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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자연과 역사, 공동체의 기억 한자리에 풀어내다

‘도원임중’(道遠任重)은 갈 길은 멀고 짊어진 책임은 무겁다, 라는 뜻을 지닌 말이다. 더욱이 창작의 길을 가는 예술가에게 도원임중은 결코 가벼운 말은 아니다. 자신이 상정하고 있는 작품 세계를 향한 도정에서 작가가 느끼는 무게와 예술의 가치는 일반의 시각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자연과 역사, 공동체의 기억 한자리에 풀어내다

자연과 역사, 공동체의 기억 한자리에 풀어내다

하성흡 ‘도원임중-갈 길이 멀다’전 30일까지 오월미술관

2026년 07월 19일(일) 16:30

‘영산강 전도’. <하성흡 작가 제공>

‘도원임중’(道遠任重)은 갈 길은 멀고 짊어진 책임은 무겁다, 라는 뜻을 지닌 말이다. 더욱이 창작의 길을 가는 예술가에게 도원임중은 결코 가벼운 말은 아니다. 자신이 상정하고 있는 작품 세계를 향한 도정에서 작가가 느끼는 무게와 예술의 가치는 일반의 시각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 땅의 풍경과 역사, 시대의 기억을 수묵으로 기록해 온 하성흡 작가의 ‘도원임중-갈 길이 멀다’전이 오월미술관에서 오는 31일까지 진행 중이다. 앞서 하 작가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토포하우스에서 성황리에 전시를 연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하 작가는 그동안 지속해온 수묵 작업의 흐름과 최근 신작을 함께 소개한다. 전통 수묵을 토대로 대상을 있는 그대로 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와 인물, 지역의 기억, 공동체의 삶을 교직해 담아냄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유추해볼 수 있게 한다.

‘대흥사 연리지2’. <하성흡 작가 제공>

‘대흥사 연리지2’는 나무와 나무의 가지가 붙어 하나로 연결된 형상을 그린 작품이다. 유서 깊은 천년 고찰 대흥사에 있는 연리지는 불교의 인연과 역사, 생명 등을 다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혹한의 겨울을 보내고 새순을 틔우는 연리지에서 오늘의 시간이 있기까지의 인내와 절제, 고독이 읽힌다.

‘역사의 다리-우리는 어디에 있는가’는 개인과 가족, 공동체의 삶을 역사적 장면과 연계해 풀어낸 작품으로 개개인의 삶 또한 ‘역사의 다리’라는 거대한 서사에 수렴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작가는 수묵의 농담과 화면 구성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그 만남이 미래의 시간을 이루는 토대가 되며, 나아가 견인하는 단초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도의 웅장한 역사와 질박한 삶을 서정적으로 형상화한 ‘영산강 전도’는 작가의 미적 심미안과 역사관, 창작관점을 가늠할 수 있는 그림이다. 작가는 자연과 사회, 인간의 삶을 총체적 세계로 전제해 하나의 유기체로 펼쳐냈다. 먹과 한지, 수묵담채 등 전통적인 재료와 맞물린 구성 등은 고정화되지 않고 변화를 모색하는 창작정신의 일면으로 다가온다.

김준기 평론가는 “끝없는 탈주와 변주. 그것이야말로 하성흡 예술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소재와 주제, 표현 방식까지 모두 열어 둔 채 끊임없이 떠도는 것, 그것이 그의 예술”이라고 평한다.

/박성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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