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로’ 주민규(오른쪽)와 유상욱 젠지 감독이 1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치지직 롤파크에서 열린 2026 LCK 플레이오프 2라운드 KT 롤스터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쿠키뉴스 쿡깸
LCK 최강의 위용을 자랑하는 젠지가 명불허전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무난하게 가면 젠지가 이긴다’는 말이 이날도 입증됐다.
젠지는 1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치지직 롤파크에서 열린 2026 LCK 플레이오프 2라운드 KT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젠지는 플레이오프 3라운드 진출과 함께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도 확정했다. 젠지는 오는 5일 한화생명e스포츠와 T1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승자와 결승 직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다.
젠지는 이날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매 세트 차분하게 주도권을 확보했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각자 역할에 충실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1세트 KT로부터 두 차례 장로 드래곤을 빼앗으며 승부를 뒤집었고 2세트에서는 주요 교전마다 에이스를 띄웠다. 3세트 교전에서도 연이어 승리하며 KT를 3-0으로 제압했다.
경기 후 유상욱 젠지 감독은 “좋은 경기력으로 이겼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듀로’ 주민규도 “밴픽도 깔끔했고 세트 스코어도 좋았다.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에포트’ 이상호(오른쪽)와 고동빈 KT 롤스터 감독이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쿠키뉴스 쿡깸
다만 KT도 아쉬운 표정만 지은 것은 아니었다. 고동빈 KT 감독은 “젠지가 강팀이기는 해도 준비한 대로 잘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기대와 다르게 0-3으로 패배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에포트’ 이상호는 “완패하기는 했다”면서도 “인게임 내용을 보면 좋은 모습이 많이 나왔다”며 “아쉽지만은 않다”고 차분히 짚었다.
고 감독은 패인에 대해 “젠지라는 팀 자체가 육각형의 팀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타 지향적인 밴픽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금 더 날카로운 조합으로 싸웠으면 승산이 있었을 것 같다. 이런 부분이 아쉽다”고 부연했다.
특히 1세트 막판 두 차례 장로 드래곤을 빼앗긴 장면이 뼈아팠다. KT가 경기 중반까지 유리한 흐름을 만들었지만 결정적인 오브젝트 싸움에서 젠지에 기회를 내줬다. 고 감독은 “계산 미스가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이상호 역시 “KT가 유리한 진영에서 싸움 구도를 잘 잡았을 때가 많았다”며 “그런데 디테일한 부분을 놓쳤다. 이런 실수가 한타 패배로 이어졌다”고 되짚었다.
젠지는 2026 LCK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쳤지만 시즌 후반부에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는 정규시즌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경기 운영과 밴픽을 다시 가다듬었다.
유 감독은 “정규 시즌 때 많은 시도를 했다. 당시 실패한 경험을 바탕으로 플레이 방식과 밴픽을 재정비했다”고 말했다. 주민규도 “최근에는 바텀 라인전이 중요해졌다. 라인전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며 “팀적인 움직임을 잘 맞추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KT전에 대한 준비도 꼼꼼했다. 유 감독은 “KT가 펼친 디플러스 기아전을 인상 깊게 봤다”며 “KT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 운영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젠지가 미드, 정글 라인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밴픽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젠지는 2세트에서 최근 KT가 활용했던 초가스를 꺼내기도 했다. 정규시즌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초가스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유 감독은 “김건부 선수가 솔로랭크에서 많이 활용했다. 이번에 사용해보고 싶다는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젠지는 롤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아직 플레이오프 3라운드 상대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젠지는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 감독은 “어떤 팀이 올라와도 이상할 것 같지 않다”면서도 “둘 다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민규도 “롤드컵 진출을 확정해서 당연히 좋다”면서 “오늘 경기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계속 발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플레이오프 일정을 두고 “몇 경기 남지 않았다. 열심히 준비해서 무조건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패자조로 내려간 KT도 다시 한번 의지를 다졌다. 고 감독은 “어떻게 보면 다음 경기가 올해 중에 가장 중요한 경기”라며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상호 역시 “오늘 완패하기는 했지만 인게임에서 나온 장점을 살리겠다. 한타 쪽을 잘 보완해서 이기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정후 기자 kj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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