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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터 덮친 AI, 노동시장 재편에 커지는 불안

▲ 생성형 AI 제작 인공지능(AI) 기술이 일터의 풍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장밋빛 전망 이면에 일자리 감소와 불평등 심화라는 그늘이 존재한다. AI 기술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일터 덮친 AI, 노동시장 재편에 커지는 불안

▲ 생성형 AI 제작

인공지능(AI) 기술이 일터의 풍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장밋빛 전망 이면에 일자리 감소와 불평등 심화라는 그늘이 존재한다. AI 기술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기술은 육체노동과 반복업무의 자동화를 넘어 전문 직종까지 광범위하게 파고들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 3월 발표한 ‘고용영향 사전평가 2025 AI·디지털전환’에 따르면 AI 일자리 대체가 진행 중인 산업군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영화·비디오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 △광고업 △전문디자인업 △회계 및 세무 관련 서비스업 등이 꼽혔다.

노동자가 AI 기술 발전에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이다. 한국노동연구원과 KBS 등이 지난해 12월 노동자 3천2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9%는 “인공지능의 도입 속도가 빠르다”고 답했고, 62.9%는 “일자리 상실과 통제 불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자본 편향 기술 진보” … AI가 불평등 심화

노동 현장에 번진 두려움은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기술 진보는 생산성 향상 등 인간 노동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지만, AI 기술 발전은 자본에 집중되면서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온다. 지난 10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AI 기반 산업대전환과 노사관계’ 토론회에서 박기홍 충북대 교수(경제학)는 “AI는 자본 편향적 기술 진보의 성격을 띨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으로 창출된 부가가치가 임금보다 자본소득으로 더 많이 귀속되면서 소득분배율은 하락하고 소득 및 자산 불평등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등 노동 3대 학회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AI는 전통적인 노사관계마저 뒤흔든다. 박 교수는 “플랫폼화는 노동의 집단성을 해체하고, 알고리즘 통제는 사용자 책임의 경계를 흐리게 할 것”이라며 “노사관계는 임금·근로조건 교섭을 넘어 AI 도입 시기와 범위, 알고리즘 의사결정의 투명성, 데이터 활용, 생산성 이익의 공유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발전에 노동강도 더 세질 것

AI 기술 발전이 일터 통제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AI가 노동강도를 높이고 자율성을 축소한다는 것이다. 권현지 서울대 교수(사회학)가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사무관리직 노동자 5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AI 도입으로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고 답했지만, 29.6%는 “업무량이 오히려 늘었다”고 밝혔다. 업무량 감소는 7.4%에 그쳤다.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더 높은 목표와 할당량이 주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AI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과 데이터 기반 관리 시스템 등으로 자율성이 축소됐다는 응답은 22.6%로 나타났다.

AI에 대한 위기의식은 저임금 노동자에게 집중된다. 9명 이하 소기업 노동자의 81.7%는 “AI 교육이나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월 300만원 미만 저임금 노동자 36.1%가 2년 내 실직을 우려해 700만원 이상 고임금 노동자(24.1%)보다 고용 불안이 더 컸다.

권 교수는 “AI에 대한 방어적 거부를 넘어 도입 조건과 투명성, 이익 배분을 포함한 구체적인 의제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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