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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잡채기 칼럼] '위험한 달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살처분' 당한 닭이 늘었고, 그 여파가 달걀값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2025∼2026년 동절기에 살처분된 산란계가 무려 976만 마리에 달했다는 보도다. 일단 살처분부터 하는...

[잡채기 칼럼] '위험한 달걀'

계란. 뉴스클레임 DB

[뉴스클레임]

옛날, 진(晉)나라 임금 영공(靈公)이 ‘9층’ 누대(樓臺)를 세우라고 지시했다. 오늘날 용어로 ‘초고층 빌딩’에서 세상을 내려다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 건설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영공은 반대의견을 아예 차단해버렸다. “나에게 충고하려는 자는 그대로 사망”이라고 경고하며 밀어붙이려고 했다.

그런데도 순식(荀息)이라는 신하가 ‘감히’ 면담을 신청했다. 영공은 활 쏘는 궁수(弓手)를 대기시켜 놓고 순식을 만나줬다. 여차라면 사살할 작정이었다.

순식은 그런 영공 앞에서 엉뚱한 말을 꺼냈다.

“면담을 신청한 이유는 ‘장기 자랑’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바둑알 12개를 쌓고, 그 위에 다시 달걀 9개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묘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순식은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바둑알을 쌓아 올렸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달걀을 하나씩 올렸다.

둥그런 달걀이 쉽게 쌓일 수는 없었다. 게다가 바둑알 위에 올리는 것이다. ‘네모난 달걀’이라도 아슬아슬할 수밖에 없었다.

영공의 입에서 저절로 한마디가 나왔다.

“저런, 위험하다! 무너지겠다!”

순식은 영공의 이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달걀 쌓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게 있습니다. 임금께서 고층건물을 지으려는 바람에 국고가 바닥나고 있습니다. 백성이 공사에 동원되면 농사도 망치게 될 것입니다. 이럴 때 적국이 쳐들어온다면 우리나라는 여기에 쌓아 올린 달걀보다도 더 위태롭게 될 수 있습니다.…”

순식의 달걀 9개는 ‘9층 빌딩’을 빗댄 것이었다. 영공은 ‘아차’ 했다.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고 명령을 거뒀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위여누란(危如累卵)’이다. 달걀을 쌓아 올리는 것처럼 위태롭다는 얘기다.

달걀 한 판 가격이 7000원을 넘었다는 소식에 돌이켜보는 ‘위여누란’의 고사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살처분’ 당한 닭이 늘었고, 그 여파가 달걀값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2025∼2026년 동절기에 살처분된 산란계가 무려 976만 마리에 달했다는 보도다.

일단 살처분부터 하는 게 대한민국 농정이다. 그랬다가 달걀이 부족해지면 ‘수입’이다.

정치판에서도 ‘위여누란’ 닮은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이른바 ‘텃밭’인 TK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밀렸다고 한다. 국민의힘 TK 지지율은 25%, 민주당은 29%였다는 것이다. TK에서마저 역전되면 지방선거는 결과가 뻔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호감도는 19%에 불과했다. 70%가 ‘비호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은 ‘집안싸움’이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맞서고 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가 번복이다. 장동혁 대표는 ‘2선 후퇴’ 압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등록 거부다.

윤상현 의원이 SNS에 올렸다는 글이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는 전멸에 가까운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다. “민심을 잃은 정당에게 승리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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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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