난 1일 WGBI(세계국체지수) 편입을 넘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자본시장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 투자자들이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코리아 프리미엄’의 추동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이번 투자설명회를 계기로 아폴로, 블랙락, 핌코 등 주요 금융기관 최고위 인시들과 개별 면담도 가졌다. 톱 골드스타인 블랙락 최고운영책임자는 해당 면담에서 한국의 자본시장 개혁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라며 “이러한 노력이 한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이 1분기처럼 강한 매도세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강한 매수세 역시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한 이유는 중동 리스크도 원인이지만 한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해외 연기금이나 액티브 펀드들이 리밸런싱 과정에서 많이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서 특히 반도체 업종들의 강세가 뚜렷하자 이에 대한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본 것이다.
김 연구원은 “대형주들에 순매수가 계속 들어올 듯하다. 다만 순매수로 전환하더라도 드라마틱한 강한 움직임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의 원·달러 환율 레벨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라며 “환 손실 우려가 진정되면 외국인들이 다시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금리에 따른 환율 추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만약 금리인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이는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에서 외국인 순매도의 90% 이상이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라며 “이는 단순한 비중 축소가 아닌 명시적 멀티플 디레이팅(가치 할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멀티플을 결정하는 금리, 이익 가시성, 리스크 프리미엄을 점검해보면 어느 것도 우호적 전환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코스피 전체의 멀티플 확장은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 국면에서 외국인은 일관되게 순매도했다. 1400원대 이상의 환율이 지속되는 한 외국인의 신규 매수 동기는 구조적으로 제약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금리 인하가 어렵고 센티먼트(투자자 심리)가 개선되지 않았으며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고 있다. 세 축이 모두 안갯속인 상황에서 멀티플이 확장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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