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TN 최대주주가 민간기업인 유진그룹으로 바뀐 직후 취임한 김백 사장은 2024년 4월 본인 취임 전에 있었던 YTN의 보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진=YTN 보도 갈무리
윤석열 정부 2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YTN 최대주주를 유진그룹으로 변경한 건 절차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지난해 11월 말 나왔지만, 이재명 정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출범한 이후에도 해당 사안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대주주 변경 직권취소 논의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김종철 위원장은 안건 심의를 회피한 상황에서 대통령 추천 류신환 비상임위원은 “사실관계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며 신중론을 드러냈다.
그러자 언론단체들은 “방미통위가 좌고우면하며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투쟁을 방미통위를, 그리고 이재명 정부를 향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일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정부과천청사 방미통위 앞에서 방미통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YTN 구성원들은 450일째 쟁의 행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3주 전부터 폭염에도 108배를 하고 있다. 이에 언론단체들은 법원의 위법 판단과 함께 정성호 법무장관의 지휘로 항소를 포기했음에도 행정처분을 매듭짓지 못하는 방미통위를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19일 정부과천청사 방미통위 앞에서 방미통위를 향해 YTN 최대주주인 유진그룹의 자격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방송3법 통과를 위해 국회 앞에서 108배를 하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취임 전 YTN 사안 관련 의견서를 내는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안건 심사를 스스로 회피한 김종철 위원장과 “위원회가 행정처분을 새로 하기 위해서는 재량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할 부분이 있다”라고 주장한 류신환 위원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지난 14일 방미통위 전체회의에서 김종철 위원장이 퇴장한 가운데 국민의힘 추천 최수영, 이상근 위원이 2심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류신환 위원도 방미통위가 행정처분을 내릴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 고민수 상임위원과 윤성옥 위원만 방미통위가 당장 직권 취소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6명의 위원들이 밝힌 입장대로 안건이 심의 의결된다면, YTN 구성원들은 2심 법원 판단이 있을 때까지 방미통위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유진그룹이 YTN의 최대주주인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다.
그러자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김종철 위원장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은 다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 중차대한 사안의 심의·의결에서 빠져 있다. 그 취지가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위원장으로서 책임까지 회피할 수는 없다. 김 위원장은 방미통위 결정이 미뤄지는 이유를 국회에서 솔직히 밝히고, 언제까지 결론을 내릴 것인지 분명한 시한을 약속하기 바란다. 더 이상 위원들의 등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라고 짚었다.
▲ 초대 방미통위 위원장 내정자인 김종철 교수(왼쪽)와 위원으로 임명된 류신환 변호사. 사진=대통령실 제공
류신환 위원을 향해서도 “방미통위는 항소를 포기한 이후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체 무엇을 했는가? 당시 담당자들을 조사했는가? 무엇을 확인했고, 아직 확인하지 못한 사실은 무엇인가? 부실 심사에 관여한 사람과 관련 자료가 모두 방미통위에 있는데 왜 확인하지 못하고 감사와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만 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기 바란다. 막연히 감사와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하는 것은 ‘방미통위가 스스로 판단할 수 없다’는 무능의 고백이자, ‘포기론’과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회피론’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전준형 언론노조 YTN지부장도 류신환 위원을 향해 “특히 야당 추천 위원뿐 아니라 대통령 추천 위원까지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 의결을 아직은 할 수 없다면서 계속 방치하고자 한다면, 방송장악 청산과 언론개혁을 위해 출범한 이재명 정부 방미통위 위원으로서 자격도 미달이다. YTN 정상화를 책임지고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지금 당장 위원 자리에서 내려와달라”라고 말했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윤석열 내란 정권의 방송장악의 첨병 노릇을 한 부끄러운 과거, 온갖 불법으로 점철된 2인 체제 방통위의 방송장악 과거를 털어 버리고,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고 새로이 출범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 국민은 왜 한겨울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섰습니까. 내란 정권을 탄핵하고 왜 이재명 정부를 탄생시켰습니까. 방송장악의 책임을 묻고 정상화시키겠다는 건 이재명 정부의 약속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미통위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겁니까. 어떤 불법을 써서 언론을 장악하더라도 성공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겁니까. 왜 국민이 아닌, 시청자의 입장이 아닌, 가해자의 논리에 빠져 있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원용진 서강대 명예교수도 “일설에 의하면 잘못 결정하면 수사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개인적 안위에다 사회적 가치를 내동댕이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자기를 버려 사회적 이익을 도모하지 않는 공직자를 도적에 비유했다. 그런 멸칭을 받지 않도록 위원들께서는 행정기구가 무엇을 합의를 해야 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 주권을 살리고 저널리즘 가치를 살려야 되는지 잘 고민해 주는 공직자가 되어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김현식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는 “시간이 흐를수록 이익을 얻는 건 유진그룹뿐이다. 유진그룹은 YTN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 채 경영과 이사회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고 지적한 뒤 “이재명 정부에도 묻는다. 방송 정상화 약속은 어디로 갔습니까. 대선에서 내걸었던 언론·미디어 공약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공적 지분 보유 또는 공적 자금 지원 언론사의 정치적 독립성·중립성을 강화’하고 ‘보도전문채널의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공공성을 강화’하겠단 약속. 공공성과 독립성을 회복하겠다던 약속에 YTN은 빠져 있던 겁니까. 정권이 바뀌었는데 위법하게 형성된 YTN 지배구조가 그대로 이어지고, 바로잡아야 할 방미통위가 결정을 미루는 상황을 방치한다면 공약은 말뿐이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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