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팬들 전남광주로…폭염 압도한 e스포츠 열기
‘대한민국 e스포츠 리그 이터널 리턴 미드시즌컵’ 주말 개최
KEL 전반기 상위 12개 팀 출전…광주 슬래셔 4위로 마무리
팬 1100여 명 북적…보던 게임서 함께 즐기는 축제로 진화
2026년 08월 02일(일) 20:45
지난 1일 광주 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e스포츠 리그(KEL) 이터널 리턴 미드시즌컵’에서 게임 속 캐릭터로 분장한 관람객들이 직접 만든 응원 손팻말을 들고 함께 응원전을 펼쳤다.
“아~!” “하나, 둘, 셋, 광주 슬래셔 파이팅!”
응원하던 팀이 상대의 공격에 무너지자 관중석 곳곳에서 짧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곧이어 반격에 나서자 “올리자! 올려!” 라는 외침과 함께 박수 소리가 경기장을 뒤덮었다.
선수들이 주고받는 긴박한 오더와 해설진의 힘찬 중계가 이어질 때마다 관중들의 표정도 쉴 새 없이 바뀌었다.
실시간으로 뒤바뀌는 순위와 점수를 지켜보느라 팬들의 시선은 경기 내내 전광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현장 만의 열기였다.
‘2026 대한민국 e스포츠 리그(KEL) 이터널 리턴 미드시즌컵’이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광주 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렸다.
이틀간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은 약 1100명으로, 객석은 지역 연고팀과 응원하는 선수들을 보기 위해 찾아온 팬들로 북적였다.
‘이터널 리턴’은 여러 팀이 하나의 전장에 동시에 뛰어들어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위해 경쟁하는 배틀로얄 방식의 게임이다.
3명이 한 팀을 이뤄 장비를 마련하고 상대 팀과 교전하며, 생존 순위와 상대를 쓰러뜨린 횟수 등을 바탕으로 점수를 얻는다. 여러 라운드의 점수를 합산하기 때문에 경기 도중에도 팀 순위가 수시로 뒤바뀐다.
지역 e스포츠 활성화를 목표로 출범한 KEL의 전반기 최강팀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는 서킷 포인트 상위 12개 팀이 출전했다.
첫날 열린 준결승에는 지역 연고팀인 광주 슬래셔와 전남 e스포츠가 나란히 출전하며 홈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전남 e스포츠는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광주 슬래셔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결승에 올랐다.
전남 e스포츠 주장 정진우(주모)는 “초반 라운드에서 준비했던 전략이 무너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후반에는 점수를 끌어올리며 라운드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모습도 보여드렸지만, 최종 순위에서 밀려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해 아쉽다”며 “이번 미드시즌컵은 아쉽게 끝났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정규시즌에서는 반드시 우승을 노리겠다. 전남광주를 대표하는 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결승에 진출한 광주 슬래셔는 마지막에 4위로 마무리 하면서 입상에 실패했다. 광주슬래셔는 안방인 광주에서 홈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 1일 광주 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e스포츠 리그(KEL) 이터널 리턴 미드시즌컵’에서 게임 속 캐릭터로 분장한 관람객들이 직접 만든 응원 손팻말을 들고 함께 응원전을 펼쳤다.
광주 슬래셔 한강건(크루저)은 “확실히 안방인 광주에서 하니까 우리 팀이 더 강해지는 느낌이다.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더 강한 팀이 되겠다”고 말했다.
관중석에서는 결과와 상관없이 선수들을 향한 응원이 이어졌다.
광주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성민(26)씨는 평소 즐기던 게임 ‘이터널 리턴’의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친구들과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집에서 방송으로 보는 것과 현장은 완전히 다르다. 방송에서는 잘 들리지 않는 선수들의 실시간 오더와 관중들의 함성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게 e스포츠 경기장 관람의 가장 큰 매력이다”며 “광주에서는 e스포츠 경기가 자주 열리지 않았는데, 앞으로 더 많은 대회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서울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온 대학생 김태연(22)·김주원(22)씨는 경기 시작 전부터 각자 응원하는 선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팀 굿즈를 챙기며 설렘을 드러냈다.
이들은 “이터널 리턴은 정식 출시 전부터 즐겨온 게임이다. 이 게임을 다루는 대회 자체가 많지 않고, 티켓 경쟁도 치열하다. 이번에는 운좋게 티켓에 당첨돼 광주까지 오게 됐는데 현장에서 보는 재미는 몰입감부터 정말 다르다”며 “다른 지역 대회장은 팬들이 직접 그림이나 상품을 준비한 팬 부스도 많이 열려 볼거리가 풍성했다. 광주에서도 보다 중요한 경기와 부대행사가 자주 열리면 e스포츠 대중화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과 언급했다.
이터널 리턴의 캐릭터 프리아(오른쪽)와 코스프레.
뉴 라이즈 강원을 응원하기 위해 4시간을 달려온 직장인 안준홍(28)씨도 전국의 경기장을 찾아다니는 열성 팬이다.
안씨는 “응원하는 선수가 있어 시간 날 때면 전국의 대회장을 찾아다닌다”며 “광주 경기장은 쾌적해서 관람하기 좋은 편이다. 광주가 먹거리로도 유명한 만큼 다음에도 이곳에서 대회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또 다른 e스포츠 축제가 펼쳐졌다.
게임 속 캐릭터의 의상과 소품을 재현한 코스프레 참가자들이 경기장 곳곳을 누볐고,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관람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선수·팀을 활용한 상품부터 유니폼, 쿠션, 키링, 마우스 패드 등을 판매하는 굿즈 부스에도 팬들이 몰렸다. 처음 만난 관람객들도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와 캐릭터 이야기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온라인 게임에서 공유하던 취향과 팬 문화가 오프라인 경기장으로 이어지면서, 코스프레와 굿즈, 팬 부스 등의 교류도 e스포츠를 즐기는 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다.
/글·사진=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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