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곧 조직 개편 단행… "선수는 선수대로 모이고, 발탁 인사로 변화 만든다"
- "전 세계 유일 국가 로봇 진흥기관" — 정체성 재확립이 출발점
- 정책 분석·정체성·글로벌 페더레이션 — 3대 축 제시
- 추경 100억 원 실증사업 공고… R&D '원탑'에서 '요소기술 병렬개발'로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맨 가운데)이 27일 AMWS 2026 개막식을 마친 뒤, VIP부스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 촬영 - 에이빙뉴스
2026 자율제조 AI 월드쇼(AMWS 2026)가 개막한 27일. 전시장 한복판에서 마주친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신임 원장은 30분 남짓한 대화 동안 "하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인사치레로 흘릴 표현이 아니었다. 4월 1일 취임 후 약 한 달, 그가 진흥원 안과 밖에서 무엇을 점검하고 무엇을 결심했는지가 이 한 문장에 압축돼 있었다.
조 원장이 자리에 앉은 시점은 절묘했다.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M.AX 얼라이언스' 공동관은 "한 기업이 아닌 하나의 국가 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한국 로봇 산업의 새로운 좌표를 글로벌 무대에 박았다.
그 직후 산업통상부 장관은 추경에서 맥스 예산 830억 원을 지켜내며 실행 동력을 확보했다. 산업부가 정책 방향을 잡고,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이 간사 역할을, 그리고 휴머노이드 분과의 실질 운영을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한국AI·로봇산업협회가 맡는 구조다. 글로벌 각인과 추경 예산이 동시에 갖춰진 자리에 진흥원의 새 사령탑이 부임한 것이다.
다만 그 절묘한 타이밍은 동시에 무거운 짐이기도 하다. 진흥원은 전임 원장이 지난해 5~6월 갑작스럽게 사임한 뒤 약 1년 가까이 원장 공석 상태로 운영돼 왔다. CES에서 글로벌 참관객이 "왜 한국은 이렇게 묶여 있나"고 묻던 그 연합의 한 축이 정작 사령탑은 비어 있었던 셈이다.
무대와 예산은 갖춰졌지만, 그 동력을 굴릴 손은 한 달 전에야 자리에 앉았다. 조 원장이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27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막한 '2026 자율제조 AI 월드쇼(AMWS 2026)' 개막식에서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가운데)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한국자율제조플랫폼협회가 공동 주관하며, 'AI in Manufacturing : The Autonomous Revolution in Industry!'를 주제로 진행됐다. | 촬영 - 에이빙뉴스
"선수는 선수대로 모인다" — 발탁 인사·조직 개편 초읽기
조 원장이 가장 먼저 꺼낸 화두는 조직이었다. "취임 후 진흥원의 역할 수행 실태를 세심히 점검하고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곧 조직 개편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편의 핵심 키워드는
'발탁'
이다. 그는 "선수는 선수대로 모이고, 가장 잘하는 부분을 잘 모아서 발탁 인사도 하면서 내부의 여러 가지 일들을 변화시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권한과 책임의 균형도 짚었다. "직원들이 업무 과정에서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기관으로서 국민의 편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조 원장은 이미 취임사에서 △기반 구축 1.0 △보급 확산 2.0을 넘는 △상생협력 생태계 완성과 글로벌 협력의 'V3.0'을 천명한 바 있다. 한 달 점검을 마친 그가 곧 꺼내 들 조직도가 그 V3.0의 첫 가시화 단계인 셈이다.
"전 세계 유일 국가 진흥기관"… 정체성부터 다시 잡는다
조 원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한 가지 표현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 로봇 진흥기관이다."
미국이 빅테크 중심 AI 모델 경쟁, 중국이 국가 차원의 물량 공세로 로봇 산업을 키우는 가운데, 정부 산하의 단일 로봇 진흥 전담기관을 둔 나라는 한국이 사실상 유일하다. CES 2026에서 한국형 '연합' 모델이 글로벌의 시선을 잡은 것도 이 같은 구조적 차별성에서 비롯된다.
조 원장은 "이 위상에 걸맞은 정체성과 미션을 구성원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 조직의 정체성에 대한 컨센서스를 이룬 뒤에야 글로벌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정책과 한국AI·로봇산업협회 사이에서 진흥원이 '실행기관'으로서의 위치를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
로도 읽힌다.
조영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이 27일 AMWS 2026 개막식 현장에서 본지와 만나 취임 한 달 점검 결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촬영 - 에이빙뉴스
"3대 축 — 정책 분석·정체성 재확립·글로벌 페더레이션"
구체적인 구상을 묻자, 조 원장은 아직 다듬는 단계임을 전제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정책 분석 및 대안 제시 기능 강화.
