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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도 못 쓰는 생리휴가… ‘이름’ 바꾸자 이용 늘었다[이세계도쿄]

IT기업서 건설사까지… 못 쓰던 휴가, 문턱 낮추기 2024년에는 가고시마시 난푸병원이 ‘웰니스 휴가’를... 일본 기업들의 생리휴가 개편은 2010년대 중반 IT기업을 시작으로 2020년대 들어 제조·금융·건설·식품업계로...

있어도 못 쓰는 생리휴가… ‘이름’ 바꾸자 이용 늘었다[이세계도쿄]

‘웰니스 휴가’ ‘에프 휴’ ‘M휴가’… 개명부터

월경→건강관리 초점 확장… 이용 부담 낮추기

난임치료·건강검진까지… 전 직원 휴가로 확대

제도는 1947년부터 있었지만 이용률은 0.9%

개편 후에도 중요한 건 ‘쓸 수 있는 분위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일본에서 직원의 생리휴가 이용 활성화를 위해 명칭을 바꾸고 난임치료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성별과 관계없이 전 직원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하는 추세도 포착된다. 선도적으로 시도한 기업에서는 해당 휴가 이용자가 매년 급증하는 등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나미니혼신문은 18일 “여성의 생리휴가에 대해 명칭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가고시마현 안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직접적 표현을 피함으로써 휴가를 쓰기 어려운 분위기를 줄이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이름 바꿨더니 연 2~5명→42명… 살아난 생리휴가

대표 사례인 가고시마은행은 2023년 4월 1일부터 생리휴가의 명칭을 ‘웰니스 휴가’로 바꿨다. 특정 신체 현상을 가리키는 직접적 명칭을 피하면서 제도의 초점을 전반적인 건강관리로 확장한 것이었다.

전체 직원 2100명 중 여성이 1000명 정도인 가고시마은행에서 명칭 변경 전 생리휴가 이용자는 연간 2~5명 수준이었다.

명칭을 바꾼 2023년도에는 곧바로 24명으로 늘었고 2024년도에는 33명, 올해 3월 말로 종료된 2025년도에는 42명이 웰니스 휴가를 이용했다.

가고시마은행은 명칭 변경을 예고한 2023년 3월 20일자 보도자료에서 직원들의 심신 건강과 워라밸 향상 도모를 목적으로 설명했다.

은행은 명칭 변경과 함께 난임치료나 건강검진 재검사에도 이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넓혔다. 남녀를 불문하고 직원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명칭을 바꾸더라도 여성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둔다면 결국 ‘생리휴가’로 인식돼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개선으로 풀이된다.

여성 직원이 직장에서 생리통으로 아픈 배를 참으며 일하는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당시 은행은 “최근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의 다양화로 만혼화가 진행되면서 당행에서도 일을 하며 난임치료를 받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

건강 문제를 안고 있는 직원도 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성별을 묻지 않는 제도로 바꾸면서 남성 이용자도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부 관계자는 미나미니혼신문에 “생리라는 직접적인 명칭을 바꾸면서 이용 장벽이 낮아진 것 같다”며 “직원들의 건강관리 의식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사례는 2024년 초 일본 후생노동성이 운영하는 정보 웹사이트 ‘일하는 여성의 심신 응원 사이트’에도 특집으로 소개됐었다.

당시 가고시마은행 관계자는 “생리휴가라는 명칭이 너무 직접적이라 신청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논의 끝에 명칭을 웰니스 휴가로 변경했다”며 “

이와 함께 남녀 모두 난임치료, 검사, 통원, 건강검진 및 종합건강검진 후 재검사 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이 휴가를 시간 단위로도 쪼개 쓸 수 있도록 했다.

IT기업서 건설사까지… 못 쓰던 휴가, 문턱 낮추기

2024년에는 가고시마시 난푸병원이 ‘웰니스 휴가’를 도입했다. 생리의 경우 연 5일을 유급으로 쉴 수 있게 했다. 역시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가고시마현은 지난달 기존 생리휴가를 ‘건강관리 휴가’로 바꾸며 변화에 동참했다.

미나미니혼신문은 가고시마현 내 사례에 집중했지만 생리휴가 이용 활성화를 위한 실험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일본 대표 건설사 다케나카공무점은 지난달 1일부터 생리휴가를 ‘웰니스 휴가’로 바꾸고

성별과 관계없이 전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건강관리 휴가로 확대했다.

