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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책선거 기대하다 출마할 뻔했다

긴 지방선거 대응의 끝이 보인다. 매번 환경 현안을 다루면서 드는 생각은 ‘정책이 달랐다면 어땠을까, 주민에게 더 빨리 이런 정보가 전달되었다면 어땠을까’ 였다.

정책선거 기대하다 출마할 뻔했다

긴 지방선거 대응의 끝이 보인다. 매번 환경 현안을 다루면서 드는 생각은 ‘정책이 달랐다면 어땠을까, 주민에게 더 빨리 이런 정보가 전달되었다면 어땠을까’ 였다. 그래서 정책제안 등을 하는 선거 대응 방식에 대해 실효성이 있다 없다 말이 많지만, 이번 지방선거에는 좀더 빠르게 환경 현안을 정리해서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소통하겠다고 맘을 먹었다.

그렇게 4월을 맞이했고,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홍성군수 후보들에게 7개 환경 현안에 대한 정책제안서를 보내고, 홍성군의원 후보들에게는 농촌 난개발 방지 및 주민 알권리 확보를 위한 조례 제·개정에 대한 정책협약서를 보냈다. 정성스러운 답변을 받기도 했지만, 그럴 시간이 없다는 답변을 스스럼없이 건네는 후보도 있었다. 이런 저런 답변을 받기 위해 수십통의 전화를 돌리면서 내가 왜이러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드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정책선거해보자라는 일념하나로 그 시간을 버텼다.

후보들이 그 어느 때보다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시간인 선거 기간. 하지만 후보들에게 주민은 유권자일뿐 주권자는 아닌 듯하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이 지역에서 살아가야 할 주권자들에게는 그들의 권리를 지켜줄 정치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선거철에 표만을 원하는 정치인들은 자신의 기호와 이름을 알리기에만 혈안이 되어있지 나의 정책이 주권자들의 삶을 어떻게 변하게 할거라는 이야기는 빠져 있다. 그래서 홍성군수 후보 3인이 모두 송전탑 반대한다고 정책협약을 했지만 공보물에 단 한글자도 찾아볼 수 없을때는 내가 뭘 한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매번 선거제도가 문제라고 느꼈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그 실체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책·공약 마당에 가면 ‘정책선거 바로알기’라는 페이지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정책선거를 위한 교육자료까지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후보자 등록이 5월 14일에서 15일까지 진행되었지만 온라인에서 후보자들의 공약을 확인하는 데는 1주일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이것도 광역 및 기초 단체장의 경우에만 가능하고, 기초 단체장의 경우 5대 공약은 5월 21일 온라인 확인이 가능하나 공보물은 5월 26일부터 온라인에서 공개된다.

기초 및 광역 의원들은 공보물만 5월 26일부터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즉 온라인으로 공보물을 확인하게 되는 시점에는 집집마다 이미 책자가 배달된 다음이고, 5월 29일부터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느린 ‘정책선거’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고 하는데 어째서 선거정보는 이렇게 느리게 공개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결국 이런 느린 ‘정책선거’ 제도로 인해,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이 후보자들의 공약에 정책제안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 확인하고 지역신문에 보도하기로 했던 계획은 더 늦어져서 사전선거 전에 보도되기는 어려워졌다. 일반 주민들이 꼼꼼히 정책을 살펴보기에 그 양이 적지 않아 시민단체들이 미리 정책을 살피고 알려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면 안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후보자가 시민단체들에게 평가받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그것이 시민들에게까지 영향이 미친다면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도 신경을 쓸 텐데 그런 제도조차 없는 지금의 시스템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책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만 살아있는 단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말 주권자들을 위한 일꾼이 될 후보자라면 예비후보 등록과정에서부터 주요 공약을 발표하고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받아 공약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정책제안 및 정책협약이 진행된 사안에 대해서는 공약에 담고 당선 후 그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주권자에게 등급은 없다. 지역주민을 대리하기로 결심했다면 모든 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몇몇 힘있는 단체들에만 귀 기울이고 그들을 위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행태는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괴감이 들던 시간을 지나오면서 드는 생각은 ‘후보자들이 주권자의 목소리를 듣고는 있나, 차라리 내가 출마하는 게 낫지···’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수많은 주권자들이 투표용지를 펼치고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제시한 후보를 찾아 당당하게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 후보자들 모두는 정책선거에 힘써야 한다. 더 이상 전과기록을 가지고 최악을 피하는 표를 찍거나, 번호도 없는 곳에 도장을 찍으며 기권표를 던지도록 하는 선거는 안 된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 여부와 무관하게 4년 후 다시 후보자가 되고 당선되길 원한다면 2026년 6월 4일부터 ‘진짜 주권자들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정치’를 해주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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