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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주재원 사수냐 국비 유치냐, 미래기금 경남·창원 동상이몽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21일 도청 접견실에서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과 정종훈 지방재정국장을 만나 미래대응기금 조성에 따른 지방재정 축소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자주재원 사수냐 국비 유치냐, 미래기금 경남·창원 동상이몽

박완수 “지방비 매칭 분담 압박 커져”

강기윤 “전략산업 투자 기회로 활용”

행안부 “자율 재원 보완책 마련할 것”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21일 도청 접견실에서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과 정종훈 지방재정국장을 만나 미래대응기금 조성에 따른 지방재정 축소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경남도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안을 둘러싸고 재정 자율성 위축과 대규모 투자 유치 기회 등 행정 현장 고심이 깊어지면서 미묘한 입장 차도 나오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지방재정 자율성을 위축시키는 조치라며 반발하지만 강기윤 창원시장은 정부 공모사업으로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제도적 불확실성 속에서 두 단체장 셈법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행정 범위와 예산 구조적 차이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광역은 단체장이 직접 편성할 수 있는 자주재원 확보가 중요하고 기초는 국비 공모로 지역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

“교부세 30조 원 감소 추산”

정부는 지방교부세 법정률을 현행 내국세의 19.24%로 유지하기 때문에 지방 재원 규모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편안은 국세가 세입 추세치를 초과해 걷힐 때 실제금액이 아니라 초과분을 미래대응기금으로 우선 전입하고 나머지 금액을 기준으로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도록 설계됐다. 교부세율은 그대로지만 교부세를 곱하는 ‘산정기초액(원금)’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15일 발표한 ‘미래대응기금 도입, 지방교부세 법정률은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보고서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개편안을 적용하면 지방교부세 정률분은 기존 약 101조 7000억 원에서 약 71조 2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국세 산정기초액 528조 4000억 원 중 초과세수액 158조 4000억 원이 기금으로 빠지면서 기준 자금이 370조 원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국 지자체로 내려갈 교부세 재원은 기존 방식보다 약 30%(30조 5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자율 재원 확보 대 국비 투자 유치

강기윤 창원시장은 지난 13일 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출범 100일 성과 기자간담회에서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창원시

박완수 지사는 교부세 감소가 지방비 분담 압박으로 이어진다고 언론 인터뷰 등에서 여러 차례 비판하고 있다. 도내 18개 시·군 균형발전과 대규모 복지 사업을 총괄하는 경남도는 연간 예산 규모가 11조 원을 넘지만 중앙정부 복지 사업과 국책 사업에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 ‘매칭용 지방비’ 비중이 높아 실제 도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재원은 수천억 원에 불과하다. 이 상황에서 용도가 지정되지 않은 일반재원인 지방교부세마저 줄어들면 자체 사업 추진 능력을 잃게 된다.

반면 강기윤 창원시장은 기금 재정 안정화 기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3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세수가 많을 때 비축했다가 침체기에 활용하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기금을 매개로 창원시에 필요한 대형 사업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방산과 원전 등 국가 전략산업 중심 도시인 창원시는 광역지자체보다 의무적 복지 재원 매칭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용도가 제한된 기금이더라도 대형 연구개발(R&D)이나 기반시설 공모사업을 확보하는 것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정부가 마련한 ‘2027년도 미래대응기금 운용 계획안’에서 기금 162조 3000억 원 중 45조 4000억 원은 청년 지원, 첨단전략산업 육성, 지방주도성장 기반 마련, 초격차 인재 양성 등 4대 분야에 지출될 예정이다.

보완책 마련 요구 잇따라

전문가들은 기금 도입에 따른 지방재정 악화를 완화하려면 법 제정 과정에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인 국민의힘 임이자 정책위의장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기획예산처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계획중인 ‘미래대응기금’을 비판하는 질의를 하고 있다.

이현정 한국지방세연구원 현안대응센터장은 “지방교부세 감소분을 보전하고자 법정률을 22.24%로 인상하더라도 재원 격차 해소율은 36%에 그치며, 24.24% 적용 때 약 60%가 해소된다”며 “기존 교부세 규모 약 101조 원을 온전히 확보하려면 법정률을 27.48%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도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지방재정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위해 시행 시기와 적용 방식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재정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중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난 8일 발간한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쟁점과 입법과제’ 보고서에서 “기금 재원 적정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추가·초과세수 산정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금을 예산총계주의의 예외로 인정해 국회 심의 없이 일반회계와 자금을 오가게 하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우회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국회의 사전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법률을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우려에 대해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는 ‘지방미래성장 지원금’을 신설하고, 지방비 매칭 부담이 없는 정액 지원 형태의 ‘국민생활편의 복합센터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교부세 감소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지자체 자율 재원 지원책을 여러모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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