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첫 조직개편 ‘통합 정치’ 살려야
국가직 부시장·청사 기능 놓고 이해 충돌…시의회서 ‘제동’
서부권 “홀대 안돼”·광주권도 축소 우려…대승적 조정 필요
2026년 09월 13일(일) 21:40
전남광주시 출범 이후 첫 조직개편안이 시의회 본회의 안건에도 오르지 못하면서 ‘통합 정치’ 실종의 현주소를 드러내고 있다.
광주와 전남을 하나로 묶은 통합의회가 첫 행정체계를 정하는 과정에서 지역별 이해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남광주시의회는 지난 11일 제3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조례안과 동의안, 건의안 등 114건을 처리했다.
하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와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안은 본회의 안건에서 제외됐다.
기획재정위원회 심사보류로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배경에는 광주·무안·동부청사의 기능과 국가직 산업경제부시장 배치를 둘러싼 지역별 이해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무안·목포 등 서부권 의원들은 국가직 부시장의 동부청사 배치가 전남청사의 위상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광주권 의원들은 5·18 50주년 추진단 축소와 도시관광 기능 약화, 일부 조직의 동부청사 이전을 문제 삼았다.
청사별 조직과 인력은 정책 결정권과 예산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의원들의 검증은 필요하다. 문제는 개별 지역의 요구를 모두 기존 몫의 유지나 기능 확대 방식으로 풀 경우 통합 전 광주와 전남의 조직을 사실상 병렬적으로 존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전남광주시의회는 출범 전부터 광주와 전남 출신 의원 수를 계산하거나 지역별 몫을 앞세우는 정치가 통합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계해왔다.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클러스터 갈등에서도 당사자들의 대승적인 양보를 요구했다. 첫 조직개편은 의회가 외부 현안에 제시했던 통합 원칙을 스스로 적용해야 하는 첫 시험이 된 셈이다.
집행부는 국가직 부시장의 근무지가 바뀐 과정과 3개 청사의 기능 배분 기준을 충분히 설명하고, 지역별 행정수요와 업무량을 어떻게 반영했는지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의회도 어느 청사가 더 많은 조직을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320만 시민에게 효율적인 행정체계가 무엇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집행부가 보완안을 제출하면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15일 조직개편안을 다시 심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는 18일이다.
조직개편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는 전남광주시의회가 지역구의 이해를 조율해 통합정부 전체의 결론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가르는 첫 분기점이 됐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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