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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용진 네트워크의 힘…“유통에 AI 접목, 생존을 위한 승부수”

겉으로는 친교 활동이었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AI) 사업 협력을 위한 강행군이었다.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정책실장과도 면담했다. 면담 내용은...

■신세계, 국내 최대 AIDC 구축정 회장 작년 밴스 초청으로 방미리플렉션AI CEO 만나 협력 논의3개월 만에 250㎿ DC 건립 결실러트닉 장관 MOU 현장 직접찾아10조 규모 국내 AI 인프라 중 최대하반기 합작법인 설립·부지 물색정용진(오른쪽) 신세계 그룹 회장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연찬에서 나란히 서있다. 신세계그룹지난해 12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초청으로 워싱턴 DC 부통령 관저에서 열린 성탄절 만찬에 참석했다. 겉으로는 친교 활동이었지만 실제로는 인공지능(AI) 사업 협력을 위한 강행군이었다. 정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정책실장과도 면담했다. 면담 내용은 미국 AI 인프라와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해외에 전수하는 ‘AI 수출 프로그램’이었다.이후 정 회장은 플로리다 마러라고로 날아가 테크 업계에서 급부상하는 거물을 만났다. 바로 리플렉션AI의 최고경영자(CEO) 미샤 라스킨이다. 라스킨 CEO는 버클리 AI 연구소를 거쳐 구글 딥마인드의 제미나이 프로젝트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개발자 출신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 회장에게 커머스 사업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잇단 회동은 약 3개월 만인 16일(현지 시간) 신세계와 리플렉션AI가 정식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로 결실을 보였다. 정 회장과 크라치오스 실장이 논의한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 1호 사업이기도 하다. 신세계와 리플렉션AI가 한국에 국내 최대 규모(250㎿)의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한 것이다. 국내에서 추진 중인 AI 인프라 중 최대 규모로 약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신세계그룹이 부지와 각종 인프라를 책임지고 리플렉션AI는 AI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는 구조다. 올해 하반기 양 사가 합작 법인을 설립하면 신세계는 부지 물색에 돌입할 계획이다. 부지 위치는 한국 정부의 균형 발전 기조와 전력 확보 문제 등을 고려해 비수도권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양측은 이를 위해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방안도 합의했다. 현실화할 경우 국내에 미국의 오픈소스(개방형)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 국내 AI 서비스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AI 인프라가 대폭 강화된다.특히 엔비디아가 리플렉션AI의 투자사라는 점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급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플렉션AI는 지난해 10월 80억 달러(약 12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다만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자금 조달이 관건으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생산적 금융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서 미 연방정부의 저금리 금융 지원 정책도 모색할 방침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리플렉션AI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분위기인 만큼 현지 금융 지원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엔비디아·오픈AI·구글·메타를 보유한 미국은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앞서고 있지만 오픈소스 AI는 중국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오픈소스 AI 개발사인 리플렉션AI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아직 출시 모델이 없는 데도 리플렉션AI의 몸값이 1년 만에 36배 급등한 것에 이 같은 미중 경쟁 구도가 한 몫 했다”고 말했다.이번 협력이 미국의 AI 수출 프로그램의 1호 사례라는 점도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이날 MOU 행사에 직접 참석해 정 회장과 나란히 선 것도 이번 협력의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이번 협약을 통해 한미 통상 관계 강화에 기여하는 기업이라는 상징도 얻게 됐다고 보고 있다.신세계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협력을 두고 “생존을 위한 사업”이라는 평가까지 흘러나온다. AI 데이터센터는 출발점일 뿐 신세계그룹이 장기적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AI 에이전트이기 때문이다. 신세계 내부에서는 그동안 온라인 커머스 시대를 맞아 쿠팡이 독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위기감이 커졌다. 정 회장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AI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회사 경영진에 “미래 산업은 AI 기반으로 가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했으며 미국 출장길에 오를 때마다 AI 관련 협력 업무에 주력했다.유통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이번 협약이 AI 커머스 시대를 맞아 테크 기업에 종속된 물품 공급 업체가 아닌 직접 시장을 이끄는 역할을 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 입장에서 AI 사업은 처음이지만 앞으로 커머스가 AI 기반으로 바뀔 것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라며 “AI를 통해 물류나 소비자를 연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용진(오른쪽) 신세계 그룹 회장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연찬에서 나란히 서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오른쪽) 신세계 그룹 회장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해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연찬에서 나란히 서있다. 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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