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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라 Insight] 동학의 지도자 최제우, 최시형 사상과 현대적 계승

동학을 연구하고 그와 연관된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동학이란 무엇인가’이다. 이 질문은 동학의 명칭에서부터 그에 대한 사상과 역사 등이 다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면이 있어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요구로 이해할 수 있다.

[전라 Insight] 동학의 지도자 최제우, 최시형 사상과 현대적 계승

1. 오늘, 우리에게 동학이란

가). 어둠을 걷어내고 다시 밝음을 열다

동학을 연구하고 그와 연관된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동학이란 무엇인가’이다. 이 질문은 동학의 명칭에서부터 그에 대한 사상과 역사 등이 다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면이 있어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요구로 이해할 수 있다.

2026년을 기점으로 동학이 창도된 지 167년이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 난지 132주년을 맞이했다. 우리나라 근대를 연 동학의 창도와 동학농민혁명은 그 후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수많은 역사의 과정에 함께 했으니, 그 우여곡절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먼저 동학(東學)의 명칭은 어떻게 나왔는지, 그 뜻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보자. 동학은 1860년 4월 5일(음력) 경주 용담에서 수운 최제우 선생이 창도한 새로운 도(道)요 종교철학사상이다.

동학의 명칭이 확정되기 전 처음에는 무극대도(無極大道)라 칭하였고, 그 다음에는 천도(天道)라 칭하다가 서학(西學)과 다르다는 명분을 확정짓기 위해 동학(東學)이라 반포하였다. ‘무극대도’라 칭한 근거는 다양하나, 아래의 예는 그 중에 하나다.

수운 최제우 선생이 저술한 〈교훈가〉에 “꿈일런가 잠일런가 무극대도 받아내어...”라는 기록이 있다. 또한 〈논학문(동학론)〉에 “내가 또한 동(東)에서 나서 동(東)에서 받았으니 도(道)는 비록 천도(天道)나 학(學)인 즉 동학(東學)이라.”라고, 제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기록하였다.

동학의 동(東)은 ‘동방예의지국, 동의보감, 대동여지도’ 등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당시 조선(朝鮮)의 국명(國名)에서도 동(東)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조선의 어원이 ‘동방’과 ‘광명’이라는 뜻으로, ‘동쪽의 해 뜨는 곳, 또는 아침의 나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곳, 생명을 살리는 방향’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동학은 ‘동방의 학문’이란 뜻으로, 동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처럼 어둠을 걷어내고 다시 밝음을 열어가는 새로운 세상의 학문이자 사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동경대전 논학문〉중에서 “五道(오도)는 受於斯布於斯(수어사포어사)하니 豈可謂以西名之者乎(기가위이서명지자호)”“우리 도는 이 땅에서 받아 이 땅에서 폈으니 어찌 가히 서라고 이름하겠는가”라고 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동학의 명칭에서 서학(西學)에 반대하고 대응하는 차원에서 생겨났다고 이해하는 게 쉬워 보인다. 그러나 이는 짧은 이해에 머무른다. 어느 사상이나 종교가 탄생할 때 무엇을 반대하고 대응하는 차원에서 나왔다고 정의하면 그 사상에 대한 정당성은 물론 바른 이해를 하는데 너무 협소해진다.

물론 당시 서학과 서양에 대한 위기의식은 분명 존재했다. 동학이 창도되는 전후에 서양과 서학만이 문제가 되었던 게 아니다. 당시 시대 상황은 외부 세력과 함께 조선의 내부 문제도 심각하였다. 인간을 구별 짓는 신분차별과 탐관오리의 착취, 외세에 대응하지 못하는 조선조정,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깨어나는 민중, 나라의 주인이라 자각하는 백성들, 인권과 자주, 자유와 평등을 갈망하는 시대적 상황 등 수많은 원인들이 있었다.

나). 동학사상은 오늘의 역사를 만들었다

현재 동학을 연구하는 학자, 전문가 등은 동학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동학사상과 동학농민혁명을 하나로 연결해서 보는 것과, 동학사상과 동학농민혁명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또 다른 경우도 있어왔다.

