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메이커 최나리 기자] 자동차가 도로에 나오기 전, 수백 대의 시작차가 먼저 만들어진다. 양산과 동일한 조건에서 혹독한 검증을 거치는 과정이다. 그 안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일이 시작금형이다.
에이스캠엔지니어링은 자동차 전장품 시제품 금형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1994년 국내 최초로 CNC 목업 기술을 도입한 황재익 대표가 30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황재익 대표를 만났다.
에이스캠엔지니어링 황재익 대표
회사 소개
에이스캠엔지니어링은 양산품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자동차가 출시되기 전 연구소 단계에서 실제와 동일한 조건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시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CNC 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mock-up, 사출기, 와 3D 프린터, 등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설계부터 준 양산까지 자동차 전장품 시제품 제작 전 과정을 전담한다. 이렇게 완성된 시제품은 현대자동차 등의 시작차에 실제로 장착돼 양산과 동일한 조건에서 기능과 내구성을 검증받는다.
자동차 전장품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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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부에 들어가는 전기·전자 장치의 플라스틱 케이스와 구조 부품을 만든다. 계기판의 카오디오, 파워 버튼, 기어 변속 버튼, 각종 스위치류가 대표적이다. 시제품 제작부터 후작업까지 CNC 금형 및 실물 크기 모형 제작, 정밀가공을 자체적으로 진행한다.
1994년 국내 최초 CNC 금형 도입 당시 상황
1994년 일본 출장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금형을 가공하는 모습을 처음 봤다. CNC 금형은 당시 한국에 없던 방식이었다.
창업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현대모비스에서 10년을 근무하고 있었고, 가족들도 모두 반대했다. 그래도 직접 눈으로 확인한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서 독자적으로 CNC 가공을 통해 금형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삼성, 현대, LG에서 관심을 보였고, 발로 뛰며 영업을 다녔다. 지금은 같은 분야 업체가 많이 생겼지만, 그 시작에는 우리가 있었다.
사출금형 현장 / 에이스캠엔지니어링 제공
시작금형 분야에서 에이스캠엔지니어링의 차별점
일반 양산 금형은 수만에서 수십만 개를 찍어내지만, 시작금형은 많아야 3,000개 수준이다. 알루미늄 금형을 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내구성은 약하지만, 비용이 작고 제작이 빠르다.
에이스캠은 QDM(Quick Delivery Mold), 단기 납품 금형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설계부터 사출까지 한 곳에서 돌아가야 가능한 일인데, 작은 회사에서 이걸 다 하기란 쉽지 않다.
시작금형은 크게 벌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양산이나 대형 금형 쪽이 수익은 훨씬 크고, 그쪽으로 가자는 제안도 많이 받았다. 장비 투자가 너무 컸고 잘못되면 회사째 흔들릴 수 있었다. 큰돈은 아니어도 기술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이 길을 택했다.
시작금형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
아무래도 프로그래밍 능력이다. 도면이 오면 가공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한 번에 20~30개씩 들어오는 경우도 많은데, 정해진 납기 안에 처리해야 한다.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고객사와의 관계
현대모비스, 한국 ALPS, 인팩일렉스, 신흥오토모티브, 콘티넨탈, LG-엔솔 등 굵직한 기업들과 오랜 기간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등록된 업체만 거래할 수 있는데,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통과하며 20년 넘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가격, 납기, 품질. 이 세 가지를 지켜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3D 프린팅 도입 배경과 CNC 가공 차이점
3D 프린팅은 보통 1~5개 정도의 초기 테스트용 시제품을 만들 때 활용한다.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자동차 전장품에 들어가는 대형 구조 부품, 예를 들어 계기판 프레임이나 센터 콘솔 등을 내부에서 3~4일이면 직접 출력할 수 있다. 공정의 속도를 크게 향상할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형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제품성이 확인되면 시작금형으로 넘어간다.
과거에는 하지 않던 방식이었지만, 고객사 요청으로 시작하게 됐다. 비교 견적을 내달라는 요청을 받고 시장 흐름을 체감했고,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CNC(MOCK-UP), 3D 프린팅, 시작금형을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
레이저프린터 후공정 모습/ 에이스캠엔지니어링 제공
사업을 운영하면서 애로사항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미국, 멕시코, 독일, 프랑스, 중국, 싱가포르 등 수출이 뚝 끊겼다. 해외에서 한국 업체의 강점은 납기 속도다. 독일에서 한 달 걸릴 일을 한국에서는 일주일 만에 해낸다. 지금은 주 52시간제로 그마저도 쉽지 않다. 야근과 주말 작업 없이는 납기를 맞추기 어렵지만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
인력난도 크다. 젊은 인력이 오지 않아 외국인 근로자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언어와 숙련도 문제가 따른다.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시대라고 느낀다. 자동화와 프로그램 중심으로 공정을 바꾸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람
목업이나 시작금형과 같은 R&D 시제품 지원의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AI나 3D 프린팅 같은 디지털 기술이 확산하면서 중소 제조기업 맞춤형 스마트 디지털 전환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에서는 3D 프린팅과 CNC(MOCK-UP), 시작금형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프로젝트로 배터리, 전자, 자동차 부품 관련된 특정 산업에 특화된 패키지를 생산하는 중인데, 앞으로 스타트업이나 신제품 기업 전용 초기 개발 지원에도 나서고 싶은 생각이 있다.
남고 싶은 모습
회사 규모를 크게 키우기보다는, 지금과 같은 매출을 유지하면서도 고객들의 신뢰를 받는 회사로 남고 싶다. 속도와 완성도를 갖춘 시제품 전문기업, 개발 리스크를 줄여주는 시작금형 파트너이자 기술과 신뢰, 지속성을 갖춘 중소 제조기업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2017년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전안법은 현실과 다른 불합리함으로 수공예 작가들의 목을 죄어오는 올가미 같았습니다. 극적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많은 작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지만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핸드메이커는 이러한 불합리에 ‘NO’를 외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그들은 실을 꿰 엮기도, 펜과 물감으로 그리기도, 흙을 빚어내기도, 금속을 녹여 두드리기도, 정성스런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만들고 있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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