1610년 창업한 이 회사는 건축 분야에 강점을 가진 ‘슈퍼 제네콘(종합건설사)’ 중 하나다. 올해 1월 1일 기준 직원 수는 7907명이다.

여성 직원이 상사에게 생리휴가 신청서를 제출하는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다케나카공무점은 지난 3월 1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사원들로부터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휴가 명칭을 변경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나 필요한 휴가를 편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대 효과로는 “직원들이 제도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심신의 건강관리가 촉진된다”며 “건설업계 리딩컴퍼니(선도기업) 중 하나인 당사가 이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업계 전체로 확산된다”고 내다봤다.

일본 기업들의 생리휴가 개편은 2010년대 중반 IT기업을 시작으로 2020년대 들어 제조·금융·건설·식품업계로 확산하는 흐름을 보인다.

도쿄 시부야 소재 인터넷 플랫폼 기업 사이버에이전트는 2014년 여성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Female’의 첫 알파벳을 따 생리휴가를 ‘에프 휴’로 바꿨다. 이때

생리뿐 아니라 갱년기 컨디션 난조 등도 대상에 포함했다.

후생노동성은 이 제도 도입 뒤 생리휴가 사용 건수가 약 2배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오사카에 본사를 둔

화장품 회사

모모타니준텐칸그룹은 2020년 6월 ‘에프 휴가’를 도입했고, 2022년에는 일본

대표 한방의약품 제약회사

쓰무라가 ‘Female 케어’로 명칭을 바꿨다.

가고시마은행과 같은

2023년에는 기린홀딩스가 ‘에프 휴가’를 도입했다. 2024년에는 삿포로맥주가 월경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

Menstruation’의 앞글자를 따

‘M휴가’로 개편했다.

생리뿐 아니라 월경전증후군도 휴가 사유로 인정하고 반일 단위 사용도 가능하게 했다.

일본 대표 주택·건설·부동산 종합기업 다이와하우스그룹의 계열사 다이와리스도 생리휴가를 ‘M휴가’로 바꿨다. 그 결과

연간 15건이었던 취득 건수가 264건으로 늘었다.

명칭·대상·운영까지 다 바꿔… 남은 문턱은 ‘분위기’

생리휴가 개편의 특징은 크게 4가지다. 앞서 소개한 사례들처럼

‘생리휴가’라는 직접적 표현을 피해 신청 부담을 낮추는

명칭 완화가 가장 대표적이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특징은 적용 범위 확대다.

생리 당일뿐 아니라 호르몬 균형에 따른 컨디션 난조, 갱년기, 자궁근종·자궁내막증, 난임치료, 건강검진 재검사 등으로 넓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생리휴가를 성별 중립형으로 개편하는 흐름도 보인다.

난임치료나 건강검진 재검사 등을 포함해 남성 직원도 쓸 수 있는 건강관리 휴가로 바꾸는 방식이다.

화기애애한 직장 내 분위기.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기업이나 기관들은 실사용 장벽을 제거하는 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유급화, 시간 단위 사용, 사유 비공개, 사후 신청 허용, 상여 산정 시 결근 불이익 제거, 관리자 교육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같은 노력은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만드는 데 초점이 있다.

일본에서 생리휴가가 도입된 건 1947년

노동기준법을 제정하면서였다. 그때 이미

직원이 원하면 사용자가 인정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이용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후생노동성이 실시한 2020년도 조사에서 생리휴가 취득률은 0.9%였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미나미니혼신문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대처할 수 있게 된 측면도 있지만 증상에는 개인차가 있고 참고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업에 따라 제도 보장 수준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가고시마현의 2025년도 조사에 응답한 505개 사업소 가운데 생리휴가를 유급휴가로 운영하는 곳은 30%대에 그쳤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시행된 개정 여성활약추진법에서 ‘여성의 건강상 특성’을 배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기업에 지원과 이해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기리시마시 소재 건설업체 야마구치는 지난해 생리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연수회를 열었다.

전기 자극 장치로 아랫배의 둔한 통증을 재현하는 방식이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 통증을 느끼면서 일하는 것은 힘들다”는 소감이 나왔다고 한다. 이 회사

총무과 관계자는 미나미니혼신문에 “생리뿐 아니라 계절이나 나이와 관련해 몸 상태가 나빠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며 “직원들의 상호 이해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고시마현 내 인사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여성들 사이에서도 생리통이나 증상에 대한 이해에 차이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휴가를 쓰기 쉬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뿐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이해가 빠질 수 없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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