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충북도정이 출범한 지 불과 한 달 남짓 지났지만 도청 안팎에서 들려오는 잡음이 예사롭지 않다.
'충북 대전환'과 '민생 실용'을 가치로 내건 신용한 충북도지사가 취임 초기부터 무리한 정무직 인선으로 심각한 논란을 자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민들의 기대를 안고 출발해야 할 시점에 터져 나온 인사 논란은 충북도정의 신뢰를 밑바닥부터 흔들고 있다.
특히 박병국 대외협력보좌관 내정자와 이재한 정무특별보좌관 내정자에 대한 임용 계획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분노와 우려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2급 상당의 정무직인 대외협력보좌관은 충북도를 대표해 정부와 국회, 중앙기관과 소통해야 하는 도정의 핵심 요직이다.
그런 자리에 경찰 재직 시절 뇌물죄로 실형을 살았던 인물이 적합한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정무특보 역시 2급 상당 자리로 정치와 관련된 행정 업무를 돕는 자리다.
이 자리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사법적 처벌을 받은 비위 전력자들을 앉히겠다는 발상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도민들이 기대한 인사는 투명하고 깨끗하며 유능한 인재였지 과거의 비위와 형사처벌 이력으로 얼룩진 인물이 아니다.
인사권자인 신 지사는 "도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통감한다"면서도 "인맥과 성과로 보답하겠다"며 임용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오만이자 독선이다.
도덕적 치명상을 입은 인사가 어떻게 도민을 대변하고 정부 부처를 설득하는 대외 협력의 중책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겠는가.
선거법 위반을 했던 인사가 어떻게 정치와 관련된 업무를 돕는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도민의 눈높이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이며 선거 공신들을 챙겨주기 위한 무리한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이번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지난 민선 8기 충북도정이 겪었던 뼈아픈 실책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민선 8기 역시 임기 초반부터 불통과 부적절한 인사 배치, 검증 실패로 인해 임기 내내 행정력 낭비와 거센 도민의 저항에 직면해야 했다.
인사는 도정의 철학과 방향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거울이다.
시작부터 인사 문제로 신뢰를 잃으면 그 어떤 정책도 동력을 얻지 못한다.
'인사가 만사(人事萬事)'라는 격언은 시대를 막론하고 행정의 1원칙이다.
신 지사는 지금이라도 제기된 인사 논란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대외협력보좌관 등 논란이 된 인선의 철회를 결단해야 한다.
아울러 고위직 공직 후보자의 비위 전력과 도덕성을 면밀히 걸러낼 수 있는 객관적이고 엄격한 검증 시스템을 즉각 재정비하라.
출범 초기의 한 번의 실수는 시행착오로 넘어갈 수 있지만 경고를 무시한 강행은 돌이킬 수 없는 도정 마비와 불신으로 이어질 뿐이다.
민선 9기 충북도가 도민에게 약속했던 '실용 특별도'는 깨끗하고 유능한 인사 탕평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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