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제작
전라일보의 전신 전라매일 1994년 6월 7일자 신문 한 면이 있다. 창간호 26면을 가득 채운 제목은 크고 도발적이다. "펜·원고지 없이 PC로 기사작성." 당시 기자가 손으로 원고지에 글을 채우던 시대를 마감하고, 컴퓨터가 신문을 만드는 시대의 개막을 선언한 기록이다.
32년이 지났다. 당시의 문제의식은 현재와 미래를 읽는 좌표가 된다. 1994년의 혁명이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그리고 다음 혁명은 어디서 오는지를 짚는다./편집자
◆ 1994년: 펜을 버리고 키보드를 잡다
전라매일이 도입한 것은 '4세대 CTS(Computerized Typesetting System)'였다. 도내 지역 언론 최초였다. CTS는 여러 세대를 거쳐 발전했다. 1세대는 퍼스널컴퓨터로 기사를 출력해 종이 대지에 일일이 붙이는 방식이었다. 4세대는 달랐다. 기사·사진·도표·제목을 컴퓨터 화면에서 실제 신문 지면과 똑같은 모습으로 편집하고, 이를 곧바로 필름과 판으로 출력하는 방식이다.
당시 신문에 실린 일러스트가 그 공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취재 → 기사입력 → CTS편집 → 출력 → 제판 → 윤전. 기자가 현장에서 노트북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기자가 화면에서 레이아웃을 잡으며, 스캐너로 사진을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한다. 지금 보면 당연한 공정이지만, 당시에는 "뉴미디어 시대를 선도한다"는 표현이 붙은 혁명이었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핵심은 속도와 정확성이다. 손으로 쓴 원고를 조판실에서 납활자로 찍어내던 방식은 오탈자 수정조차 새 판을 짜야 했다. 4세대 CTS는 마감을 늦출 수 있게 했고, 더 따끈따끈한 뉴스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길을 열었다. 당시 전라매일은 이 시스템 도입을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도민에게 전달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32년 전 삽화 속 브라운관 모니터와 '노트북'이라는 단어는 지금 보면 생경하다. 그러나 그 생경함이 바로 기술적 과도기의 증거다. 그 시절 기자들이 "이제는 손이 아니라 키보드로 기사를 쓴다"고 자랑했을 때, 다음 세대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 2026년: AI가 초안을 쓰고 기자는 판단한다
2026년 현재, 신문 제작의 무게중심이 다시 이동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단순하다. 도구의 디지털화(펜에서 PC로)를 넘어 지능의 자동화(인간에서 AI 협업으로)다.
현재 국내외 주요 언론사는 AI를 제작 공정의 파트너로 받아들이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기초 자료를 수집하고 기사 초안을 잡는다. 기자는 최종 검증과 가치 판단에 집중한다. 방대한 공공 데이터와 시장 지표를 AI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다 특이점이 포착되면 즉시 기사 골격을 생성하는 '로봇 저널리즘'도 일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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