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진인사’답게
김용기 중부 취재본부장
2026년 10월 14일(수) 19:50
최근 장흥군이 단행한 깜짝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그동안 행정직렬이 보직을 받아온 2명 서기관(4급)이 직책에 시설직(토목)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의회·기획·예산·감사·홍보 등 내부 조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획홍보실장(4급 서기관) 자리와 문화·관광분야를 총괄하는 자리 역시 시설(토목)직으로 승진 배치된 이례적인 인사다.
지금껏 행정직렬이 맡아온 전례가 깨지는 ‘직렬불부합’ 인사로 행정 착오 가능성을 높이고 조직안정을 흔드는 위험한 인사라는 우려로 산하 공무원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이번 인사는 전남광주(옛 전남 22개 시군 지자체)에서 유일한 사례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일선 지자체 조직안정을 기하기 위해 가능한 직렬불부합 배제 원칙을 준수하라는 인사지침도 권고한 상태다.
이번 인사를 두고 인사위원장인 부군수는 “업무 기능상 행정직렬이 우선이지만, 우리 군의 현 내부 조직 특성상 정무적인 감각 판단을 고려해 인사가 단행됐다”라고 인사의 배경과 취지를 밝혔다.
이 가운데 조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행정직렬의 보금자리인 기획홍보실장에 정무적 판단이라는 이유로 시설직(토목)으로 보직한 인사를 두고 산하 공직사회과 사회 일각에서도 조직이 무너진 무모한 인사라며 수군거리고 있다. 장흥군은 신안과 완도 등 도서 지역처럼 시설(토목)업무 비중이 크지 않다는 여건을 고려해도 뚜렷한 명분이 없는 인사라는 것이 중론이다.
지금까지 지자체의 운영 관례를 보더라도 조직운영은 일반행정업무분야는 행정직렬이, 설계나 건축분야는 시설직렬이, 농·축산업 분야는 농업직렬이 각각 맡아 전문성을 유지해 왔으며 과거 10여 개에 불과했던 직렬이 전문성과 행정 다양화로 인해 40여 개 직렬로 구분된 게 현실이다.
인사는 개혁이 아니다. 업무와 조직기능에 맞춰 직렬을 배치하는 게 인사행정의 기본이다. 지방 행정조직은 정책을 만드는 중앙의 장·차관급 같은 고도의 정치력과 정무적 판단으로 발탁하는 자리가 아니다. 주로 현안사업과 주민들의 편익제공에 최선봉 역할을 하는 시설직 공무원들의 정무적 감각 장점을 내세워 서기관급 승진과 보직 배치에 군 의회가 힘을 보탰다는 뜬소문에 행정 공무원의 사회 시선은 곱지 않다.
지방행정이 지원부서는 행정직렬이 사업부서는 시설직렬로 나뉘는 조직구조하에서 의회와 주민 관점에서 시설직 공무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지만, 인사는 순리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일반 공무원들의 목소리다.
뭔가 찝찝한 인사로 출발한 민선 9기가 앞으로 이어지는 인사에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처럼 진짜답게 단행하길 바란다.
/김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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