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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본·인재 머무는 동남권 조성, 지역금융 의무이자 미래 해법

이재명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동남권 미래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지역에서는 성장 기회를 기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소외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자본·인재 머무는 동남권 조성, 지역금융 의무이자 미래 해법

■ <경제인과 톡톡>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동남권 산업 경쟁력은 충분

자본·인재 머물게 전환 절실

지역금융이 최후 안전판 돼야”

빈대인 회장이 지난 6일 BNK금융그룹 본사에서 경남도민일보와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 기자

이재명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동남권 미래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지역에서는 성장 기회를 기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소외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동남권이 위기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역금융을 이끄는 빈대인(66) BNK금융그룹 회장은 동남권 미래를 묻자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질문마다 적확한 지점을 찾아 한 번씩 생각을 정리하고서 답을 이어가던 그였지만, 곧바로 답했다. 그는 “동남권은 여전히 대한민국 제조업의 성장축”이라며 “산업보다 자본과 인재의 수도권 집중이 더 큰 문제다”고 말했다.

“동남권 새로운 기회”

동남권 위기론에 대한 그의 진단은 분명했다. 빈 회장은 “동남권에는 조선과 방산, 우주항공, 항만물류 같은 국가 핵심 산업이 있다”며 “수도권 집중 탓에 지역 성장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 등 국가균형성장 정책 방향을 긍정했다. 메가프로젝트 핵심축은 반도체, 물리적 인공지능(피지컬 AI),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다. 최근 경남뿐만 아니라 부산·울산지역에서는 정부의 호남 반도체 집적단지 조성 계획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왔다.

빈 회장은 “지역 어디든 산업을 키우고 지방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고 설명했다.

빈대인(왼쪽) 회장이 지난 3월 본점 인근 전통시장에서 상인을 만나고 있는 모습. /BNK금융그룹

지난 3월 연임 확정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벤처·창업기업과 조선업 현장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역경제 성장이 곧 BNK 성장이라는 철학을 현장에서 보여주고 싶어서다. 그는 “오히려 지금은 동남권 제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 공급망 재편과 디지털 전환, 친환경 산업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조선과 자동차, 기계, 항만·물류 산업에 AI와 친환경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 경쟁력은 은행 경쟁력”

그래서 부울경 산업 지형을 바꿀 핵심 산업을 하나만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부산의 조선·해양, 울산의 에너지, 경남의 우주항공산업 모두 중요하다”며 “오히려 특정 산업보다 전통 제조업의 성공적인 전환이 더 중요하다”며 “AI를 도입하고 공정을 혁신하고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는 것, 그게 앞으로를 바꾼다”고 말했다.

이러한 철학은 금융 지원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BNK금융은 최근 500억 원 규모 ‘BNK 생산적금융 전략 펀드’를 조성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 BNK벤처투자가 함께 참여해 조선·해양, 항공·우주, 에너지·화학, 방산·모빌리티(이동수단) 등 동남권 전략산업과 기술력·성장성을 갖춘 혁신기업에 투자한다.

결국 조선소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설비를 늘릴 수 있는지, 우주항공 기업이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 창업기업이 첫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지처럼 지역금융은 기업 성장뿐만 아니라 지역 일자리와 청년 취업 기회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빈 회장은 경남 역할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경남은 조선, 방산, 우주항공 등 국가의 미래와 안보 산업의 핵심 기지로 산업적 관점에서 봤을 때 중요도가 높은 지역”이라며 “산업적 기회를 지역금융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경남은행에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대인 회장이 지난 3월 두산에너빌리티와 친환경 에너지사업 추진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을 하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BNK금융그룹

또 빈 회장은 가덕도신공항 개항과 북극항로 개척 논의 등은 동남권 미래를 바꿀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그는 “우리가 원래 잘하는 산업이 있고 그걸 더 강하게 만들면 된다”고 했다.

“금융 본질은 결국 사람”

빈 회장은 인공지능이 금융 전반에 확장되고 금융 업무가 디지털로 전환되어도 결국 ‘금융은 사람으로부터 시작해서 사람으로 귀결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람과 지역 기반의 관계형금융은 지역금융이 시중금융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핵심 경쟁력이고, 더욱 고도화해야 할 영역이라는 것.

지난 3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민금융 복합지원센터가 부산에서 문을 열었는데, BNK 금융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는 BNK형 포용금융의 핵심 거점으로 취약계층 채무 부담 완화와 서민금융 지원, 중금리 대출 공급, 소상공인 경영 조언·상담(컨설팅) 등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그는 “우리와 결이 정확히 맞다”라고 표현했다.

또 기업과 금융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가 함께 지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만들어가는 ‘지역형 사회연대기금’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빈 회장은 “중소기업, 취약계층, 금융 소외지역 등에게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금융지원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지역금융 의무다”며 “경제적 논리와 이해관계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역금융은 맏며느리”

그는 지역금융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표현을 꺼냈다. 빈 회장은 “지역금융은 꼭 집안 맏며느리 같다”고 했다. 말을 하며 웃었지만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빈 회장은 “금융취약계층 지원, 지역 중소기업 육성처럼 수익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나 모진 일은 대부분 지역금융이 다 한다”며 “그런데 평가 때는 공평과 공정이라는 이유로 이러한 부분이 잘 반영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남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할머니를 모시던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가족을 묵묵히 돌보던 모습이 지금 지역금융의 역할과 닮았다는 것이다.

최근 다녀온 고향 남해를 이야기하며,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남해안 관광벨트도 동남권의 또 다른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빈대인 회장이 지난달 하반기 업무보고회를 열고 있다. /BNK금융그룹

그래서 수도권을 향하는 청년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

그는 “청년이 부산이나 울산, 창원에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미래를 가늠해보아도 걱정할 것이 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집중이 이미 정점에 도달한 만큼 앞으로는 다른 길을 찾는 움직임도 나타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빈 회장이 인터뷰 내내 반복한 메시지는 결국 하나였다. 지역에 자본이 남고 사람이 남는 구조를 만들고 산업과 금융, 청년과 지역을 연결하는 것. 그것이 BNK금융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동남권 미래를 위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금융이 기죽을 이유가 없고 지역 청년이 기죽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빈 회장은 지난 3월 BNK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해 2029년 3월까지 ‘빈대인 2기 체제’로 BNK금융을 이끈다.

그는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해 2013년부터 BNK금융 경영진을 맡으며 경남지역본부장·신금융사업본부장·미래채널본부장직을 거쳐 2021년 부산은행장으로 퇴임했다. 이후 2023년 BNK금융지주 회장으로 복귀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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