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성 기아 사장이 '2026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기반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생활 방식과 이용 목적에 맞춘 모빌리티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아는 전기차(EV)·하이브리드(HEV)·목적기반차(PBV)를 아우르는 다각화 전략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래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 각자의 주행 환경과 수요에 맞는 선택지를 넓혀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기아는 지난 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 413만대 달성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를 통해 EV와 HEV를 둘러싼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충전 인프라, 주행 환경, 가격 부담 등 각기 다른 조건에 맞춰 차량을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HEV 라인업 강화다. 기아는 오는 2030년까지 총 13종의 HEV 모델을 운영하며 선택지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부담을 느끼거나 내연기관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텔루라이드와 셀토스 등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되고 K4 HEV 등도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여기에 연비와 출력을 기존보다 4% 이상 개선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실내 V2L(차량 전력 외부 활용) 등 편의 기능을 적용해 유지비와 활용성 향상을 동시에 노린다.
EV 역시 선택지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 기아는 2026년 보급형 모델 EV2를 시작으로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를 출시해 2030년까지 14종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소비자는 가격 부담·충전 환경·주행 패턴에 따라 EV와 HEV 가운데 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보급형 EV 확대와 HEV 라인업 강화가 맞물리면서 차량 구매 기준도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PBV(목적기반차량) 전략은 소비자의 차량 선택 기준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PBV는 하나의 차체를 기반으로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기아는 PV5를 시작으로 2027년 PV7, 2029년 PV9을 출시해 풀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업무용·캠핑·배송·교통약자 이동 지원 등 목적에 따라 같은 차체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이용 방식도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략은 소비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차량용 에이전틱 AI '글레오(Gleo) AI'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통해 운전자와 차량 간 상호작용을 고도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글레오 AI가 적용되면 목적지 안내·차량 기능 제어·차내 서비스 이용 등이 운전자의 사용 패턴과 주행 상황에 맞춰 제공된다. 직관적인 조작 환경과 함께 운전 피로를 줄이는 방향으로 사용자 경험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서는 2027년 말 SDV 개발 완료 후 2029년 초 고속도로·도심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레벨 2++ 기술 적용 계획을 제시했다. 상용화가 이뤄지면 장거리 주행이나 정체 구간에서 운전자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경쟁이 기술 자체보다 데이터 확보와 활용 역량에 달려 있다고 본다. 기아 역시 차량 데이터를 통합하는 구조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해지면서 하이브리드 확대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전략"이라며 "결국 데이터 기반 서비스 경쟁이 소비자 경험의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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