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39일 만에 2주간 휴전 합의
유가 두자릿대 급락...아시아 증시 및 미 선물 급등
다만 일각에서는 불확실성 남아있다는 우려도 내놔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안도랠리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동의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국제유가 두자릿대 급락하며 순식간에 100달러 밑으로 내려왔고, 미 선물과 아시아 증시 모두 강세로 돌아섰다.
시장에서는 '2주간의 휴전'이 종전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받아들이면서 그간의 낙폭을 빠르게 되돌리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이 관건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이란, 39일 만에 2주간 휴전 합의
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전쟁 39일 만에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을 불과 90분 남겨놓고, 미국과 이란은 나란히 '2주 휴전'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양쪽 모두에 적용되는 '휴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역시 휴전안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란 당국자 3명을 인용, "이란이 2주 휴전안을 받아들였으며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승인했다"고 전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된다면 우리의 강력한 군은 그들의 방어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 군과의 조율을 통해, 그리고 기술적 한계에 대한 적절한 고려와 함께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란 공격을 2주간 중단하기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전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가 두자릿대 급락...아시아 증시 및 미 선물 급등
트럼프가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한 협상 데드라인인 미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경계감이 가득했지만, 양국의 휴전 소식은 투자심리를 재빠르게 되살렸다.
가장 먼저 반응한 부문은 국제유가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IT) 선물은 8일 오후 12시(한국시간) 기준 15% 급락한 배럴당 95.8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휴전 발표 직전까지 110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순식간에 90달러대로 떨어졌다. 한때 91.05달러까지 밀리며 하락률이 19%에 달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14.63% 내린 배럴당 93.28달러를 나타냈다. 한때 91.90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아시아 증시 개장 직전에 발표된 2주간 휴전 소식은 아시아 주식시장에도 우호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일 5400선대에서 거래를 마감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은 5800선을 넘어서며 장을 출발했고, 오후 12시 현재 전일대비 6%대 급등한 5840선을 기록 중이다.
일본 증시 역시 5%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 증시 또한 2% 안팎의 강세를 기록 중이다.
미 나스닥 선물은 3% 이상 상승 중이며, S&P500 선물과 다우 선물 지수 또한 2%대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쟁 기간 도무지 힘을 못쓰던 국제 금값도 상승 중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3% 이상 오른 온스당 483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미 국채 수익률은 즉각적으로 하락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7.9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한 4.261%로 떨어졌는데, 이는 3월 중순 이후 최저치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 하락한 3.727%를 기록했다.
NBC뉴스는 이를 언급하며 "이같은 움직임은 트레이더들이 적어도 일시적으로 안도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신호"라고 강조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일각에서는 불확실성 남아있다는 우려도 내놔
반면 이같은 움직임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가스버디 분석가 패트릭 드 한은 "2주간의 휴전은 또다른 2주 동안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며 "이는 유가, 휘발유, 디젤, 항공유 가격을 계속 상승시키는 요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스트팩의 금융시장 전략 책임자인 마틴 웨턴 역시 "이번 휴전 결정으로 사람들이 새로운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를 의미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라며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평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통화 전략가인 캐럴 콩은 "충돌의 근본 원인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격화 위험이 여전히 충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번 반등이 지속될지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이라는 의견도 곳곳에서 나왔다.
라피단 에너지의 창립자이자 사장인 밥 맥널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며 "그것이 모든 핵심이고, 미국과 이란이 그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는 엇갈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은 자신이 승리했음을 같은 목소리로 외치고 있고, 이란은 자국 군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통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삭소뱅크의 최고 투자전략가인 차루 차나나 역시 "핵심은 향후 2주 동안 협상이 계속 진전되는지 여부와, 보험사와 유조선 운영자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이용할 만큼 충분한 신뢰를 회복할지 여부"라면서 "그것이 이번 금융시장의 되돌림이 단순한 안도 랠리일지, 아니면 보다 지속적인 긴장 완화의 시작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스라엘 측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것임을 언급한 점 역시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공격을 2주간 중단키로 한 트럼프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상대 전투는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 대이란 제재 완화, 이란 핵 프로그램 향방 등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지적하며 "미국과 이란간 지속 가능한 합의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합의를 도출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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