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5만㏊, 내년 80만㏊ 조사...195만4000㏊ 농지 데이터베이스 구축
수도권·토허구역·외국인 소유 농지 등 72만㏊ 심층 점검...8월부터 현장조사
불법 임대차·무단 휴경 적발 땐 유예 없이 처분명령...농지법 개정도 추진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농해수 추가경정예산안 당정 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뉴스후프러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경자유전' 원칙을 훼손하는 농지 투기를 뿌리 뽑겠다며 사상 첫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
한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전체 농지 195만4000헥타아르(㏊)를 대상으로 소유와 이용 실태를 전면 점검하고, 특히 투기 수요가 몰린 수도권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외국인·농업법인 소유 농지 등 10대 위험군 72만㏊는 별도 현장조사
까지 벌인다.
정부는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일반 농지에는 자경·처분 명령을 내리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무단 휴경과 불법 임대차는 유예 없이 즉각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농지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농지 투기 실태를 지적하며 전수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두 달 만에 제도화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 올해 수도권부터 집중 점검...1996년 이후 취득 농지 115만㏊부터 확인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농지 전수조사 방안을 논의
했다. 당정은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훼손하는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실제 소유·이용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체계적인 농지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농지 면적은 195만4000㏊로 국토 면적의 19% 수준이다. 다른 설명에서는 경지면적이 약 150만㏊로 국토의 15%를 차지하고, 휴경지와 시설물 설치 등을 포함한 전체 농지 면적이 195.4만㏊라고 제시
됐다.
이번 조사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2단계로 진행된다. 올해 1단계 조사는 농지법 시행 시기인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15만㏊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이를 위해 국비 588억원이 투입된다. 내년 2단계 조사에서는 1996년 이전 취득 농지 약 80만㏊를 추가로 살펴 전체 농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한다. 1996년 이전 취득 농지는 그동안 처분 의무나 명령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로 지적돼 왔다.
정부는 특히 수도권 농지를 최우선 타깃
으로 삼기로 했다. 수도권 내 농지에 투기 수요가 집중돼 있다고 보고 경기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10대 투기 위험군 가운데 수도권 농지 면적만 22만㏊에 달한다. 실제로
농지 실거래가는 경기도가 3.3제곱미터(㎡)당 60만7000원으로, 전남 8만2000원의 7.4배 수준
이다. 당정은 토지거래허가구역과 대도시 주변 농지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기준으로 집중 심사를 벌이기로 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시 지역과 기타 지역을 구분해 조사하고, 대도시 주변은 보다 엄격한 잣대로 집중 심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 방식도 대폭 정교화한다. 정부는 '정부합동 농지 조사 및 제도 개선 추진단'을 꾸리고 지방정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중심으로 5000명 규모의 조사 인력을 채용할 방침
이다. 오는 5월부터는 행정정보와 드론, 항공사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의심 농지를 우선 추출한다.
이어 8월부터는 현장점검에 돌입한다. 현장조사 대상은 총 72만㏊ 규모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수도권 전 지역, 경매 취득자, 농업법인 및 외국인 소유 농지, 관외거주자, 최근 10년 내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 농지(상속 농지 제외), 공유취득자, 과거 농지이용실태조사 적발 농지, 기본조사 결과 불법 의심 농지 등 10대 투기 위험군이 포함된다.
당정은 현장 농업인의 불안을 줄이기 위한 메시지도 함께 내놨다.
윤준병 의원은 "투기 의심이 되지 않는 지역의 임차농은 불안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현황조사는 제대로 하되 처분과 관련해서는 기준을 둬 보완하고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 농업인들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주지 않도록 농업인 단체와 적극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토허구역 위법 땐 즉시 처분명령...농협 회장 직선제·농해수 추경 보완도 논의
정부는 이번 조사를 단순 실태 파악에 그치지 않고 처벌과 제도 개선으로 곧장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반 위법 농지에 대해서는 1년 이내 자경 또는 처분을 지시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6개월 이내 처분명령
을 내린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서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가 적발되면 유예기간 없이 즉각 처분명령을 내리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정부는 다음달 중 농지법 개정도 추진한다. 당정은 "적발된 농지는 유형을 구분해 행정처분을 부과하거나 계도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위법 행위는 유예 없는 즉각 처분명령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업인을 위해 농지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투기를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강도 높은 전수조사를 통해 실효성 있는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수조사를 토대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며 "단순한 적발과 행정처분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농지 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정은 농지 관리체계 개선, 농지보전부담금 정상화, 비농업인 농지 소유 관리 강화, 농지보전총량제 도입 등 농지 관리제도 전반도 손보기로 했다. 내년까지 농지 조사에 들어가는 총예산은 1100억원 수준이다.
이번 농지 전수조사는 표현상 '사상 첫'과 '78년 만'이라는 두 설명이 함께 붙는다. 1950년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 당시 실태조사가 있었다는 설명과, 1948년 농지개혁 추진 시 전국 농지실태조사가 있었다는 설명이 병존하기 때문이다. 다만,
당시 조사도 전 토지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는 아니었기 때문에, 정부와 여당은 이번 조치를 사실상 첫 전국 농지 전수조사로 규정하
고 있다.
당정은 이번 조사의 핵심이 단순 적발이 아니라 전국 농지 소유와 이용의 실태를 처음으로 국가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데이터화하고, 수도권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중심으로 투기성 보유를 강하게 솎아내겠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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