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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전략물자'로 위상 높아진 메모리... 빅3, 1년 아닌 다년 공급계약 추진

삼성전자도 18일 주주총회에서 "고객사들과의 공급 계약을 분기, 연 단위가 아닌 3~5년간의 다년 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최소 3년...

'전략물자'로 위상 높아진 메모리... 빅3, 1년 아닌 다년 공급계약 추진

에너지·원자재처럼 메모리 수년 치 선점 시도

빅3와 빅테크 간 3~5년 장기공급 계약 늘어

제조사엔 안정적 판로 확보, 투자 확대 기회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상수'... 한국 존재감 ↑

변수는 전쟁과 중국... 이재용, 곽노정 중국행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주요 기업들의 공급망에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고객사들과의 공급 계약 방식을 단기 위주에서 장기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에너지나 원자재처럼 국가 경제와 안보에 필수인 '전략 물자'로 위상이 높아진 데 따른 변화로 해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빅3'가 모두 공급 계약 장기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1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와 함께 "처음으로 5년짜리 전략적 고객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며 "기존 계약과 달리 수년간의 구체적인 약정을 포함해 사업 가시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모리 제조사들은 1년 미만의 단기 계약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진 가격으로 오래 공급하는 것보다 기존 계약을 빨리 끝내고 가격을 높여 다음 계약을 추진하는 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글로벌 빅테크들이 메모리 수년 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입도선매에 나서자 제조사들은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삼성전자도 18일 주주총회에서 "고객사들과의 공급 계약을 분기, 연 단위가 아닌 3~5년간의 다년 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최소 3년 단위 D램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메모리 확보가 곧 기술력과 서비스 향상을 의미하는 만큼 빅테크들이 공급망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 입장에서 장기 계약은 안정적인 판로 확보이면서 투자 확대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다년 계약 추진을 언급한 이튿날인 19일 110조 원 이상의 연구개발(R&D)·시설 투자를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연간 투자 규모가 100조 원을 넘는 것은 처음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30조 원대 중반까지 설비 투자를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당초 규모보다 5배 확대된 600조 원 투자를 단행한다.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한 관람객이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새너제이=연합뉴스

업계에선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이제 단기 변수가 아니라 사실상 장기 상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3 중 3위인 마이크론이 2026회계연도 2분기(2025년 11월 28일~2026년 2월 16일)에 238억6,000만 달러(약 35조9,166억 원)의 사상 최대 매출을 발표한 뒤 이런 분석에 더 힘이 실렸다. 다음 달 1분기(1~3월)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도 역대 최대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주 엔비디아의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친분을 과시하고, 리사 수 AMD CEO가 한국까지 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며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재차 부각됐다.

단,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반도체 원료 공급 불안정, 메모리 기술을 빠르게 내재화하는 중국이 변수다. 이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개막한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 가서 중국 시장 비중을 재확인하고, 중국의 기술 자립 속도를 가늠할 예정이다. 팀 쿡 애플 CEO를 비롯한 빅테크 경영진도 다수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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