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장애인 자부담 대납”…세금 수십억 ‘꿀꺽’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 위해 정부는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보조기기 구매를 돕고 있습니다.

“장애인 자부담 대납”…세금 수십억 ‘꿀꺽’

[앵커]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정보통신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 위해 정부는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보조기기 구매를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업체가 장애인의 개인부담금을 불법으로 대납해 주고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박연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각 장애인 등의 언어 훈련을 돕는 정보통신 보조기기입니다.

판매가는 147만 원.

10% 수준인 14만 7천 원만 장애인이 부담하면 나머지는 정부 보조금으로 지급됩니다.

그런데, 일부 업체가 운용 지침을 어기고 장애인의 부담금을 대신 내주면서 부당 매출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태블릿 PC 같은 기성품을 끼워 가격을 부풀리기 때문에 대납해도 큰 이윤이 남는 구조입니다.

[업계 관계자/음성대역 : "개인부담금을 내줘도 원가가 낮아서 한 대당 몇백만 원씩은 남으니까요. 장애인에게 돈 안 내도 돼, 알아서 할게. 하는 거죠."]

해당 업체의 내부 검토용 원가표입니다.

자체 개발한 제품은 7만 5천 원에 불과한데, 50만 원 가까운 태블릿을 제품에 포함했습니다.

자부담 비용을 아예 제품 원가에 포함했는데도, 판매가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이 마진으로 남습니다.

업체는 2024년부터 2년간, 32억 원 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업계 관계자/음성대역 : "장애인들은 돈을 안 내고도 좋은 고가의 장비를 쓸 수 있고, 업체는 일정 도매가로 매입해서 가격을 부풀려 가지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실제로 해당 업체의 거래 내역에선 장애인 구매자가 입금한 자부담 금액을 돌려준 정황이 속속 확인됩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올해부터는 개인 부담금 대납을 하지 않고 있다"며, "업계 관행을 거스르다 보니, 매출 90%가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사업을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관련 의혹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