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제작
“살기는 괜찮은데, 일자리가 아쉽다.”
전북 도민 2명 중 1명은 전북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살기 좋다고 평가했지만, 10명 중 6명 가까이는 고용정책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지역의 생활환경에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지만, 먹고사는 기반인 일자리에서는 갈증이 컸던 셈이다.
25일 전북특별자치도의 ‘지역주민욕구조사’를 들여다보면 이런 도민들의 속내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번 조사는 도내 606개 조사구 91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원이 직접 가구를 찾아가 복지수요와 정책 시급성은 물론 생활여건, 가구경제, 다른 지역과의 격차 등을 물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일자리’다.
13개 정책 분야 가운데 고용정책이 ‘시급하다’고 답한 비율은 39.8%, ‘매우 시급하다’는 17.9%였다. 둘을 합치면 57.7%로 가장 높다.
노인돌봄 54.5%, 장애인돌봄 51.6%보다도 앞섰다.
단순히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지역이 충분히 움직이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도민들의 평가가 한층 박해졌다.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시·군이 ‘노력하고 있다·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3.4%였다. 고용정책이 시급하다는 응답보다 14.3%포인트 낮았다.
반면 노인돌봄은 정책 시급성이 54.5%인 데 비해 행정의 노력에 대한 긍정 평가는 57.0%였고, 장애인돌봄 역시 각각 51.6%, 55.6%였다.
다른 복지 분야와 달리 일자리 문제에서는 도민들이 느끼는 필요와 행정에 대한 체감 사이에 빈틈이 있었던 셈이다.
▲젊을수록 더 크게 느낀 ‘일자리 갈증’
일자리에 대한 답답함은 젊은 층으로 갈수록 더 짙어졌다. 40세 미만에서는 고용정책이 시급하다는 응답이 61.4%에 달했다.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다. 특히 ‘매우 시급하다’고 답한 비율은 24.1%였다.
같은 응답이 40대에서는 17.8%, 50대 15.8%, 60세 이상 14.4%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젊은 세대가 느끼는 온도차가 선명하다.
전북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느냐는 질문 앞에서 결국 ‘일자리’가 빠질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느끼는 격차에서도 일자리는 가장 앞에 놓였다.
타지역과 비교해 전북의 일자리 여건 격차가 ‘심각하다·매우 심각하다’고 본 비율은 22.3%였다.
의료시설·서비스 13.7%, 문화·여가시설 12.1%, 주거 11.5%, 교육시설·서비스 10.9%보다 높았다.
가장 시급한 정책도 일자리,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뒤처졌다고 느끼는 분야도 일자리였던 것이다.
▲그런데 “전북은 살기 괜찮다”
흥미로운 건 일자리를 두고는 답답함을 쏟아낸 도민들이 정작 전북의 생활환경 자체에는 비교적 괜찮은 점수를 매겼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전북이 ‘살기 좋다·매우 살기 좋다’고 답한 비율은 50.7%였다.
반대로 ‘열악하다·매우 열악하다’는 응답은 6.0%에 그쳤다. 나머지 43.3%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세대가 젊다고 평가가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니다.
40세 미만에서도 전북의 생활환경을 긍정적으로 본 비율은 49.2%였고, 50대에서는 53.9%였다.
사는 곳으로서 전북은 괜찮다고 느끼면서도, 여기서 먹고살 수 있는 여건에는 아쉬움을 느끼는 모습이다.
▲“동네는 괜찮은데…” 우리 집 살림은 다른 이야기
생활환경에 대한 평가가 비교적 긍정적이었다고 해서 살림살이까지 여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가구의 경제상황을 묻자 응답자의 21.1%는 ‘어렵다·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반대로 ‘여유롭다·매우 여유롭다’는 응답은 15.8%였다.
누구와, 어떤 집에서 사느냐에 따라 체감은 더 달라졌다. 월세가구의 경우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응답이 34.7%에 달했다. 노인가구는 31.1%, 1인가구 역시 28.4%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조사 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358만9800원, 생활비는 246만4000원이었다.
1인가구는 소득 238만7100원에 생활비 163만8100원, 노인가구는 각각 252만2300원과 177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숫자를 그대로 놓고 보면 담담하지만, 가구 형태에 따라 느끼는 살림살이의 무게는 꽤 달랐다.
▲나이 들수록 필요한 것도 달라졌다
도민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생활 인프라에서도 전북의 인구구조가 묻어났다.
가장 수요가 높은 시설은 노인복지시설이었다.
‘필요하다·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이 63.5%로 조사 대상 시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병·의원 등 보건의료시설 58.7%, 장애인복지시설 56.8%, 보육시설 55.4%, 아동·청소년복지시설 53.5% 순이었다.
문화·여가복지시설도 47.0%, 심리상담복지시설은 45.7%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심리상담복지시설은 필요하다는 응답이 45.7%였지만 시·군이 관련 시설 확충 등에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는 32.4%에 머물렀다.
보건의료시설 역시 필요성은 58.7%였지만 행정 노력에 대한 긍정 평가는 45.4%였다.
시설이 있느냐를 넘어, 주민들이 실제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곳에 서비스가 닿고 있는지도 과제로 읽힌다.
▲오래 살아온 동네, 그러나 젊은 층은 달랐다
전북 사람들은 한곳에 오래 머무는 편이었다. 응답자의 65.6%가 현재 지역에서 10년 이상 살았다고 답했다. 쉽게 말해 3명 중 2명꼴이다.
장수에서는 그 비율이 88.3%까지 올라갔다. 무주 84.0%, 임실 83.5%, 진안 81.8%, 고창 80.7%, 김제 80.3% 등도 10명 중 8명 이상이 현재 지역에서 10년 넘게 살았다.
완주는 조금 달랐다.
현재 지역에서 산 기간이 5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33.6%로 도내에서 가장 높았다. 남원 21.9%, 군산 21.2%, 전주 20.0%가 뒤를 이었다.
세대별 차이도 컸다.
60세 이상은 84.3%가 지금 사는 지역에 10년 넘게 머물렀지만, 40세 미만은 37.1%에 그쳤다.
오히려 40세 미만에서는 현재 지역 거주기간이 5년 미만이라는 응답이 42.2%로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에 담긴 9100가구의 답변을 한데 놓고 보면 전북에 대한 평가가 마냥 좋거나 나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사는 곳에는 정을 붙이고, 생활환경도 나쁘지 않다고 느낀다. 그러나 일자리와 가계경제처럼 매일의 삶을 지탱하는 문제에서는 아쉬움이 분명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일자리 문제를 더 절박하게 느끼고, 다른 지역과의 격차 역시 고용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전북의 정주정책이 어디에 무게를 둬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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