그동안 진흥원이 산업체 실태조사·인력 실태조사 등 데이터 수집은 해 왔지만, 이를 분석해 전망치를 도출하고 정부에 선제적으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단계까지는 닿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다. "단순 조사에 그치지 않고, 분석과 대안 제시를 통해 정부 정책의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 원장의 진단이다.
둘째, 조직 정체성 재확립.
앞서 언급한 '전 세계 유일 국가 진흥기관'이라는 위상에 맞는 역할을 정립하고, 이를 대내외에 증명하는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셋째, 글로벌 허브 및 국제 협력 주도.
조 원장은 "단순히 국제 행사에 참여하는 수준을 넘어, 진흥원이 주도적으로 글로벌 페더레이션을 구성하고 국제 협력의 중심 허브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월 1일 취임사에서 밝힌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글로벌 실증 및 수출 연계 허브로 육성"한다는 약속의 외연을 한층 확장한 발언이다.
M.AX는 Manufacturing AX 제조 AX AI Transformation의 약자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산업 전략 프레임에서 사용되는 정책 용어다. 단순한 브랜드명이 아니라 제조 산업 전반을 AI 기반으로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적 개념이자 국가 산업 전환을 상징하는 핵심 키워드다. | 촬영 - 에이빙뉴스
CES 2026 현장에 마련된 휴머노이드 M.AX 얼라이언스 공동관 전경으로, 글로벌 로봇 기업과 바이어, 미디어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 촬영 - 에이빙뉴스
CES 2026에서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 촬영 - 에이빙뉴스
맨 왼쪽부터 휴머노이드 M.AX 얼라이언스 초대위원장 장병탁 서울대학교 교수, AEIROBOT 한재권 대표, KBS 박장범 사장이 CES 2026 현장에서 맥스 얼라이언스 공동관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 촬영 - 에이빙뉴스
"회원사 260개… 그러나 '진짜 선수' 가리는 일이 다음 숙제"
맥스 얼라이언스 회원사는 현재 260개까지 늘었다. 가입 자격 제한(경력 연수 등)은 없고, 보유 요소 기술·사업화 전략·향후 활동 계획을 기재한 서면 신청서를 통해 역량 및 정책 부합 여부를 검토한다. 작년 하반기부터 상시 모집에서 기간제 모집으로 전환했으며, 올해 공고는 하반기 예정이다.
문제는 외형이 커진 만큼 실질 기술력 보유 기업과 단순 참여 의욕만 있는 기업을 구별하는 선별 작업이 본격 과제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배터리, 통신 모듈, 중간재 부품, 핵심 부품 보유 기업들이 신규 가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협력 측면에서는 진흥원 내 글로벌 전담팀이 아직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는 코트라 등 외부 협력기관과 산발적으로 해외 전시회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수준이다.
조 원장의 조직 개편 구상에 글로벌 대응팀 신설이 포함될 것
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실효성 있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국내 공동 아젠다 발굴 → ▲진출 대상국 선정 → ▲진출 전략 수립의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진흥원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조영훈 원장은 광운대 전자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한세대 정보보호공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한 35년 경력의 IT·로봇산업 전문가로, 정보시대 IT 전문기자로 출발해 한국로봇산업협회 창립부터 약 20년간 협회에 몸담으며 상근부회장을 지냈다. 이후 뉴로메카 이사, 티라로보틱스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4월 1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7대 원장으로 취임했으며, 정보통신부·해양수산부·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바 있다. | 촬영 - 에이빙뉴스
"현장에 답이 있다"… 100일 프로젝트, 다음 카드는
조 원장은 취임 후 100일 실행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30일간 30여 개 로봇 기업 현장 방문, 60일 동안 산업부 얼라이언스 운영 점검과 미래기획 TF 가동, 마지막 10일 즉시 실행 가능 과제 시범 적용이라는 단계별 일정이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그는 그 첫 단계의 점검 결과를 손에 들고 다음 카드인 조직 개편과 V3.0의 첫 그림을 꺼낼 채비를 마칠 단계이다.
CES 2026에서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 던진 답은 "우리는 이미 함께 움직이고 있다"였다. 그 약속을 실제 성과로 증명할 첫 시험대 위에, 조 원장은 이제 막 올라섰다. "하고 싶은 일이 많습니다"라는 그의 한 마디에는, '작동하는 국가 전략'을 증명해야 할 시간이 시작됐다는 무게가 실려 있다.
* AVING NEWS는 기사 편집 시, Ai도구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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