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북한 지뢰가 폭발해 군 장병 3명이 다친 사건과 관련해 외교·국방 차원의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차지훈 주유엔대사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를 계기로 지뢰 사건을 언급하며 북한에 "공개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이번 지뢰 폭발에 대한 외교적 차원의 대응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 안보리 의장 성명, 안보리 의장 상대 서한 발송 등을 외교적 대응 수단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안보리가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 갈등으로 사실상 작동 불능 상태임을 고려하면 결의안이나 성명 추진보다는 2015년 북한 목함지뢰 도발 당시와 같이 안보리 의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는 방안이 유력히 거론됐다.
정부는 우선 군축과 국제안보 사안을 다루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 일반토의를 계기로 주유엔대사의 발언을 통해 북한에 사과를 요구함으로써 북한의 행위가 초래한 결과를 국제사회에 환기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은 지금까지 김정은 친동생인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김여정이 지뢰 사건을 한국의 "자작 광대극"이라 부르며 조롱해온 데서 보듯 유엔에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고수했다. 현장의 북한 측 대표가 "한국이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려는 서투른 술책"이라고 비방했고, 한국 측이 다시 "법과학적 분석 결과"라고 반박하자 북한이 재차 "군사 주권 행사 문제"라고 강변하는 등 설전이 이어졌다.
정부는 추후 사태의 전개와 추이를 살펴보면서 안보리 의장 앞 서한 발송 등 추가 외교적 대응을 검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대응도 진행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군 지뢰 폭발을 '도발'로 규정하고, 그 책임을 묻기 위한 상응하는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이 택한 첫 군사적 대응은 북한군이 MDL 이남에 깔아놓은 지뢰를 직접 제거하는 조치였다. 지난 5일 군은 서부전선 25사단 관할 MDL에서 10여m 이남으로 내려온 북한군 지뢰 지대를 제거하고 지뢰 폭파 영상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현재 MDL 이남에 북한군 지뢰가 수백발 매설됐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북한군이 스스로 지뢰를 제거하지 않을 경우 이번 작전을 시작으로 MDL 이남에 넘어온 모든 북한군 지뢰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국군 첨단전력 시현을 통한 대북 억제력 과시도 대응 조치 중 하나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HGV)의 최초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한 사실을 공개했고, 북한 지휘부가 은신한 지하 벙커를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현무-5 미사일도 공개했다.
군은 DMZ 작전 주도권 확보를 위해 DMZ 내 타워형 감시 장비를 추가로 설치해 감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고, 기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DMZ 내 전술도로 개선도 진행하고 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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