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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이비행기 [이문재의 발견]

교실 붕괴를 다룬 드라마가 화제다. ‘참’ 자가 들어가면 기존 제도와 문화는 뒷전으로 물러난다. ‘참교육’이라는 말이 교육이 지닌 본래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든다. 건국 이래 교육이 문제 되지 않은 시절이 있었던가. 돌아보면 무참하고 내다보면 아득하다.

종이비행기 [이문재의 발견]

종이비행기

우리 국어 선생님

다른 학교로 떠나시는 날

우리 3학년 3반은 창가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노트를 찢어 접기 전에

몇몇은 선생님 고맙다고,

꼭 찾아뵙겠다고 쓰기도 했다

시집을 칼로 오린 친구도 있었다

1학년 때 담임이기도 했던

선생님께 불려 가

몇 번이나 혼쭐난 적이 있던 나는

혼자 4층 옥상으로 올라갔다

말씀대로

자세히 보겠습니다,

주어와 술어를 분명히 하겠습니다,

벽에다 문을 내겠습니다, 라고

써서 하늘 높이 날렸다

높지도 않은 산과

한참 달려가야 보이는 바다가 나오는

공립학교 교가는 첫 소절조차

가물가물한데

그날 국어 선생님을 향해

옥상에서 날린 그 종이비행기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시작 노트]

교실 붕괴를 다룬 드라마가 화제다. ‘참’ 자가 들어가면 기존 제도와 문화는 뒷전으로 물러난다. ‘참교육’이라는 말이 교육이 지닌 본래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든다. 건국 이래 교육이 문제 되지 않은 시절이 있었던가. 돌아보면 무참하고 내다보면 아득하다.

나는 선생님을 셋으로 나눈다. 좋은 선생님, 나쁜 선생님 그리고 기억나지 않는 선생님. 세 번째가 최악의 교사다. 그리고 우리 인생은 학생에서 선생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누군가에게 ‘선생’이 되지 않는다면 아직 어른이라고 할 수 없다.

원래 축구선수 메시에 관한 시를 쓰려 했는데, ‘참교육’이라는 화두가 귓전을 맴돌아 학창 시절을 돌아보았다. 좋은 선생님도 뛰어난 선수와 다르지 않다. 메시는 경기 내내 어슬렁거리다가 전력 질주하는 시간은 채 2분이 안 된다고 한다. 좋은 선생님의 결정적 가르침도 한두 마디다. 누가 국어책을, 교가를 다 기억하겠는가.

이문재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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