이러한 경향에 따라 갑오년에 일어났던 혁명의 명칭을 두고 여러 견해가 있어왔다. ‘동학혁명, 동학농민혁명, 갑오농민혁명, 갑오농민전쟁, 동학민중항쟁, 동학농민항쟁’ 등의 명칭들이 존재한다. 그러다가 2004년 〈동학농민혁명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정부에서 인정한 후, 동학농민혁명이란 명칭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2019년에 동학농민혁명 법정기념일이 선정되었고, 5월 11일 정부에서 주최하는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식이 열리게 됨으로써 ‘동학농민혁명’이란 명칭으로 굳어져가고 있다.

그리고 2023년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세계유네스코 기록물에 등재되므로 동학농민혁명이란 명칭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현재 중고등교과서에서는 ‘동학농민운동’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이란 명칭 속에는 동학의 사상과 조직, 그리고 농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라는 두 측면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본다. 동학농민혁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학사상의 첫 출발점인 수운 최제우 선생의 동학 창도에서부터 억울한 죽임을 당한 순도(殉道·순교)정신까지를 아울러 봐야 한다.

또한 해월 최시형에 의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던 동학의 대중적인 포덕운동과 수운 최제우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는, 동학을 정부로부터 공인받고자 하였던 교조신원운동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오늘날 3·1혁명과 임시정부가 어디에서부터 기원되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이해하게 될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동학이 지난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열어가는 세계적인 사상이자 실천운동이라는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2. 동학사상과 동학농민혁명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가). 갑오년의 함성을 기억하라

동학농민혁명은 동학사상에 근거하여 일어난 우리 근대사의 반봉·건반외세 혁명운동이다. 동학사상과 동학농민혁명의 관계는 ‘근원 없는 물이 없고, 뿌리 없는 나무 없다’로 비유할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발생과 전개에서 동학사상이 빠질 수 없다는 의미다.

동학교조 수운 최제우 선생은 시천주(侍天主) 즉, 모든 사람은 자신의 몸과 마음에 한울님을 모시고 있으므로 ‘사람은 곧 하늘’이라는 인즉천(人卽天) 사상을 강조하였다. 또한 수운 선생으로부터 도통을 전수받은 동학 2세 교조 해월 최시형 선생의 ‘사람이 하늘이니 사람 섬기기를 한울님 같이 하라’는 인내천(人乃天)·사인여천(事人如天)의 가르침이 동학농민혁명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수운 최제우 선생은 동학창도 초기(1862년)에 남원을 중심으로, 전주 등에 와 동학전파에 힘썼다. 해월 최시형도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기 전 호남지역에 몇 차례 와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포덕에 힘썼다. 포덕이란 동학·천도교에서 사상과 가르침을 널리 펼치는 일 즉, 포교를 말한다.

수운 선생과 해월 선생의 호남 포덕은 훗날 전라도에서 시작된 동학농민혁명에 사상적 배경을 제공한다. 1894년에 일어난 동학농민혁명은 부패한 봉건조정의 학정과 외세의 침탈에 민족과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봉기한 거국적인 민중항쟁이다. 봉건체제를 혁파하고 외세의 침략에 맞서 국권을 수호하고자 결연히 일어섰던 동학농민혁명은 민중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천명한 우리의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나). 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가 존재한다.

동학농민혁명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분명 수많은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대상황과 국제정세는 판박이처럼 되풀이 되고 있다. 만약 전봉준 장군이 현재의 시국을 보고 있다면 뭐라고 말할까? 수십만이 피를 흘리며 이루려 했던 ‘보국안민, 척왜양창의’가 오히려 뒷걸음친다며 “동학은 퇴보가 아니라 진보”라고 호통 칠 것만 같다.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지키고, 호시탐탐 조선침략을 계획하고 있던 왜놈과 수시로 출몰하여 약탈과 강압을 일삼던 서양 제국주의 세력을 의(義)로써 일어나 물리치자는 동학농민혁명 당시의 외침이 보국안민 척왜양창의였다. 우리는 갑오년의 피맺힌 함성을 잊으면 다시 망국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선열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다. 선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어찌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겠는가! 역사는 결국 미래세대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 우리를 향해, “선조님들의 희생 덕분에 이렇게라도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전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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