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 화면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비즈 = 양대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충격을 줬다. 종전 기대감 속 상승 출발했던 한국 증시는 연설 직후 급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국민 연설에서 중동 전쟁과 관련해 "우리는 전쟁을 마무리 단계로 향하고 있다"며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을 석기 시대로 되돌려놓을 것"이라는 강경한 군사 대응 방침도 강조했다.
시장 기대와는 다른 메시지였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종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는 흐름을 보였다. 전일 뉴욕증시는 반도체 업종 중심의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군사작전을 공식화하면서 투자 심리는 빠르게 냉각됐다.
이날 코스피는 1% 넘게 상승 출발했지만 연설 도중 하락 반전했다. 오전 10시대 이후 낙폭이 확대되며 5400선 아래로 밀렸다. 코스닥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 영향으로 1510원대를 넘어섰다.
반도체 대형주 변동성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4%대 급락하며 외국인 매도 압력을 그대로 반영했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자 글로벌 공급망과 수요 둔화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군사적 성과를 강조하며 "이란 해군은 사실상 사라졌고 공군과 미사일 프로그램도 전례 없는 타격을 받았다"며 "미국의 적들은 지난 5년간 계속 패배했고 우리는 어느 때보다 크게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전 시점이나 협상 진전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은 스스로 그 통로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며 동맹국의 부담 확대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트럼프 발언에 민감한 장세였다. 실제 중동 전쟁 이후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가 여러 차례 발동될 정도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종전 기대 발언에는 급등하다가 군사 압박 발언에는 급락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 말미에 "협상도 계속 진행 중이며 매우 빠르게 임무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동시에 추가 공격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시장은 트럼프의 '종전 선언'보다 '군사 행동 확대'에 더 크게 반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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